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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인구 감소하면 집값 떨어진다고요?

  • 2022.09.05(월) 06:30

집값 조정기에 270만 가구 공급 괜찮나
인구도 감소…집사서 돈버는 시대 끝?
수도권은 가구분화에 수요 여전…양극화

'집 사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종종 나오는 얘기입니다. 금리 인상, 대출 규제,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매수 심리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공급 확대가 예고돼 결국 '공급 과잉'이 올거란 전망 때문인데요.

여기에 인구 감소가 결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예상보다 더 빠르게 인구가 줄고 있어 결국 과잉 공급된 주택이 주인을 찾지 못할 거란 거죠. 과연 그럴까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지금도 미분양인데…2025년쯤엔 '공급 과잉'?

최근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집값을 견인하던 서울 및 수도권도 분위기가 싸늘합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마지막주(29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5% 하락하며 17주째 내림세를 보였고요.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0.13%, 수도권은 -0.18%로 각각 2019년 1월28일(-0.14%), 2012년 9월10일(-0.22%) 이후 가장 큰 폭 하락했습니다. 

시장이 본격적인 조정장에 접어드는 추세인데요.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대출규제 강화 등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한국은행이 올해만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대출 금리 부담이 커진 게 주효했다고 분석되는데요.

여기에 주택 공급이 본격화하기 시작하면 집값이 더 출렁일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윤석열 정부는 취임 후 첫 공급 대책인 8·16대책을 통해 향후 5년간 수도권 158만 가구를 포함해 전국에서 총 27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지금도 곳곳에서 청약 미달, 미분양 등이 나타나고 있는데 대규모 공급이 풀리기 시작하면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거죠. 

실제로 국토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3만1284가구로 전월 대비 12.1%(3374가구) 늘었습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도 2021년 12월 1509가구에서 지난달 4528가구로 7개월만에 세 배 이상 증가했고요.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0.41대 1로 지난해 19.79대 1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최근엔 서울에서도 청약 미달 사례가 나오고 있고요.▷관련기사:[집잇슈]'분양보다 임대'? 우위 바뀌는 청약 시장(9월1일) 

물론 아직 둔촌주공, 래미안원펜타스 등 시장의 관심을 끌만한 주요 단지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청약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 어렵긴 합니다. 다수의 단지들이 시장의 눈치보기를 하느라 공급 시점을 미루는 데다 규제 때문에 일부 정비사업 단지들은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태거든요.

그러나 이들 단지가 공급 시기를 확정하고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급까지 더해지면 또다시 가격이 조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현재는 금리 인상,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 등으로 집값이 꺾이긴 했지만 아직 일부 단지에선 여전히 신고가가 나오고 있고 급매가 아닌 이상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고 보긴 힘들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3~5년에 걸쳐서 집값이 조정되기 때문에 주택 시장이 본격 조정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듯 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동탄2 등 2기 신도시 공급이 본격화할 때 시장이 침체됐다"며 "3기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2025년쯤 되면 가격이 더 떨어질듯 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빠르게 감소하는 인구…"문제는 지방 소도시"

여기에 인구 감소까지 가속화하면 집을 살 사람이 없어진다는 전망도 뒤따릅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총인구는 1949년 인구 조사 이후 7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는데요. 이는 통계청이 2019년 예측했던 총 인구 감소 시점(2029년)보다 8년이나 빨라진 셈입니다.

일자리가 많아 거주 수요가 높은 서울도 인구가 줄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서울 인구수는 지난 2015년 1002만2181명에서 매년 감소해 2021년 950만9458명까지 줄었거든요.

이에 인구 감소와 집값 하락을 연관짓는 가설이 종종 등장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전문가들의 판단은 다릅니다.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가구 분화 등에 따라 가구 수는 늘어나고 있어 가격을 지탱한다는 건데요.

서울 인구 수는 줄었지만 가구 수는 2015년 378만4490가구에서 매년 늘어나 2021년엔 404만6799가구까지 증가했고요. 그중에서도 1인 가구수가 716만5788가구로 전체 가구의 33.4%에 달했습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단순히 인구 수만 보는 것보다는 신축, 멸실 등 가구수도 함께 봐야 하는데 수도권은 인구에 비해 자가점유율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구 감소 때문에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판단을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상, 공급 확대 시그널로 인한 심리 위축 등으로 투자의 시대가 끝난듯 하다"며 "장기적으론 인구 감소 등에 따라 일부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있긴 하지만 소득, 정책 등 변수가 많아 인구와 집값을 바로 연관지어 보긴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총 인구 감소보다는 인구 유출 등에 따른 지역 양극화가 더 심화할 거라고 봤는데요.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출산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제활동인구가 고령화되면 집을 장만해 한창 활용해야 하는 인구수 자체가 적어 가구 분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인구 감소의 영향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도 "기업과 인프라가 몰려 있는 서울, 수도권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중소도시 지방은 오히려 인구와 가구수가 감소해 주택 보급률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인구가 집중되는 지역은 여전히 상승이 유효하고 지방중소도시나 공급이 누적된 지역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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