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법인이 운전자금 용도의 대출을 받아 주택 구매 잔금을 치른 위법 의심거래를 적발했다. 회사 대표이사가 회사에 단기로 돈을 빌려줘 잔금을 내게 하고 회사는 운전자금용도로 대출받아 이를 갚은 것이다. 해당 주택의 매입가는 27억원이었고 대출을 통해 지급한 잔금은 8억원이었다.
운전자금 용도의 대출은 기업의 임금, 원재료 매입 등 경상적 활동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해당 법인은 운전자금 용도의 대출을 부동산 매수 자금으로 우회 활용했으므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대출 용도 외 유용에 대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상 거래 1072건 집중조사, 위법의심행위 457건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거래를 포함해 수도권 신규 주택 공급지 인근의 부동산 이상 거래 1072건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결과, 346건의 위법 의심거래를 적발해 이를 관계 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1건의 거래에서 다수 법률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경우도 있어 위법의심행위는 457건에 달한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가령 A주식회사는 서울시 강서구 내 토지 및 단독주택 19건을 매수하면서 거래대금에 관한 자료를 전부 제출하지 않았다. 19건의 거래 중 10건의 거래에서 최초 계약금이 지급된 날짜와 신고서상 계약일이 상이해 허위 신고도 의심된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또한 6건의 거래는 중개거래지만 직거래로 의심되며 이 중 3건은 공인중개사가 중개거래로 신고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중개거래로 신고하더라도 중개 보수 상한을 초과해 수수했기 때문에 기획단 내 수사팀이 내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위법 의심행위 중 가장 많이 적발된 건은 가격·계약일을 거짓으로 신고한 경우다. 총 249건이며 취득가액의 10% 이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특정 법인이 성남 중원구에서 4건의 토지를 115억5000만원에 매수하면서 1건의 거래에서 기존 임차인 8명에 대한 명도비 총 4억원을 대신 지급했다. 명도비는 실질적으로 거래대금에 해당함에도 신고가격에서 제외한 만큼 신고가격 거짓 신고라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특수관계인 간 차입금이 과다한 경우도 178건에 달했다. 경기도 성남 중원구 소재 토지를 32억원에 매수한 법인이 32억1000만원을 법인의 주주회사로부터 차입해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차용증 등을 제출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를 특수관계인 차입금 과다로 보고 국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대출자금 용도 외 유용은 16건이었으며 공인중개사법 위반도 14건이 적발됐다.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주택 공급지 이어 반도체 국가산단 예정지도 조사
이번 기획 조사는 1·29 수도권 신규 주택 공급 확대방안에 따라 신규 주택 공급지로 발표된 서울과 경기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 1월29일 정부는 수도권 도심 내 유휴 국공유지 등 46곳을 활용해 487만㎡ 규모로 주택 6만가구를 내년부터 차례대로 착공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국토부는 5년간(2021년 1월~2026년 2월) 서울 노원·용산·동대문·은평·강서·금천구 소재 7개동과 경기도 과천시·광명시·하남시·남양주시·고양시,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금토동 일원 등에서 이뤄진 부동산 거래 신고 건에 대해 조사했다. 법인 명의 매수와 외지인 매수, 단기간 반복 매매 다수 필지 매수, 도로·임야 등의 지분 거래 등 시장 질서를 교란할 우려가 있는 거래가 조사 대상이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은 기존 규제 지역인 서울 및 경기 12곳과 신규 지정된 경기 구리·용인 기흥·화성 동탄,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날 우려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매매가격, 외지인 거래 등 시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된 호남 반도체 첨단 국가산단 사업 예정지와 인근 지역의 거래 동향도 점검 중에 있다. 호남 반도체 첨단 국가산단 사업 예정지 일원 총 364.19㎢는 2026년 7월14일부터 2028년 7월13일까지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또한 호남권 외 반도체 성장거점으로 지정된 경남·대구경북권(소부장 혁신거점), 충청권(패키징 거점)도 지속적으로 이상거래 여부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신윤근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앞으로도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이상 거래에 대해서는 기획 조사를 적극 추진하고 위법 의심거래가 확인될 경우 관계기관과 협조해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