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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미분양 공포' 속 연내 분양…정부·업계 '촉각'

  • 2022.11.08(화) 06:30

평당 분양가 3900만원대…국민평형 13억원대
"분양 경쟁률 관건…미분양 땐 시장 충격 클 것"

서울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 아파트가 이르면 내달 일반분양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시장 침체로 '미분양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둔촌주공 분양 실적이 향후 시장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둔촌주공은 강남4구로도 꼽혔던 강동구에 위치한 데다가 입지가 좋은 편이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클 거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대단지 아파트의 시세보다 저렴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근 부동산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했다는 점에서 청약 경쟁률은 다소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혹여 미분양이 날 경우 국내 분양시장 전반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둔촌주공 일반 분양 '연내'로 앞당겨 추진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내달 일반분양을 추진하고 있다. 애초 내년 1월 중으로 예정했지만 최근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금융비용이 늘어난 데다가 부동산 시장 침체 흐름이 가속하면서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둔촌주공은 사업비 7000억원 만기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가까스로 차환발행에 성공하면서 긴장감을 높인 바 있다.

애초 금리인상과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차환발행에 실패해 현대건설 등 시공단이 자체자금으로 사업비를 상환할 위기에 처했지만 위기를 모면했다. 다만 차환발행금리는 기존 발행 금리의 3배 수준인 12%가량에 달한다.

조합은 3.3㎡당 분양가를 3900만원대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가 이대로 확정되면 전용면적 59㎡는 10억원대, 전용 84㎡는 13억원대로 책정될 전망이다. 다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만큼 심의과정에서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수요자 관심 클 것" vs "미분양 여지도"

둔촌주공은 총 1만2032가구 규모로 일반분양 물량만 4776채에 이른다. 공급이 적은 서울에서 대규모 물량이 공급되는 데다가 입지가 좋아 많은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단지다.

하지만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침체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지난 4월 공사 중단 이후 6개월 만에 가까스로 사업이 재개하면서 공교롭게도 분양 시장이 빠르게 침체하고 있을 시기에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둔촌주공이 최근 시장 분위기로 인해 미분양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인근에 올림픽공원이 있고, 강남이나 송파 등에 있는 주요 업무 시설 접근성도 괜찮다는 점에서 입지적으로 떨어질 게 없는 단지"라며 "청약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요인들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둔촌주공은 '강남4구'라 불리기도 한 강동구에 위치한 대규모 단지라는 장점이 있다"며 "집값이 급락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인근 시세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둔촌주공의 시세는 15억원 이상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격적인 메리트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다만 최근 시장 흐름을 고려했을 때 청약 경쟁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미분양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둔촌 주공 분양을 기다리는 수요자가 많았지만, 최근 분위기에서는 심리적으로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일반분양 물량이 많다는 점에서 미분양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침체한 서울 분양, 되살아날까 '가늠자'

최근 정부가 내놓은 규제 완화가 향후 분양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둔촌주공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민간 분양에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분양가 수준을 기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기로 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둔촌주공 청약해볼까'…중도금대출 완화에 서울 대단지 '화색'(10월 28일)

이에 따라 둔촌주공 전용면적 59㎡의 경우 9억~10억원 대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진다. 전용 84㎡ 역시 분양가를 1억원 가량 낮추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조합이 국민평형 분양가를 12억원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수용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둔촌주공의 일반분양 흥행 여부가 향후 국내 분양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혹여 저조한 성적을 거두게 될 경우 수요자들은 물론 건설사들 역시 앞으로 더욱 보수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전망이다.

권 팀장은 "부동산은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둔촌주공 분양 실적이 저조할 경우 시장에 크게 경각심을 주게 될 것"이라며 "반면 흥행이 된다면 '결국 되는 곳은 된다'는 인식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원장은 "미분양이 날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경쟁률이 예상보다 낮을 수는 있다"며 "분양 성적이 향후 분양 시장 흐름의 바로미터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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