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외곽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는 요즘 회식하고 집에 가는 길에 항상 카카오택시를 이용한다. 그의 집은 택시기사들이 가기 싫어하는 대표적 지역이라서 매번 '문전박대'를 당해왔다. 하지만 카카오택시를 부르면 기사의 눈치를 본다거나, 승차 거부로 상처받을 필요가 없다.
지난해 3월 시작한 카카오택시가 밤문화를 바꾸고 있다. 매일 밤마다 서울 강남이나 홍대 등지에서 벌어지던 '택시 전쟁'도 예전처럼 심하지 않다. 택시기사와 승객이 더 이상 목적지를 두고 싸울 일이 없기 때문이다. 밤 늦게 여자친구를 집에 보낼 때 택시 번호를 메모하던 매너남의 모습도 이제 '구식 버전'이 됐다.
과연 1년 동안 카카오택시는 어떻게 우리 일상생활에 들어온 것일까.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고,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나 안전 문제는 없는 것일까. 카카오택시에서 서비스파트를 담당하는 황윤익 실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내용 중에는 카카오택시를 제대로 이용하는 '꿀팁'도 담겨 있다.
◇ 이용자 호출 '1억2300만' 돌파
카카오택시는 2015년 3월31일 첫 선을 보인 이래, 5월 현재까지 누적 1억2300만 호출을 넘어섰다. 지난해 5월까지 100만 호출에 불과했지만, 7월 1000만에 이어 12월 5000만 호출을 돌파했고, 올해 3월에는 1억 호출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승객 회원수는 930만명으로 서울시 인구(1030만명)를 곧 따라잡을 기세다. 택시기사 가운데 카카오택시 회원 수는 전국 23만명이다. 참고로 전국에 발급된 택시 면허 수는 28만명이다. 전체 택시기사 가운데 82%가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는 셈이다.
승객과 택시기사가 느끼는 만족도 역시 상당히 높다. 카카오가 수시로 진행하는 설문에서 응답자 10명 가운데 8명이 '좋아요'를 외쳤다. 승객은 정확한 위치까지 갈 수 있고, 기사 입장에서도 목적지를 미리 파악해서 운행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황 실장은 "그동안 택시를 잡기 힘들었던 비선호 지역 고객의 편의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택시기사가 외곽지에서 승객을 태워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점도 만족도를 높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 카카오택시 이용 설문 결과(자료: 카카오) |
◇ 하루 1만5천원씩 더 벌어
다른 콜택시와 달리 카카오택시에는 수수료가 없다. 기사를 상대로 한 수수료나 승객 콜비가 모두 '0원'이다. 카카오택시를 한번 이용했다는 이유로 그 누구도 추가 비용을 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기사들은 카카오택시로 돈을 더 벌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택시기사 회원 1인당 하루 평균 1만5000원(13.4%)의 수입이 늘어났다. 택시기사가 매월 20일을 근무한다고 가정할 때, 연간 수입은 358만원이 증가했다.
택시기사가 활동하는 지역이나 연령도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전국에서 가장 수익 상승폭이 높았던 곳은 강원 지역으로 택시기사 1인당 2만원이 더 늘었다. 70대 이상 카카오택시 회원들도 하루 평균 1만2022원의 매출이 증가했다.
황 실장은 "전체 택시기사 회원에 대입해보면 카카오택시가 1년간 7500억원의 경제적 후생 효과를 창출했다"며 "그동안 어떤 콜택시나 앱택시에서도 만들어내지 못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 안전 걱정 뚝.."전화번호 몰라요"
카카오택시를 이용하기 전에 기사가 승객에게 위치 확인을 위해 전화를 걸기도 한다. 하지만 이때 승객의 전화번호는 기사에게 남지 않는다. 승객에 대한 스토킹이나 각종 범죄에 노출될 우려를 막기 위한 것이다.
황 실장은 "배차 후 기사용 앱에는 '승객에게 전화걸기' 버튼이 보여지고, 해당 버튼을 눌러 승객과 통화할 때 기사의 휴대폰 화면에는 일회용 안심번호가 보인다"며 "개인 정보가 남는 것을 우려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용 후에는 승객들이 기사의 별점을 매기는 메시지가 뜬다. 아무래도 친절한 기사에게 최고 점수를 주게 될텐데, 이 별점이 실제로 어떤 도움이 될까. 황 실장에 따르면 기사의 누적 별점이 높다고 해서 큰 인센티브는 없지만, 점수가 지나치게 낮을 경우 불이익이 있다.
그는 "별점은 기사와 승객이 서로에게 친절한 선진 택시문화를 만들기 위한 장치인데, 한 번의 별점으로 전부를 판단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별점과 신고 등의 누적 기록을 토대로 이용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사나 승객은 최대로 이용 정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