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watch

[연중기획]실패해도 남는다…스타트업!

  • 2018.02.12(월) 14:51

<청년 일자리, 다시 미래를 설계한다>②-1
청년 실업률 최악, 스타트업 창업 부상
아이디어·열정 있다면 대기업보다 낫다

고용 대란으로 불릴 만큼 심각한 취업 한파가 이어지면서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창업은 쉬운 일이 아니고 실패할 확률도 높다. 그러나 길게 보면 취업 못지않은 선택이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비즈니스워치는 2018년 연중기획의 일환으로 스타트업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팁을 마련했다. 성공한 스타트업과 주요 기업의 창업 지원센터를 탐방해 실전 노하우를 알아본다. [편집자]

 

대학 졸업생 가운데 취업자는 얼마나 될까.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대졸자 33만 명 가운데 취업자 수는 19만 명에 그쳤다. 취업률은 64.3%로 전년 64.4%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4년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전체 실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청년실업률은 9.9%로 역대 최악으로 치솟았다. 그만큼 취업이 어렵다는 얘기다. 좋은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우니 취업 준비생의 한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 청년 실업의 대안 '창업'


창업은 청년 실업난의 대안으로 꼽힌다. 말 그대로 직접 회사를 차리라는 것이다. 말이 쉽지 직장 생활은커녕 사회 경험도 없는 취업 준비생에게 창업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밑천이 부족하고 내세울 학벌이나 인맥이 없는 일반인에겐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 


실제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청년 창업이 많이 늘긴 했지만 실패한 사례가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의 창업지원 예산은 2016년 2조원을 웃돌았다. 2013년 5000억원과 비교하면 4배나 늘어난 수치다. 반면 청년 기업의 폐업률은 2014년 기준 25.5%로 전체 폐업률 12.9%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청년 창업 실패율이 평균보다 높다는 사실은 여러가지를 시사한다. 제대로 된 준비가 없었거나 기업가 정신이 부족했거나 지속성을 갖지 못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상당수가 생계형 창업 즉 취업난에 따른 대안으로 창업을 선택했다가 냉혹한 현실 앞에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도전하는 이른바 스타트업(Start-up) 창업이 지배적 유형으로 자리 잡지 못했음을 반영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창업에도 여러 유형이 있고 질적으로 우량한지 불량한지를 판별할 수 있는데 아직 자영업과 비슷한 개념의 창업이 많고 근시안적 접근이 대부분이라고 평가한다. 기왕 창업하려면 스타트업을 노려보라는 조언이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은 무엇인가. 스타트업은 기존에 없는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새롭게 생겨나는 기업을 말한다. 세계적 정보통신기술(ICT) 대표기업으로 자리잡은 구글과 페이스북을 비롯해 네이버와 카카오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리나라에서 스타트업이란 단어는 창업과 비슷한 개념으로 쓰이고 있지만 엄연히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네 편의점을 차리는 것은 생계형 창업이자 전형적인 자영업이다. 기존 편의점과 전혀 다른 방식의 서비스로 고객을 감동시켜 수십, 수백 개 가맹점을 낼 정도의 급격한 사업 확장성을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스타트업이라 할 수 있다. 

 

 

◇ 평생 직장은 옛말...대기업도 불안정


스타트업은 자영업과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도전이다. 스타트업 창업자 가운데 성공한 사람은 극소수이다. 실패한 사례가 부지기수고, 연대보증을 섰다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빚을 지는 사례도 더러 있다.
 
그럼에도 스타트업은 도전 자체로 의미가 있고 장기적 관점에서 일반 기업보다 나은 선택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인터넷 업계에서 손을 대는 것마다 대박을 터트려 미다스의 손(Midas touch)으로 불리는 장병규 블루홀 이사회 의장에 따르면 스타트업 창업은 길게 보면 오히려 남는 장사다.
 
잘 알려졌듯이 장 의장은 네오위즈를 창업했던 벤처 1세대로 국내 인터넷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가이다. 지금은 정부의 4차산업혁명 정책을 지휘할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수장을 맡고 있다.
 
그는 최근 저서에서 취업 준비생들이 그토록 입사를 염원하는 대기업이 따지고 보면 안정적인 직장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평생직장은 옛말이 됐고 구조조정이 흔하다 보니 언제까지 회사에 다닐지 예측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40~50대 가장이 권고사직을 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대기업 조직과 비교하면 스타트업은 일자리 안정성이 떨어지고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단기간에 끌어올려 빠르게 성장할 토대를 제공한다.
 
스타트업의 본질은 처음부터 맞는 답을 찾아 단번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와 학습의 과정을 통해 혁신하고 성공에 이르는 것이다. 이 과정을 몸으로 체득한 창업가와 일반 회사에서 자신이 맡은 업무만 해온 직장인의 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다.


◇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다면 도전하라 


최근에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크게 성장한 덕분에 괜찮은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투자금을 모을 수 있다. 유망 스타트업의 근무 조건도 일반 기업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스타트업에 취직해 경험을 쌓고 실력 있는 사람들과 인간적 관계를 맺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본인이 직접 스타트업을 차릴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해보면 스타트업은 외부투자로 시작하는 사업이니 잃을 것이 없고 당장 월급이 적다 해도 미래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기업 입사보다 여러모로 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스타트업은 특히 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넓은 무대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의 한국 스타트업 성공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들은 대부분 20대 젊은 나이며, 대학이나 대학원 재학 중에 창업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을 떠난 이유에 대해선 한결같이 "한국이 좁아서"라고 답했다. 똑같은 서비스나 재화를 판다고 할 때 미국이나 중국시장 성과물이 최소 10배 이상 많다는 얘기다. 
 
한국 내에선 스타트업이 싹을 틔울 만한 자양분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많다. 반면 실리콘밸리나 중관춘에선 인근 스탠퍼드대나 베이징대 등에서 고급 인력을 쉽게 고용할 수 있다고 한다. 외국인이라도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되면 현지기관이나 투자자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여러모로 창업하기 좋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창업 열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외국 못지 않게 주요 인터넷 기업들이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스타트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투자자도 늘고 있다.
 
이에 비즈니스워치는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팁을 전달하려고 한다. 창업 인큐베이팅 시설을 탐방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제시할 계획이다. 배달의민족 등 유명 스타트업의 성공 노하우는 물론 필수 경영사항인 세무와 회계분야 깨알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