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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투기 논란 한 달' 쏟아진 규제…"국민 분노 불식에 초점"

  • 2021.03.31(수) 14:14

토지거래 위축…거래분석원 출범도 신중해야
규제 곳곳 '구멍'…투기 방지 위한 사회적 합의 우선

LH(한국토지주택공사) 땅 투기 사태 한 달여 만에 정부가 강력한 규제 칼을 빼들었다. 공직자는 물론 토지 시장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 카드로 부동산 시장에서 투기세력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하지만 워낙 방대한 내용의 대책으로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애초 논란이 된 공무원 등의 공직자뿐 아니라 애꿎은 민간인도 규제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방발지대책을 발표했다. (사진: 국토교통부)

◇ 공직자 재산등록부터 거래분석원 출범까지

정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방지대책은 ▲예방 ▲적발 ▲처벌 ▲환수 대책 등 4가지로 구성된다. 

공직자 재산등록과 투기적 토지거래의 기대수익 축소를 위한 토지거래 양도세율 중과 등 예방대책, 부동산거래분석 전담조직인 부동산거래분석원 출범을 담은 적발대책 등은 시장에서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관련 업무 공직자 전원에 대해 인사처에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고, 직무관련 소관지역 부동산(주택‧토지 포함) 신규 취득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제한 지역은 기관 특성을 반영해 운영하는데 무주택자의 1주택 취득과 상속, 장묘 등 불가피한 사유는 소속 기관장에 신고 후 허용된다. ▷관련기사: 전 공직자 재산등록 '초강수'…땅 투기엔 세금·대출로 압박(3월30일)

소관 지역의 범위나 불가피한 사유 등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정부는 시행령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는다는 계획인데 시행령이 나온 이후에도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와 LH 등 전국 단위 사업을 진행하는 직원들의 직무관련 소관지역을 명확히 규정하기 힘들고, 부동산 신규 취득 제한은 기준이 너무 촘촘하면 사유재산 활동을 침해하고 반대의 경우 틈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서다.

이와 함께 투기적 토지거래 기대수익을 낮추기 위해 단기보유 토지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인상을 적용하고, 비사업용 토지 양도 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적용 등도 배제했다. 이는 정상적인 토지거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토지 거래 양도세 중과 등 LH사태로 촉발된 이번 규제가 기존 주택은 물론 토지거래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거래분석원 출범에 대한 우려도 많다. 거래분석원은 부동산 시장 이상거래를 모니터링하고 시장 교란행위를 분석‧조사하는 컨트롤 타워를 맡는데 정부가 기대했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새로운 공공기관은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출범 시 기대효과를 낼 수 있을지 기존 기관과 유사성은 없는 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한국부동산원과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지, 시장 교란행위를 어떻게 정의하고 관리‧감독할지 등에 대한 매뉴얼이 없다는 점에서 분석원 출범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섣부른 규제 아닌 신중한 접근 필요

집값 안정을 위해 공격적인 주택 공급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뒤 터진 땅 투기 논란인 만큼 정부 입장에선 후속 대책 마련에 조급할 수밖에 없다. 투기 논란을 해소해야 주택 공급 정책에도 힘이 실릴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일단 막고 보자'식의 규제로는 자칫 시장의 반발만 부르고 제대로 된 투기근절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책에 분석원 출범과 함께 투기 신고에 대한 포상금을 10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담겼는데 한편으로는 (정상적인)부동산 거래를 두고도 일단 의심하고 보려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며 "대책이 추구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겠지만 부작용도 충분히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례 실장은 "부동산 시장에서 투기를 어떻게 정의할지 충분한 논의가 없던 상황에서 규제 잣대를 들이대려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어느 정도가 정상 거래인지 등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며 "LH사태 이후 투기 근절 대책이 필요하긴 하지만 관련 규제를 만들 때는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대책 효용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 시점에선 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는 강력한 투기 대책보다 관련자 처벌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권대중 교수는 "이번 대책은 공직자 투기에 대한 국민 분노를 불식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것 같다"며 "공직자 투기사례를 찾아내고 강력한 처벌로 사태를 진정시킨 후 투기 대책은 공청회 등을 거쳐 신중히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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