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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세무앱, 세무회계 서비스 판도 바꾼다

  • 2018.11.23(금) 10:12

회계정보 자동분류로 日단위 결산 가능
장부기장업무, 일부에선 이미 자동화
업종제한 등은 한계…세무사 전문성 더 부각될 듯

 
세무회계 업계에 `세무앱`(세무회계 자동화 서비스)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과거 손으로 직접 입력하고 정리하고 분류했던 세무회계 서비스의 기초적인 업무들이 전산화·자동화되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까지 입혀져서 똑똑해지기까지 했다. 사람의 손이 덜 가다보니 비용까지 싸졌다. 세무앱은 편리성과 가성비를 무기로 이용자 수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세무사들의 전통적인 업무인 장부기장 서비스에서 일어나고 있다. 애초에 입력하고 분류하는 단순업무가 많았던터라 자동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다. 장부기장을 위한 자료 수집과 이를 분류하는 작업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알아서 자료를 수집하고, 알아서 회계처리까지 한 후 세금신고도 대신해 주는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사업자의 장부를 자동으로 작성해 주는 서비스는 현재 안드로이드 앱마켓에 올라온 모바일앱만 10개가 넘는다. 그 중 절반은 장부작성뿐만 아니라 세무사와 공인회계사 등 세무대리인과 손 잡고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법인세 등 세금신고까지 한 번에 처리해준다. 세무사들의 업무영역이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한국정보통신이 운영하는 이지샵 자동장부앱은 2015년부터 4년째 서비스를 해 오며 앱 누적다운로드수가 5만건을 넘었다. 여기에 세친구, 모바일택스, SSEM, 제로택스, 아이홈택스, 머니핀, 비즈에이드, 캐시맵, 비즈넵 등이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 자동으로 수집되는 증빙…'日결산' 시대를 열다
 
장부작성을 자동으로 해주는 수준을 넘어 회계경리까지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서비스도 생겼다. 자비스앤빌런즈의 자비스 인공지능 경리서비스는 카드매입·매출 내역은 물론 국세청 홈택스 자료, 은행 등 금융자료 등을 한 곳으로 모으고 계정과목도 인공지능을 통해 자동으로 분류해 준다. 특히 이렇게 수집된 자료를 기반으로 일(日)단위 결산, 즉 일단위 재무제표 작성이 가능해 졌다.
 
사업자는 전날 기준의 결산자료를 보고 어떤 지출이 많고 어떤 수익이 적은지를 모니터링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사업계획도 세밀하게 짤 수 있다. 단순히 장부기장만 하는 세무서비스가 아니라 일단위 재무제표를 볼 수 있다는 점은 혁신적이다. 자비스 뿐 아니라 이카운트, 얼마에요, 비즈넵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사업자들은 월단위 결산은 물론이고 분기단위 결산도 보기가 쉽지 않았다. 사내에 재무회계팀이 없는 중소사업자들은 재무제표 작성을 세무회계 법인에 맡기는데, 세무대리인 입장에서는 들어가는 인력에 비해 수수료가 너무 저렴해 재무제표를 제때 만들어주기 어려웠다. 여기에 사업자들이 이런 저런 핑계로 증빙을 잘 넘겨주지 않는 것도 결산을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장부기장을 자동화한 서비스에서는 세무사들이 힘들어 했던 월단위 결산뿐만 아니라 일단위 결산까지도 가능하다. 사업자들에게서 한 번에 몰아서 받기도 어려웠던 증빙들을 미리미리 자동으로 수집하고 인공지능으로 계정분류까지 수월해지면서 인력투입이 최소화됐기 때문이다.
 
# 세무앱 한계도 분명, 세무사 전문성 더 부각될 것
 
자동장부나 인공지능 경리서비스의 한계도 분명히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사업자정보가 여전히 제한적으로 수집되고 있고, 장부작성 단계에서부터 원가명세서가 필요한 제조업이나 건설업 등의 업종에서는 적용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아직은 시스템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자동장부서비스 개발자들도 현재로서는 회계처리가 복잡하지 않은 도소매업과 서비스업종의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최적화 돼 있다고 고백한다.
 
이에 따라 세무사 등 세무대리인 시장에서의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금 감면 항목이나 비용처리 분류 등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한 항목은 세무대리인의 도움 없이는 처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자동으로 처리되는 일들은 단순업무 위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의 한 세무사는 "이미 세무사 사무소에서도 단순입력 작업들은 상당부분 전산화 돼 있다. 이제는 전표를 빨리 처리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졌다. 차변과 대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고 납세자의 판단에 도움을 주는 일이 세무사 업무의 핵심이 되고 있다"며 "세무서비스의 자동화가 세무사 업계를 크게 위축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비스앤빌런즈의 신동민 이사는 "시간이 갈수록 사람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단순작업은 줄어들고, 대신 세무사들은 단순업무를 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시간을 더 수준 높은 컨설팅 서비스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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