• 검색

동아제약을 관통하는 핵심키워드

  • 2023.02.23(목) 14:31

맨앞자리 차지한 건 '소비자'
경영철학·제품설계 등 반영

# 동아제약 홈페이지에서 지속가능보고서를 보려고 클릭을 하면 팝업창이 하나 뜬다. 누가 보고서를 원하는지 파악하려고 띄운 창인데 동그란 체크박스 7개 중 맨 앞자리를 차지한 게 '고객(소비자)'이라는 단어다. 임직원, 협력사, 주주 등 직접적 이해관계자보다 고객을 앞세웠다.

# 대일밴드·에프킬라·가그린의 공통점은 특정 제품명임에도 해당품목의 대명사처럼 쓰인다는 점이다. 약국에서 "대일밴드 주세요"라고 하면 약사가 찰떡 같이 알아듣고 일회용밴드를 주는 것과 같다. 가그린도 마찬가지. 보통 "가그린 주세요"라고 하지 "구강청결제 주세요"라고 하진 않는다.

1982년 나온 가그린에도 여러 변화가 있었다. 지금도 가그린 하면 파란색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동아제약은 인공색소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고려해 2009년부터 타르색소를 뺀 투명한 액체의 가그린을 내놨다. 그러고는 10년 뒤 가그린 용기마저 투명 페트병으로 바꾼다.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의 고유색상을 바꾸는 것이라 내부반대도 있었지만 환경보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수용한 결과다.

동아제약은 "우리는 사회정의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우수한 의약품을 생산하여 인류의 건강과 복지향상에 이바지한다"는 사시(社是)를 내걸었다./이미지=비즈워치

소비자 중심경영은 동아제약을 이해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강신호 명예회장은 1975년 사장에 취임하며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시를 내놨다. 책임져야할 대상으로는 직원·환경·국가 등 5가지로 구분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소비자다.

지난달 2일 열린 시무식에선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가 "그룹의 변함없는 목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오너의 경영철학이 전문경영인을 거쳐 각 부문에 전파되는 구조다.

동아제약은 '소비자 중심의 헬스케어 전문기업'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한다. 정기적으로 고객의 소리(VOC)를 분석하고 분기별 소비자만족도를 조사하는 등 소비자들의 건의와 제안을 유관부서에 실시간 전파하는 구조를 갖춘 것도 이 같은 경영철학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백상환 동아제약 사장은 "사회적 책임은 소비자 중심경영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대원제약 콜대원을 비롯해 지금은 여러곳에서 파우치 형태의 감기약을 내놓고 있지만 동아제약의 어린이 해열감기 치료제 '챔프'는 일찌감치(2012년) 병에서 파우치 형태로 포장을 바꿨다. 병 포장은 한 번 개봉하면 한 달 이내 사용하거나 약을 버려야하는 불편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이용 가그린에 '뜯는 곳'을 표기해 쉽게 라벨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주된 소비자인 아이들을 생각한 세심한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동아제약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고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7회 연속 획득했다. 현재 국내 CCM 인증기업은 총 219개로 이 가운데 제약사는 5곳(동아제약·현대약품·종근당·JW중외제약·동아ST)뿐이다. 동아쏘시오그룹 내 계열사 2곳(동아제약·동아ST)이 CCM 인증기업 명단에 올라와있는 게 눈에 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90여년 동안 국민들의 건강을 지켜온 동아제약이 앞으로도 고객 중심의 경영활동을 통해  '소비자를 가장 잘 아는' 제약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