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3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가졌다. 서울역 대합실은 빅 뉴스가 터졌을 때 민심의 동향을 파악하기 좋은 곳이다. 대통령의 담화와 질의응답이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있지만 다수 시민들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이다. 이런 냉랭한 분위기 탓에 촬영 대상을 찾으려는 기자들의 발걸음만 분주했다. /이명근 기자 qwe123@ |
사진 기자들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찾는 경우가 있다. 국내외에 대형 사고가 터져 속보가 쏟아지거나,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 혹은 사과를 하거나, 대형 스캔들의 초점에 있는 인물이 기자회견을 하거나 할 때다. 서울역 대합실은 뉴스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통해 사안의 중대성이나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외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 5법 중 4개 법안 조속한 통과 요구와 북핵 대응, 위안부 문제 외교성과 등을 언급했다. 방송사들은 대국민 담화에 이어진 질의응답을 생중계했고, 인터넷에서는 속보가 쏟아졌다.
서울역 대합실에서 감지되는 민심은 바깥의 겨울날씨 만큼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대합실 곳곳에 설치된 TV에서 실시간으로 대통령의 육성이 전달되고 있었지만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의 표정은 심드렁해 보였다. 그나마 대통령의 발언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고, 사진 기자들은 그 모습을 찍기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한 할아버지에게 사진기자들이 몰려들었다. 대국민 담화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를 알아보기 위해 현장에 찾았으니 허탕을 칠 수는 없는 노릇. 어렵사리 찾아낸 할아버지의 모습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갈수록 삶이 고달프고 팍팍해지는 서민들에겐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중요한 관심사로 다가오지 않는 듯 했다. 가난했지만 사람사는 정이 깃든 '응팔' 재방송이 이들이겐 더 큰 관심이고 위안이 될 지도 모른다. 내년 대통령의 새해 인사는 올해와 달리 다수 국민이 눈과 귀를 열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