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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가상자산 '공룡' 바이낸스의 등장

  • 2023.03.21(화) 06:20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 인터뷰
교육사업 위주로 진입…"독단적 결정 안해"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 대표이사에 오른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비즈워치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또다시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앞서 바이낸스는 2020년 계열사 '바이낸스코리아'를 설립했으나 자금방지특별법이 도입되면서 사업을 중단했다. 직접 진출하는 일이 무산되자 바이낸스는 원화마켓 거래소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 지분을 인수하는 우회 방식을 택했다.

바이낸스는 이달 초 금융당국에 스트리미의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서 제출을 마쳤다. 바이낸스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블록체인 교육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사업 기회를 신중히 모색하고 있다. 스트리미 대표이사를 맡은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에게 국내 사업 계획에 대해 물었다.

바이낸스가 고팍스에 투자한 이유

지난해 11월 FTX의 파산은 가상자산 업계에 큰 후폭풍을 몰고 왔다. 블록파이, 제네시스의 파산에 이어 실버게이트 청산까지 줄줄이 유탄을 맞았다. 국내 5대 거래소 중 하나인 고팍스도 한때 제네시스를 통해 운영해온 '고파이'에 묶인 예치자금을 돌려주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이때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해결사로 등판했다. 바이낸스는 FTX 파산에 따른 후폭풍을 막기 위해 10억달러(1조 3120억원)의 산업회복기금(IRI)을 조성한 바 있다. 바이낸스는 IRI를 통해 고팍스에 투자해 고파이 투자자의 원금 및 이자 상환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바이낸스는 그간 꾸준히 국내 시장 진출 가능성을 언급해왔는데, 유동성이 필요했던 고팍스와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레온 싱 풍 대표는 "고파이 이용자를 지원하는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논의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고팍스의 사용자에 대한 헌신, 국내 산업의 지속 가능하고 책임있는 환경 조성을 통한 사용자 보호기준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잠재력을 눈여겨봤다. 레온 풍 대표는 "한국은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고 유능한 인재들이 몰려 있으며, 대체자산 투자 욕구가 강해 큰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바이낸스 레온 풍 대표는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고 유능한 인재들이 몰려 있다"며 한국의 시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사진=바이낸스

두 거래소의 공통 분모는 '교육'

그중에서도 바이낸스는 특히 사용자 교육과 보호에 주목했다. 국내 5대 거래소가 모인 가상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에서 고팍스는 교육 분과를 맡고 있다. 바이낸스는 내부 교육 기관인 '바이낸스 아카데미'와 고팍스의 협업을 통해 블록체인 교육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에 대한 교육에 한정되지 않는다. 레온 풍 대표는 정부와 규제 기관이 가상자산 사업 규제의 뼈대를 세우고 기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 지원을 확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부산시와 업무협약(MOU)의 일환으로 부산대, 동의대, 동서대에 블록체인 온라인 교육자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바이낸스 아카데미는 블록체인 교육을 위해 이화여대, 한양대, 성균관대, 연세대, 포스텍, 부산대, 카이스트 등 7개 대학을 방문하기로 했다. 투자정보 데이터 플랫폼 쟁글 운영사 크로스앵글과 손잡고 웹3.0 교육사업도 협력한다. 

상장기준 완화 우려에 "거래소마다 달라"

바이낸스는 각국의 가상자산 규제 장벽이 높아지면서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도 전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규제 움직임을 강화하는 추세다. 그러나 막상 가상자산의 정의가 담긴 디지털자산업권법은 국회의 문턱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다.

레온 풍 대표는 국내 규제당국과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할 것을 약속하는 한편 "규제는 사용자 보호를 우선시하고 지역 혁신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시장에서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며, 명확한 정의와 용어를 설정하고 주요 위험과 임계값을 정량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통해 닥사에 간접적으로 합류하면서, 닥사가 제시하는 가상자산의 상장 기준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바이낸스 글로벌에 상장된 가상자산은 350종으로 기존 고팍스에 상장된 가상자산의 약 4배에 달한다. 

레온 풍 대표는 "거래소마다 다른 가치를 우선하며 상장 기준도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닥사는 자체 규제 기관이며 모든 결정은 거래소의 공통된 결정일 것이다. (바이낸스가)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낸스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 온 회계 투명성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바이낸스는 자본 구조상 부채가 없고, 이용자의 인출 요청을 이행하도록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바이낸스가 사용자에게 최고의 상품과 경험, 마찰 없는(frictionless) 거래환경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블록체인 교육에 집중하고 규제를 준수하고, 전략적이고 신중한 계획을 통해 시장에 접근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레온 풍 대표는 "투자자 보호를 우선시하면서 지역 (블록체인)생태계 플레이어와 파트너를 지원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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