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동물용 신약 왜 늘었나 봤더니…제약사 연구개발 '붐'

  • 2025.02.05(수) 08:30

정부, 제조시설 기준 완화·허가심사 전담팀 구성 등 지원
제약사, 우루사·인사돌 등 대표 품목 '동물약'으로 개발
"'반려동물 의약품' 국산화로 약가 부담도 낮아질 것"

정부가 지난해부터 동물의약품 신약 개발·허가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서 국내 동물의약품 개발 현황에 관심이 모인다.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인체용 의약품을 동물의약품으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어 향후 관련 시장이 활성화 될 전망이다.

지난해 동물용 신약 허가 '7'건 역대 최대

5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용 신약 허가 건수가 7건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신약 허가를 받은 동물의약품은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2020년 4건, 2021년 6건, 2022년 0건, 2023년 1건, 2024년 7건이다.

동물용 신약이 허가가 확대된 것은 본부가 지난해 5월 신설한 동물용 신약 전담 심사팀의 역할이 컸다. 그동안 동물약품 업계는 신약 허가를 받고 싶어도 신약 개발에 긴 시간이 소요되고 안전성·유효성 평가 등 복잡한 허가 절차로 인해 자체적으로 허가 심사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 

본부가 동물용 신약 전담 심사 체계를 마련하면서 개발 초기 단계부터 임상시험 승인, 허가심사 전 과정에서 업체의 불필요한 시험 등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허가심사가 이뤄질 수 있게 됐다. 또 동물용 신약 전담 심사팀은 업체가 효율적으로 허가자료를 작성, 제출할 수 있도록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제약사, 인체용 의약품을 '동물약'으로 개발 도전

인체용 의약품은 동물에게서도 동일한 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인체용으로 개발된 의약품을 반려동물에 맞게 소분해 처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인체용 의약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개발 경험이 있는 제약사들이 동물용 의약품을 개발하기가 더 수월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내 다수 제약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가장 동물용 의약품 개발이 활발한 곳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자회사 대웅펫을 통해 대표 간기능 개선제인 우루사를 반려동물용으로 개발해 'UDCA정'이라는 제품명으로 지난해 5월 출시했다. 지난해 3월에는 소화제 '베아제' 성분을 기반으로 반려동물 소화효소보조제인 '베아제펫'을 발매했다. 

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인체용 당뇨병 신약으로 허가 받은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를 반려동물용 당뇨병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서울대와 손잡고 개·고양이 유전병 치료제 등도 개발 중이다.

지엔티파마는 인체용 퇴행성 뇌신경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크리스데살라진' 성분으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를 개발, 2021년 출시했다. 현재 지엔티파마는 크리스데살라진 성분을 인체용 중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동국제약은 대표 잇몸약인 '인사돌'을 기반으로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 '케니돌정'을 2021년 출시했다. 유한양행과 종근당, 동아제약, 동화약품, 삼일제약, 삼진제약, 조아제약 등도 동물의약품 사업에 나섰다. 

수입 의존도 높은 반려동물 의약품…국산화로 약가 인하 기대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인체용 건강기능식품을 기반으로 동물용 영양제 출시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제도 완화와 허가심사 절차가 개선되면서 앞으로는 동물의약품 개발에 대한 도전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인체용 의약품 개발을 해 온 국내 제약사들의 진입이 확대되면 축산용 의약품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국내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서 반려동물용 의약품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국내 반려동물용 의약품은 수입 의존도가 컸던 만큼 국산화가 확대되면 의약품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인체용 신약 개발 보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인체용 의약품을 동물용 의약품으로 개발하는 데 시간과 비용은 덜 들고 매출도 낼 수 있어 제약사들의 신규 먹거리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반려동물 의약품은 수입 의존도가 높아 가격도 비싸게 형성돼 있는데 국산화가 활성화되면 반려동물의 치료 부담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