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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이름이 '신혼희망타운'이라면?

  • 2021.03.23(화) 09:35

LH, '신혼희망타운' 단지명 적용 검토…공공주택 사회적 차별 우려
예비입주자들 불만…"LH도 떼자…단지명 자율" 요구

'LH 신혼희망타운+지역명'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급되는 아파트 단지의 이름이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최근 LH가 신혼희망타운 단지명에 정책 이름인 '신혼희망타운'을 포함하는 안을 검토하면서 예비입주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임대주택에 대한 반감이 높은데 단지명에서 공공주택임을 드러내버리면 사회적 차별이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더군다나 최근 'LH 직원 땅투기' 사태까지 불거지자 신혼희망타운 예비입주자들은 단지명에서 '신혼희망타운'과 'LH'를 둘 다 떼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위례에 준공중인 신혼희망타운 단지 외벽에 'LH' 마크와 '신혼희망타운'이 새겨져 있다./네이버지도 거리뷰

◇ 정책명을 그대로? (feat.LH도 빼고 싶은데)

전국신혼희망타운총연합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LH공사가 신혼희망타운 단지를 '신혼희망타운'으로 네이밍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며 "신혼, 희망, 타운 세 단어가 일부 또는 모두가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아파트 명칭 또는 브랜드 디자인에 포함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요구했다.

신혼희망타운은 지난 2017년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성 확보를 위해 8·2부동산대책에서 첫 등장한 특화형 공공주택이다. LH가 주축이 돼서 육아·보육에 초점을 맞춰 건설하는 주택으로 신혼부부, 예비신혼부부, 한부모가정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게 특징이다. 분양과 임대가 혼합된 아파트로 분양가와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80% 이내에서 책정된다.

청약 대상이 되는 일부 신혼부부 등에겐 정책 이름대로 주거 '희망'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최근 신혼희망타운 주택 명칭에 정책명인 '신혼희망타운'이 포함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입주민들의 불안감과 불만이 커졌다.

대부분의 신혼희망타운 입주자 모집공고엔 ▲'LH' 외 별도 브랜드 미적용 ▲시공업체 브랜드 사용 불가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에 입주민들은 단지명에 'LH'와 '펫네임(또는 서브네임)'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의 한 신혼희망타운 예비입주자는 "입주자 모집공고를 봤을 땐 'LH 00(지역명) 포레스트', 'LH 00(지역명) 센트럴파크' 식의 단지명이 예상됐다"며 "신혼희망타운이라는 정책명이 단지명에 들어가게 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신혼희망타운'뿐만 아니라 'LH'도 함께 단지명에서 삭제해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예비입주자는 "가뜩이나 LH가 땅 투기 사태로 이미지가 추락한 상태라 단지명에 LH를 쓰는 것도 거부감이 든다"며 "LH나 신혼희망타운 모두 빼고 단지별로 원하는 단지명을 사용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달 12일엔 같은 맥락의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최근 투기사건으로 LH는 모든 국민들에게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를 잃었다"며 "그런 LH가 진행하는 신혼희망타운 정책을 그대로 아파트 명으로 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혼희망타운 브랜드를 입주민이 원하는대로 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청원글은 현재(23일 오전 9시 기준)까지 1만3000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 '단지명 자율' 될까(feat.가뜩이나 차별 심한데)

신혼희망타운 단지명에 정책명을 그대로 쓸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임대주택 차별이다.

LH는 지난 2004년부터 브린빌, 뜨란채, 휴먼시아, 천년나무 등 4개의 주택 브랜드를 도입해 왔지만 공공임대 이미지를 지우지 못했다. 특히 휴먼시아 브랜드는 초등학생 사이에서 조롱하는 신조어로 불릴 정도로 부정적 이미지를 남겼다. 

LH는 공공주택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2018년 5번째 브랜드 '안단테'를 개발했다. 안단테는 음악용어인 안단테(Andante)의 '천천히 걷는 빠르기'라는 뜻처럼 '여유로움' 등의 의미가 담겼다.

안단테 브랜드 모델로 인기 배우 조정석을 기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기도 했지만 여전히 '안산데' 등으로 비하하는 단어들이 나오긴 마찬가지다. 신혼희망타운을 비하하는 용어도 벌써부터 인터넷 상에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신혼희망타운총연합회는 지난 1년간 LH에 신혼희망타운 단지명에서 'LH'를 제거하고 브랜드를 단지별로 달리 선택하게 해달라고 요청해왔다. 

또 다른 신혼희망타운 예비입주자는 "신혼희망타운 입주자 중엔 한부모 가정도 있는데 아이들까지 사회적 차별을 받아 상처를 받게하고 싶지 않다는 분들이 많다"며 "아울러 신혼희망타운 입주자들도 전매제한이 풀리면 매매를 할텐데 단지명에서 공공주택, 임대주택을 강조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토로했다. 

단지명에 공공주택 정책명이 들어갈 경우 임대가구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막기 위해 나온 '소셜믹스'(임대+분양)의 취지가 흐려진다는 점도 지적됐다. 

박효주 참여연대 민생팀 간사는 "국토부가 애초에 임대주택 등 공공주택 입주자 차별 방지를 위해 다양한 계층이 혼합된 소셜믹스를 추구한건데 아파트명에 정책이름을 넣는 건 기존 정책 방향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신혼희망타운 등 공공주택 입주민들이 사회적 차별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단지명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 예비입주자들의 브랜드 개선 요청이 있어 공사 정체성 강화, 입주자 만족도 제고, 다른 주택유형 단지와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개선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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