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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간만에 몸집 불렸는데...올해도 탄력받을까

  • 2022.02.03(목) 11:16

[워치전망대]'매출 18조원'…2016년 이후 처음
연간 영업익 7500억…주택 호황·해외 사업도 '반등'
건설업, 중대재해법·원자재 상승 등 불확실성 '변수'

현대건설이 부동산 시장 호황과 해외 사업 반등으로 지난해 기분 좋은 실적을 냈다. 전년 5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던 영업이익을 예년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매출액 규모도 18조원 이상으로 키웠다. 신규 수주도 30조원을 돌파하며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현대건설이 오랜만에 만들어 낸 '상승세'를 올해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건설업종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변수다.

신규 수주 30조원…"4년치 이상 일감 확보"

현대건설이 공시한 연결재무제표(잠정)에 따르면 2021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18조 655억원, 영업이익은 75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6.5%, 37.3% 증가한 수치다. 이 수치에는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도 포함돼 있다.

현대건설의 별도 기준 실적을 보면 매출은 전년 9조 3000억원가량에서 지난해 10조 3000억원으로 10% 가까이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2364억원에서 3051억원으로 29.1%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인 데다가 현대건설의 해외 사업 부문이 정상화하기 시작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좋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와 '힐스테이트'를 앞세워 국내 주택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해외에서는 사우디 마르잔 가스처리 공장,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공사 등 플랜트 현장 공정이 본격화되면서 매출과 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별도 기준으로 현대건설의 국내 매출액은 약 7조 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3% 늘었고, 해외는 2조 8000억원가량으로 같은 기간 14.6% 증가했다.

수주 실적도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수주는 연결 기준 30조 2690억원을 기록하며 목표치인 25조 4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국내에서는 파주 운정 복합시설 신축 공사와 부산 범천 4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제주 한림 해상풍력발전 투자개발 사업 등이 눈에 띈다. 해외에서도 페루 친체로 신공항 터미널 공사와 사우디 하일-알 주프 380kV 송전선 공사 등을 따냈다.

수주 잔고 역시 전년 말보다 20.7% 증가한 78조 7608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향후 4년 이상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도 풍부한 해외 공사 수행 경험과 기술 노하우로 기술적·지역별 경쟁력 우위인 공종에 집중하고, 도시정비사업과 에너지 전환 신사업 등 다양한 형태의 국내 사업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매출·영업이익 '정상화'…건설업 불확실성은 변수

현대건설의 연간실적은 지난 수년간 좋지 않은 흐름을 보여왔다. 매출액은 2016년 18조 8250억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해 16조~17조원 대에 머물렀다. 영업이익 역시 2016년 1조 1600억원가량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020년에는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 탓에 타격이 더 컸다. 연간 영업이익이 5500억원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부동산 시장의 활황과 함께 해외 사업이 정상화하기 시작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은 18조원대로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7000억원대로 규모를 키웠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실적 증가의 주된 배경은 주택 부문"이라며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모두 지난해 주택 분양이 증가해, 2022년~2023년 주택 매출액 증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지난해 4분기 UAE 미르파 발전소와 두바이 대관람차 등 일부 해외 사업 미청구공사 관련 대손상각비 약 1500억원을 판관비로 반영했다. 일회성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예년 수준인 8000억~9000억원 대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에선 기대하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와 해외에서 매출 반등이 본격화하면서 외형이 성장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특히 미청구공사 등 대손상각으로 이익이 훼손된 부분이 정상 체력으로 회귀한다면 올해 9000억원대 영업이익에 재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현대건설은 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 목표를 19조 70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현대건설만 보면 지난해 10조 2463억원이었던 매출을 올해 11조 3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역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는 셈이다.

다만 시장 안팎에서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금리인상과 대출 규제 등으로 시장이 침체한 분위기인 데다가,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 비용' 증가 등이 예상되는 탓이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의 경우 현대건설의 목표 주가를 낮춰잡기도 했다.

현대건설 역시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다소 보수적으로 잡았다. 특히 국내 수주의 경우 지난해 21조 7400억원보다 낮은 18조 4300억원을 목표로 내놨다.

박세라 연구원은 "2022년 현대건설이 내놓은 수주 가이던스는 2021년 대비 다소 보수적이지만 과거 5개년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높은 수치"라며 "수주 성장보다는 수주 잔고의 매출화와 수익성 관리에 집중하려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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