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MWC23]평행선 달린 망 이용대가 논의

  • 2023.03.03(금) 19:57

유럽 통신사 망 투자 분담 요구
넷플릭스 반대..국내서도 갈등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역내시장 담당 집행위원이 MWC 개막 첫날인 27일(현지시간)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MWC 홈페이지 캡처

2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의주요 의제는 '망 이용대가' 문제였다. 통신사는 넷플릭스·구글 등 콘텐츠 사업자(CP)가 망 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반면 CP는 그럴 수 없다고 맞서면서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호세 마리아 알바레스 팔레트 로페즈 텔레포니카 최고경영자(CEO)는 개막 첫날인 27일 기조연설을 통해 통신사와 빅테크의 협력을 강조하며 "새로운 세상은 협력을 필요로 한다. 협력이란 모든 사람들이 공정한 몫으로 기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프랑스 통신사 오랑주의 크리스텔 하이데만 CEO 역시 상위 5개 CP가 하루 발생 트래픽의 절반 이상(55%)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유럽 통신사들이 매년 망 구축에 560억 유로를 투자하는데 이는 150억 유로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했다.

이어 "지속 불가능한 상황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규제 기관과 정책 입안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CP들도 망 투자에 공정한 기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CP를 대표하는 넷플릭스의 그렉 피터스 공동 CEO는 망 투자 분담 요구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의 이중과금 움직임은 콘텐츠에 대한 투자 감소, 창작 커뮤니티의 발전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고가의 통신사 요금제가 가진 매력을 반감시키는 것은 물론 본래의 목적과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했다.

그는 또 "브로드밴드 소비자에 더해 엔터테인먼트 회사들 역시 비용을 지불하라는 것은 ISP가 동일한 인프라에 대해 비용을 두 번 청구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러한 ISP의 행동이 소비자들을 위한 더 낮은 가격 혹은 더 좋은 인프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망 이용대가 법제화를 논의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은 당초 예상과 달리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역내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망 투자에 대한) 공정한 기여를 둘러싼 논의가 통신사와 빅테크 사이의 싸움으로 묘사되고 있다"며 "네트워크 제공자와 트래픽 공급자 사이의 이분법적인 선택은 내가 바라보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막대한 투자를 공정하기 분담하기 위한 자금 조달 모델을 찾아야 한다"며 "산업계가 시대에 발맞춰야 하며, 규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망 이용대가 지불 여부를 둔 통신사와 CP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1심 법원은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으나, 넷플릭스가 항소를 제기하면서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국회에서도 글로벌 CP의 망 이용대가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다수 발의됐으나 지난해 9월 공청회 이후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