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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높아진 중개서비스…프롭테크 '게임 체인저' 될까

  • 2021.08.27(금) 14:51

국토부, 중개서비스 품질 향상 위해 프롭테크 활용 
프롭테크 "적극 협력" vs 중개업계 "체질개선 우선"

정부가 부동산 중개업계를 두고 칼을 빼들었다. 7년 만에 중개보수 요율 체계를 개편하는 것은 물론 중개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프롭테크를 활용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이와 함께 공제상품 다양화와 부동산 중개법인 설립을 활성화해 종합서비스화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프롭테크 업계는 중개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중개업계와 적극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개사들은 프롭테크의 중개시장 진출을 달가워하지 않는 가운데 품질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대한다.

궁극적인 서비스 개선을 위해선 체질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협력에 난항이 예상된다.

위상 달라진 프롭테크

국토교통부는 중개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소비자 보호 강화와 중개상품(매물)에 대한 성능 확인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개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는 중개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자격관리를 통해 무자격자의 중개활동을 철저히 감시하기로 했다.

이같은 내용이 중개업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이전보다 중개사들의 역할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둔 것이라면 중장기적으로 중개업 발전을 위해서는 프롭테크 업계를 활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국토부가 프롭테크를 선택한 것은 체험기반 기술(AR‧VR‧드론 등)과 빅데이터(ICT 등), 블록체인 등 기술 발달로 중개서비스가 플랫폼을 기반으로 O2O(Online to Offline) 등 융‧복합되면서 단순 중개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롭테크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국내 프롭테크 투자규모는 2015년 783억원에서 2019년 기준 5965억원으로 7.6배 성장했다. 지난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도 비대면 문화가 확산, 투자규모는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프롭테크 성장기]몸풀기는 끝났다(2020년 12월3일)

해외에선 미국의 레드핀, 중국의 베이커 등이 프롭테크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선 직방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중개플랫폼을 기반으로 온택트파트너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직방이 활용하고 있는 VR과 3D 서비스 등으로 매물에 대한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중개를 비롯한 주택 수리‧보수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외에도 다윈중개와 트러스트 부동산 등이 반값 중개보수로 중개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소비자들도 부동산 중개에 대한 정보(매물 정보)가 늘면서 중개사들과 대등한 입장이 됐고, 이는 중개서비스 만족도 저하로 이어졌다"며 "이런 가운데 프롭테크가 등장했고, 과거에는 제공하지 않던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롭테크와 중개업, 협력 가능할까

정부 그림처럼 국내 중개산업이 프롭테크를 접목해 변화하려면 업계간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기존 오프라인 중개업계와 프롭테크 업계 간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지자체, 중개업계와 프롭테크 업계 등으로 구성해 업계 간 협업모델 도입과 제도개선 사항 등을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프롭테크 업계에선 기존에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개업에 진출하거나 중개사들과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입장이다.

한 프롭테크 업계 관계자는 "중개서비스를 개선하려면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가 필요한데 프롭테크에는 부동산 관리와 인테리어 등의 플랫폼 뿐 아니라 기술기반 서비스가 다양하다"며 "프롭테크가 갖고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협업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프롭테크 기업 관계자는 "소비자 눈높이 자체가 변하고 있어 단순 중개만 고집하면 중개업계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거래 행위의 주체는 중개사가 맡고, 프롭테크는 플랫폼 역할을 하며 정보와 기술 등을 제공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프라인 중개업계는 프롭테크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직방의 온택트파트너스 사업 등을 두고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했고, 반값 중개보수를 앞세운 프롭테크 기업들과도 각을 세우고 있는 상태다.

특히 현재 국내 프롭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AR‧VR 서비스 등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어 궁극적인 체질개선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프롭테크로 소비자들의 발품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중개서비스 개선이 이런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과 일본 등에서 제공하는 부동산과 관련된 금융‧세무‧법률‧인테리어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중개업자가 주축이 돼서 다른 분야와 협업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중개업 자체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며 "과포화 시장인 중개시장 참여자(중개사)를 줄이고 영세 중개사무소들의 법인화 등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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