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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은마‧목동아파트 '신통기획' 빠진 이유

  • 2022.01.04(화) 06:10

신통기획, 흥행몰이했던 강남권 재건축 빠져
집값 방어 위한 '역차별'?…흥행 이면의 잡음들

"택이 아빠, 아파트 하나 사이소. 강남에서 제일 잘 나가는 은마아파트"(드라마 '응답하라 1988' 중)

한때 강남 제일 가던 은마아파트가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높은 몸값을 자랑하며 강남 재건축 풍향계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래서' 역차별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죠. 최근엔 유일한 희망으로 꼽혔던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에서도 물을 먹었는데요. 

은마아파트뿐만 아니라 강남구 대청마을(재개발)이나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재건축) 등 주요 사업장은 모두 신통기획에서 빠졌습니다. 이들 단지가 개발되면 집값 상승의 불씨로 작용할까봐 서울시가 의도적으로 제외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이같은 이유로 '흥행 대박' 신통기획 사업에도 잡음이 불거지는 분위기입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은마가 금마 될라'…준공 43년차에도 '외면'

서울시가 최근 신통기획을 진행중이거나 준비중인 총 18곳의 재건축 단지를 발표했는데요. 그동안 '흥행몰이'에 한몫했던 강남 등 주요 아파트 단지들은 모두 제외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인데요. 이곳은 지하철 3호선 대치역 인근에 위치한 4424가구의 대단지로 강남 재건축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데요. 1979년 준공돼 올해 43년차를 맞은 노후아파트로 재건축을 추진한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지난 2010년 안전진단을 조건부(D등급)로 통과해 2017년 5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정비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지만 수차례 심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2018년 6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마지막으로 상정된 이후 사업이 멈춰선 상태입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4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은마아파트 소유주들에게도 신통기획이란 희망이 생겼는데요. 이 사업은 민간이 주도하는 정비사업에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참여해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로 통상 5년 걸리는 정비구역 지정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은마아파트 소유주들은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자 지난달 20일 주민동의 30% 이상을 얻어 신통기획 신청서를 제출했는데요. 서울시는 "은마아파트가 신통기획의 절차와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신통기획은 정비계획을 마련하기 전에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절차인데 은마아파트는 이미 정비계획이 입안돼 심의중이라는 이유에서요. 

그러나 시장에선 이같은 서울시의 설명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입니다. 은마아파트가 주택 시장에 영향력이 큰 단지인 만큼 집값 상승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신통기획 추진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분석이죠. 

지난해 4분기 들어 대출규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집값이 조정기에 진입하는 분위기지만 재건축 등 개발 호재가 있는 곳에선 신고가가 나오고 있거든요. 국토교통부 아파트실거래가 조회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전용 84㎡가 지난 11월 28억2000만원, 전용 76㎡가 26억3500만원에 거래돼 각각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해 예정했던 여의도·압구정 지구단위계획 발표를 미루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인데요. 서울시는 재건축 기대감으로 호가가 상승하는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지구단위계획 결정 절차는 시기를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여의도 삼부아파트와 양천구 목동6단지도 인근 단지의 상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신통기획 추진이 보류됐는데요. 목동6단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일단 보류라고 발표했고 검토해서 신통기획으로 추진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며 기대를 놓지 않고 있는데요. 시장에선 이들 단지 또한 각가 여의도와 목동 일대 주요단지인 만큼 집값 방어를 위해 신통기획 적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남 패싱' '역차별' 등 곳곳서 시끌

이런 상황에 곳곳에서 '역차별'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건축뿐만 아니라 신통기획 재개발 역시 총 21곳의 후보지 중 강남권은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거든요. 이에 '강남 패싱'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는데요.

강남구 일원동 대청마을(A~E구역)의 경우 준공 30년이 넘은 단독주택들이 밀집해 있어 재개발 필요성이 높은 곳으로 꼽히지만 신통기획에서 빠졌습니다. 이곳은 오세훈 시장이 취임 전부터 대청마을 종상향 및 재개발 추진에 대한 공약을 내걸었을 정도인데요.

올 초에 D구역이 정부 주도 정비사업인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다가 대부분 1종 일반주거지역이라는 이유로 탈락하자, B~E구역이 구역을 4개로 나눠 신통기획에 도전했습니다. 신통기획 정량 평가표에 따라 사업지 면적 8만5000㎡를 넘으면 최대 5점이 감점되기 때문에 구역을 나눠 추진한건데요.

그럼에도 서울시 측은 대청마을이 도심공공복합사업, 신통기획 재개발을 두고 주민들간 의견이 분분한 상태인데다 용도지역이 고층 아파트를 짓지 못하는 1~2종 일반주거지역임을 문제로 삼았습니다. 

송이철 대청마을B구역 추진위원장은 "신통기획 후보지 중 7개 구역이 1~3종이 혼재돼 있는데 대청마을만 제외됐고, 대청마을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많은데 굳이 단독주택보존지역으로 남겨야 할 이유가 없다"며 "후보지 선정 후 지구단위계획을 재수립하면 되는데 그걸로 문제 삼는게 앞뒤가 안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대청마을은 어린이집, 도서관 등 주민편의시설이나 SOC 시설이 전혀 없고 낙후돼 있지만 강남이기 때문에 도심공공복합사업에서도 신통기획에서도 역차별을 당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대청마을 B, D구역과 자양동 1, 2구은 '신통기획 불합리 개선 공동행동연대'를 구성하고 공동 투쟁에 나섰는데요. 이들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는 연대구역들을 앞세워 신통기획을 홍보했지만 부당한 이유로 역차별을 받게됐다"며 △신청 구역별 현금청산대상자 비율 공개 △강남구와 광진구 제외 내용이 담긴 심의회 회의록 공개 △선정결과 원점 재검토 및 구별 안배의 원칙에 따른 재선정 발표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후보지로 지정됐거나 앞두고 있는 지역에서도 잡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주민 동의율(30%)만 넘기면 사업이 추진되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 주민들도 어쩔수 없이 따라야 하고요. 신통기획 예정지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실수요자들까지 타격을 받게 생겼거든요. 전문가들은 원활한 신통기획 추진을 위해선 각종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당장 주요 단지들을 포함시키기엔 집값 상승 우려가 있고 재건축보다는 재개발에 포커스를 맞추려다 보니 강남 패싱 현상이 나타난것 같다"면서 "신통기획만 하면 만사형통으로 재건축이 될거라는 시장의 기대감도 경계하는듯 하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지구지정 시 형평성과 선의의 피해자(실수요자)가 나오지 않도록 후보지 지정 전 단계인 구역들은 규제를 완화해주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해보인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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