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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에 공사비검증까지…'제2둔촌주공' 막을 수 있나

  • 2022.08.17(수) 06:35

[8.16 주택공급]'정비사업 빠르게'…조합 전문성·투명성↑
신탁방식 활성화·공사비 검증 깐깐하게…수수료·소요기간은 단점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업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신탁방식 활성화, 공사비 검증 사전 확인 등에 나선다. 

이를 통해 조합 내분, 공사비 증액 등의 문제로 공사 중단까지 벌어진 '제2의 둔촌주공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신탁 방식의 경우 수수료가 높아 조합의 거부감이 크고, 공사 계약 전 공사비 검증을 해도 추후에 공사비가 오를 가능성이 있어 실효성이 미미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조합 대신 신탁사, 투명성만큼 수수료도 '업'?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발표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통해 빠르고 원활한 주택공급을 위해 신탁사의 정비사업 참여 활성화, 사업지원 및 조합운영 투명성 강화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비사업은 크게 '조합 방식'과 '신탁 방식'으로 나뉜다. 조합 방식은 입주민들로 구성된 조합이 주도해서 시공사 선정, 인허가, 분양 등의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신탁 방식은 신탁사가 수수료를 받고 조합이나 토지 등 소유자를 대신해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고 정비사업 관련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2016년 비조합 전문개발방식으로 신탁사의 정비사업 참여가 허용됐으나 제도미비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해 현재 전체 정비사업에서 신탁사가 사업을 시행하는 곳은 4% 수준(국토부 통계)이다. 

국토부는 주민이 원할 경우 조합 설립 없이 신탁사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 및 인센티브 확대를 추진한다. 

신탁사의 사업시행자 지정 요건을 현행 '전체 토지 1/3이상 신탁 필요'에서 '공유지 제외한 토지의 1/3이상 신탁 필요'로 완화한다. 또 신탁사가 시행하는 사업장은 토지소유자 다수가 희망할 경우 정비계획과 사업계획의 통합처리를 허용한다. 이렇게 되면 조합설립절차 생략, 계획 통합 등으로 3년 이상 사업기간 단축이 예상된다.

주민·신탁사 간 '표준계약서'를 도입해 분쟁도 사전에 막는다. 표준계약서에는 주민 해제권한 보장, 신탁 종료시점 명확화, 주민 시공자 선정권 명시 등을 포함한다. 이에 따라 신탁 방식으로 정비사업을 진행할 경우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수요를 이끌어내긴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둔촌주공 사태 등으로 조합 시행에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 신탁 방식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신탁수수료에 부담을 갖는 경우가 많고 신탁 방식에 대한 수요가 낮은 편이라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공사비 검증, 미리 해도 늦는다?

정부는 또 정비사업 조합의 사업을 지원하고 조합운영 투명성도 높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부동산원의 정비사업 업무지원 기능을 강화한다. 현재는 △정비사업 상담 지원 △정비사업전문관리제도 지원 △전문조합관리인 교육 및 운영 지원 등 정비사업 관련 기본적인 업무 지원에 그친다. 

앞으로는 △토지등소유자 추정분담금 검증 지원 △추진위원회 설립 지원 컨설팅 △관리처분계획 타당성 사전 검증 등 사업단계별 세부 업무지원을 추가한다. 

공사비 검증도 더 깐깐하게 한다. 

관리처분인가 시 공사도급계약서를 인가권자에게 의무 제출토록 해 조합과 시공자 간 공사계약을 투명하게 관리한다.

또 주민이 사업비 검증결과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공사 계약을 위한 조합총회 전에 검증을 완료토록 의무화한다. 현재 공사비를 5~10% 이상 올릴 경우 검증이 의무화돼 있지만 완료시점이 불명확해 주민이 결과를 확인하지 못하고 증액 의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기존엔 공사비 증액을 하려면 △공사비 증액 결정 △총회 의결 △공사비 검증 신청 △검증결과 산출 △증액계약 체결 △관리처분 인가 신청 순으로 진행하는데, 이때 검증결과에 따른 주민 갈등으로 관리처분인가가 지연된다는 지적이다. 

앞으로는 △공사비 증액 결정 △공사비 검증 신청 △검증결과 산출 △총회 의결 △증액계약 체결 △관리처분 인사 신청 순으로, 공사 계약 전에 공사비 검증을 받도록 해 주민 갈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오히려 '검증결과 산출' 순서를 앞당길 경우 사업 기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아울러 공사비 검증 이후에도 각종 요인들로 공사비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태희 부연구위원은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 신청을 한 곳이 많은데 처리할 수 있는 인력 등은 부족해서 1년 가까이 걸리는 곳도 있다"며 "이에 조합이 총회의결을 먼저 통과시켜 놓고 검증을 맡겨놓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해당 프로세스도 함께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사비 검증할 때는 건설공사비 지수가 아닌 소비자물가지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공사비와 괴리감이 크다"며 "공사비 검증을 보수적으로 진행하는 데다 추후에 마감재 변경 등에 따라 공사비가 얼마든지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제도 역시 함께 손봐야 이번 제도 개선에 따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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