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재테크로 다시 부동산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집값이 급등하던 시기처럼 대박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금융상품 등 다른 투자처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다보니 그나마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시장을 살려 내수 경기 회복을 이끌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도 투자 매력을 키우는 배경이다. 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상가, 경매 등 부동산 상품별로 투자 방법과 유의사항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경기 하남미사지구에 들어서는 대우건설의 푸르지오1차 분양권에는 7000만~8000만원 가량의 웃돈이 붙어있다. 올 초부터 집들이를 시작한 동탄2신도시 우남퍼스트빌(시범지구)의 프리미엄은 최대 1억원 수준이다.
아파트 분양권에 웃돈이 붙기 시작하면서 재테크 수단으로 아파트 청약에 뛰어드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수도권 목좋은 분양 단지의 경우 모델하우스 방문객이 3만명을 넘는다.
관심이 커지면서 청약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이달 초 청약을 마감한 GS건설의 '미사강변리버뷰자이'는 49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1870명이 몰리며 평균 23.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 중 최고치다.
새 아파트에 당첨되면 민간택지는 계약후 6개월, 공공택지는 1년만 지나면 분양권을 전매해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망단지로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와 마곡지구, 수도권에서는 하남 미사지구와 동탄2신도시 등을 꼽는다.
◇ 택지지구·재건축 노려라
서울 마곡지구와 하남 미사지구, 화성 동탄2신도시 등은 택지지구가 가진 인프라와 대단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있다. 현재 미사지구와 동탄2신도시 등에는 1억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미사지구는 한강에서 가까운 데다 지하철 5호선 강일역과 미사역 등을 이용하면 강남북을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마곡지구는 'LG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해 에쓰오일과 이랜드 등 대기업들의 연구센터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수요가 풍부하다. 동탄2신도시는 KTX동탄역이 내년에 개통되고 역 주변에 테크노벨리도 만들어지는 등 자족형 도시로 조성된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이 지역(미사, 마곡, 동탄2)에서 분양되는 물량은 1만7979가구(공공분양 포함)에 달한다.
자금여력이 있다면 서울 재건축 단지도 노려볼만하다. 서초구 반포동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단지는 입지가 뛰어나기 때문에 가격 흐름을 선도한다"며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반포한양’ ‘신반포5차’ ‘서초우성2차’ ‘삼호가든4차’ 등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3년 동안 서울의 신규 분양물량은 경기 및 인천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그 만큼 입주를 원하는 대기수요가 많아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서울에서 공급된 새 아파트는 총 8만2745가구다. 이는 같은 기간 수도권(경기 및 인천) 분양물량(18만6262가구)보다 10만 가구나 적은 수준이다.
◇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우선 관심지역의 신규 단지가 언제쯤 공급되는지 미리 파악해 둬야 한다. 분양 일정은 인허가나 건설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수도권 청약 1순위 가입기간 요건이 통장 가입 후 1년으로 줄고, 무주택으로 인정되는 소형주택의 기준이 완화되는 등 청약제도 변경 내용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전체 분양 물량의 30~40%를 차지하는 특별공급분에 청약할 수 있는지도 챙겨봐야 한다.
단지를 고를 때는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연구위원은 "같은 지역 내에서도 전철역과의 거리, 학교 통학 거리 등 편의성에 따라 집값 차이가 많이 난다"며 "입지적 장단점과 분양가 적정성 등을 따져보고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판교신도시의 경우 동판교 삼평동 봇들마을 전용 84㎡ 매매가는 평균 8억8000만원선인데 반해 서판교 운중동 산운마을 같은 면적 매매가는 6억3000만원 수준으로 2억50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동판교는 판교역을 비롯해 롯데마트와 아브뉴프랑 등 상업시설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판교테크노밸리의 주거수요도 풍부한 게 장점이다.
올 초 입주를 시작한 동탄2신도시 역시 시범지구는 KTX동탄역과 가까워 선호도가 높은 반면 시범지구 이외 지역은 수요자들의 관심이 떨어진다. 시범지구와 비시범지구 분양권 프리미엄은 50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 분양가, 브랜드 따져봐야
투자와 실수요 모두를 고려한다면 중대형보다 중소형이 좋다.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은 가격이 비싼만큼 환금성이 떨어진다. 반면 중소형은 수요가 꾸준해 가격 하락 리스크가 적다.
이달부터 분양가가 자율화된 강남 재건축 단지의 일반분양 물량은 분양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주변 아파트 시세와 견줘보는 건 기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입지여건이 비슷한데도 주변보다 분양가가 비싸게 매겨졌다면 일반분양을 받기보단 조합원 분양분이나 주변 아파트 중 급매물을 사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대단지 여부나 건설사 브랜드도 고려사항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수도권 택지지구에서는 단지 규모가 크고, 대형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가 그렇지 않은 아파트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고 말했다.
▲ 자료: 닥터아파트 |
■아파트 투자 팁
①청약 일정 챙겨라 : 청약 일정은 인허가나 건설사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미리 파악해둬야 한다. 바뀐 청약제도도 숙지해 둘 필요가 있다. 특별공급 물량에 청약할 수 있는지도 확인하자.
②분양가 따져봐라 :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됨에 따라 분양가가 오를 수 있어 가격 적정성을 살펴봐야 한다. 택지지구도 분양가가 들쭉날쭉하므로 선 분양 단지의 분양가를 파악해 두자.
③중소형이 좋다 : 전용면적 85㎡가 넘는 중대형은 가격이 비싸 나중에 매매가 잘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중소형 주택은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거래가 활발하고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④편의시설 가까운 곳 골라라 : 전철역이 가깝고 대형마트나 쇼핑몰 등 상업시설 접근성이 좋은 단지를 골라라. 취학 아동이 있다면 학교가 가까운 곳을 고르는 것은 기본이다.
⑤브랜드 아파트를 찾아라 : 시공 건설사에 따라 아파트 가격도 차이가 난다. 택지지구의 경우 단지 내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