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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부동산대책 밀어내기 더는 안통한다

  • 2021.04.01(목) 10:20

"투기수단 용납안해"→"투기와의 전쟁"→"패가망신"…패턴 반복
설익은 대책, 부화뇌동 대신 체감할 수 있는 대책 절실

"일벌백계, 패가망신, 퇴출, 무관용"

말만 들어도 무서운 얘기들입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단어들입니다.

정부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죠. 아마 이번 정권 초기인 2017년~2018년에 이런 얘기를 했다면 '정부가 정말 작정을 했구나', '이번엔 좀 달라지겠구나'라고 철석같이 믿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미 믿을 만큼 믿었고, 발등도 여러번 찍혔습니다. 이번 정부 첫 국토부 장관인 김현미 전 장관은 취임 초부터 센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습니다. "집을 거주공간이 아닌 투기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고도 했고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다", "집값 뛴 곳은 원상회복 돼야 한다" 등등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도 무주택 실수요자의 귀에 쏙쏙 박혔습니다.

지금은 더는 이런 감정에 호소하는 말들이 귀에 들어오질 않습니다. 이번 정부는 여전히 정책당국자인 홍남기 부총리를 내세워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최근 부동산투기근절 대책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직자 투기에 대한 국민 분노를 불식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것 같다"고 언급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LH 땅투기 사태가 벌어지고 한달만에 대책이 나왔습니다. 내용도 ▲예방 ▲적발 ▲처벌 ▲환수 대책 등으로 방대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단기간에 못할게 없다고 하지만 대책을 하나 만들려면 전문가 의견수렴, 공청회 등을 거치고 법적인 논란부터 부작용 등 세밀하게 따져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이 3080+ 주택공급 방안 1차 선도사업 후보지 선정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국토부)

물론 이번 정부에 시간이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당장 내주에 서울시장 등 보궐선거가 있고요. 대선까지도 고작 1년입니다.

하지만 정책당국은 그런 정치일정과 무관하게 좀더 냉정하게 사안을 살펴보고 하나하나 헤집어야 합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최근 일련의 부동산 이슈에 대해 "저도 화나 죽겠다. 화나면서 후회도 되고 한스럽다"고 언급할지언정 정책 당국자는 달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당장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정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연일 굵직한 부동산대책을 쏟아내기 바쁩니다. ▲3월 29일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방지대책 ▲3월 29일 밤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 발표 ▲3월 31일 3080+대책(2·4대책) 추진현황 및 제1차 도심사업 후보지 발표 등 주초부터 숨가쁘게 달리는 상황인데요.

주택공급에 대한 지속적인 시그널을 줘 신뢰를 회복하려는 의도겠지요. 문제는 투기대책과 마찬가지로 설익은 대책으로는 더는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정부는 2·4대책의 첫 후보지를 발표하며 강한 의지를 내보였지만 정작 중요한 주민 동의나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지자체의 의지가 반영된 후보지일 뿐입니다. "간접적으로 주민 참여율이 높겠다는 판단이 있었다"는 한 지자체장의 얘기 만으로는 답이 되지 않는다는 거죠.

판교신도시급의 공급, 너무 절실합니다. 문제는 실행이라는 겁니다. 시간이 정부의 편은 아니지만 지금에 와서 누굴 탓할 수 있을까요. LH 땅투기 사태로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넜고, 쌓인 분노가 폭발했지만 신뢰는 이미 지난 4년 내내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으니까요. 지금은 부화뇌동이나 조급함에서 던져지는 대책이나 메시지가 아니라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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