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인더스토리]
생성형 AI로 관심 확대…온디바이스 AI로 일상화
삼성·구글·퀄컴 동맹 확인…애플 등과 경쟁구도 '촉각'
"올해는 AI 기능을 적극 도입하는 원년이 될 것."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이런 언급을 했습니다. 그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매일 사용하는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생성형 AI(인공지능)를 적용하기 시작해 새로운 디바이스 경험으로 혁신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삼성전자는 실제 CES 2024가 막을 내린 지 5일 뒤에 AI 기능이 도입된 세계 최초의 AI폰 '갤럭시 S24'를 선보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CES 2024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AI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한 모양새인데요. ▶관련 기사: 베일 벗은 첫 AI폰 '갤럭시S24'…'갤럭시 링' 깜짝 공개(1월 18일)
스마트폰 업계로 국한해 본다면 갤럭시 S24 출시는 삼성이 애플보다 한발 앞서 AI폰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겠는데요. 하지만 전 산업계로 눈을 넓혀 보면 이번 갤럭시폰 출시는 올해가 AI 상용화의 원년이라는 점을 대중들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었습니다.
한 부회장의 말처럼 올해는 삼성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AI를 상용화한 제품들을 쏟아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삼성전자의 이번 AI폰 출시가 갖는 의미와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CES, AI 상용화 원년 확인…갤럭시 S24 주목
올해가 AI 상용화의 원년이 될 거라는 전망은 비단 한 부회장만의 생각만은 아닙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역시 지난해 말 새해를 전망하면서 올해가 '생성형 AI 상용화의 원년'이 될 거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실제 많은 기업이 이런 판단을 하고 있기도 하고요.
생성형 AI란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 비디오 등을 만드는 인공지능을 말합니다. 지난 2022년 말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챗GPT가 대표적입니다.
챗GPT 등장 직후 지난해에는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자사가 개발한 생성형 AI 기술을 앞다퉈 발표한 바 있는데요. 올해의 경우 이 기술을 적용한 기기나 관련 서비스들이 줄줄이 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AI라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실제 이런 흐름은 지난 9~12일 열린 CES 2024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CES에 참가한 기업은 4300여 개인데요. 이중 직접적으로 'AI 전시'를 한다고 등록한 업체가 900개에 달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AI와 관련된 자율주행이나 로봇, 스마트홈, 헬스케어 등으로 전시를 한 기업들을 고려하면 참가 기업의 절반 이상이 AI 관련 업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삼성전자의 경계현 디바이스솔루현(DS)부문 사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CES 2024 방문 소감을 밝혔는데요. 그는 "CES에서 만난 대부분 고객과의 대화 주제는 인공지능이었다"고 했습니다. 또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경우 이번 CES에 대해 "좋든 싫든 우리가 이제 인공지능 시대에 살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관전평을 남겼습니다.
삼성전자의 이번 AI폰 출시는 이런 관심을 가장 먼저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외신들도 이런 점에 주목했는데요. 미국 CNBC의 경우 "갤럭시 S24 시리즈는 AI 대중화의 시작을 알린다"며 "앞으로 모든 스마트폰 업체가 더 많은 AI 기능을 신규 모델에 추가해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온디바이스 AI로 모바일·PC 등 확산 전망
AI와 관련해 '생성형 AI' 외에도 '온디바이스 AI'라는 용어가 함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온디바이스 AI란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에서 바로 명령과 실행을 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인터넷 연결 없이도 기기 내부에 AI 기술을 장착해 구동하는 방식을 지칭합니다.
온디바이스 AI는 올해 CES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국내 회계법인인 삼정KPMG는 CES 2024의 6가지 키워드를 꼽으면서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AI'를 별도로 구분해 제시했는데요. 이중 온디바이스 AI의 경우 여러 산업과 일상 속에 AI의 영향력을 강조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온디바이스 AI는 내장된 AI 칩을 통해 실시간 번역이나 이미지 생성을 할 수 있게 합니다.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아 빠르고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고, 개인정보 보호에도 강점을 가집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CES 기조연설에서 이와 관련한 견해를 내놨습니다. 그는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클라우스 산업이 종말을 맞을 거라고 예고했습니다. 그는 이어 AI가 적용된 PC가 와이파이처럼 빠르게 확산할 거라고 예견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기사: [CES 라이브]인텔 CEO "와이파이처럼 AI PC 확산된다"(1월 10일)
갤럭시 S24의 경우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결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형 AI 스마트폰으로 여겨집니다. 이중 인터넷 연결 없이도 기기 자체적으로 13개 언어를 실시간 양방향 통역해 주는 기능이 대표적인 온디바이스 AI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삼성 역시 이미 지난해 말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된 노트북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후 곧장 LG도 AI 노트북을 출시했고요. ▶관련 기사: LG전자도 AI 노트북 선봬…삼성에 곧바로 '맞불'
시장분석기관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지난해 185억 달러(약 24조원)에서 오는 2030년 1739억 달러(228조원) 규모로 연평균 37.7%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AI 산업 태동…경쟁 구도 달라질까 '촉각'
갤럭시 S24 출시를 통해 앞으로 AI 산업계의 경쟁 구도를 가늠해 볼 수도 있습니다. 바로 삼성과 구글, 퀄컴의 삼각동맹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인데요. 이 동맹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양한 AI 기기를 통해 강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에 내놓은 갤럭시S24 시리즈는 삼성의 스마트폰 경쟁력과 함께 온디바이스 AI 가동을 뒷받침하는 퀄컴의 칩셋 역량, 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구글의 협업이 빚어낸 결과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들은 이른바 '반(反)애플 동맹'으로 주목을 받아왔는데요. 3사가 협력한 첫 XR(확장현실) 기기를 이르면 올해 말 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이번 CES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퀄컴, 구글 등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새로운 활용 사례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올해 새롭게 출시되는 장치에서 놀라운 AI 기능이 탄생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죠.
애플 역시 올해 하반기 AI폰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외에도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 등이 적용된 다양한 제품 출시로 AI 산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앞으로는 어떤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