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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들여온 고급 와인, 8배 성장한 비결

  • 2023.05.30(화) 18:55

'콜라주' 등 예술기법 활용한 라벨
"최상급 포도로 생산, 잠재숙성력 좋아"

"와인에 대한 스토리가 아니라, 스토리에 대한 와인을 개발한다"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E&J 갤로(이하 갤로) 소속 '에두와 비쥬' 마스터 오브 와인(MW)이 한 말이다. MW는 영국 소재 마스터 오브 와인 협회(The Institute of Masters of Wine)가 최고의 와인 소믈리에(Sommelier)에게 부여하는 와인 자격증이다. 이날 에두와 비쥬 MW는 갤로의 럭셔리 와인 '오린 스위프트'를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세계 최대 와이너리 E&J 갤로에 소속된 오린 스위프트는 와인 품질뿐 아니라 독특한 레이블(라벨)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추상적인 디자인은 술 라벨 보다는 현대예술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신선한 포도나 농장 이미지를 강조한 여타 와인 제품과 대조적이다. 에두와 비쥬 MW는 "독특한 레이블 스토리를 가진 와인은 전 세계에 그렇게 많지 않다"며 "오린 스위프트만의 강점"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에두와 비쥬 E&J 갤로 소속 마스터 오브 와인(MW)이 서울 중구 롯데호텔 도림에서 '오린 스위프트' 브랜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롯데칠성

선정적이라 판매 금지된 와인 레이블 

오린 스위프트의 럭셔리 와인 '앱스트랙(Abstract)'에는 수많은 인물 사진을 조합한 레이블이 적용됐다. 팝아트에서 자주 사용된 예술 기법인 '콜라주(collage)'를 라벨 디자인에 활용해 앱스트랙만의 정체성을 표현한 것이다. 앱스트랙은 미국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생산한 100가지 넘는 와인 원료를 블렌딩(혼합)한 와인이다.

레이블에 대한 고집을 엿볼 수 있는 와인은 '마체테(Machete)'다. 마체테는 레이블 디자인이 선정적이란 이유로 두바이와 미국 내 여러 주에서 판매금지 조치를 받았다. 국내에서도 면세점 유통만 허용되고 있다. 이 와인은 레이블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2016년 권위 있는 와인 전문매체 와인스펙테이터 선정 100대 와인 중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에두와 비쥬 MW는 "마체테는 생산량 자체가 한정적이라 판매처를 푸시해서 뚫지 않는다"며 "각 국가 상황에 맞게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린 스위프트 프리미엄 와인 /사진=롯데칠성

"구조감 뛰어나고 우아한 와인"

에두와 비쥬 MW는 럭셔리 와인의 다양한 기준 중 '좋은 품질'을 가장 먼저 꼽았다. 갤로가 지난 15년 동안 와이너리 인수를 위해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 이유기도 하다. 이 회사는 최상급 와인생산지로 유명한 △나파밸리의 스테이지 코치 빈야드 △산타루치아 하이랜드의 슬리피 할로우 빈야드 △소노마 밸리의 몬테로쏘 빈야드 등을 매입하면서 고품질 럭셔리 와인을 생산해왔다.

오린 스위프트는 2016년 갤로에 합병됐다. 창의적이면서 품질 높은 오린 스위프트만의 강점이 까다로운 갤로의 비즈니스 철학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에두와 비쥬 MW는 "오린 스위프트는 최상급 빈야드에서만 나는 포도로 생산된 구조감이 뛰어나고 우아한 와인"이라며 "고급 와인들은 10~20년 후에도 마시는데, (오린 스위프트 와인은) 잠재숙성력도 좋은 와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레이블 제작자이자 오린 스위프트 창립자인 데이브 피니(Dave Phinney)의 블렌딩 감각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데이브는 블렌딩에 있어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뛰어난 레이블 디자인, 그 안에 담긴 스토리들이 오린스위프트 와인을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8 이얼스 인 더 데저트 2020(8 years in the desert 2020)'은 피니만의 블렌딩 역량이 발휘된 대표적인 와인이다. 이 와인은 캘리포니아 대표 포도품종인 진판델(Zinfandel)과 쁘띠시라, 시라 등 품종을 블렌딩한 오린 스위프트의 초기 제품이다. 달콤한 라즈베리 과즙과 후추, 허브향이 가미된 독특한 맛이 인상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 오린 스위프트 수입량 8.5배↑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오린 스위프트를 수입해왔다. 2019년부터 수입량을 늘렸고 2022년 말까지 판매량이 약 8.5배 증가했다. 론칭 이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64.2%에 달한다. 한국은 작년 말 기준 오린 스위프트 최대 아시아 수입국이다. 이는 오린 스위프트의 전 세계 수출량 15.7%를 차지하는 수치다. 오린 스위프트의 와인 가격은 15만~45만원으로, 국내에서 고급 와인이 급성장한 것이다.

에두와 비쥬 MW는 "한국 프리미엄 와인 시장의 잠재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오린 스위프트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비결로 △합리적 가격 △디자인 △브랜드 스토리를 꼽았다. 위스키와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 공략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위스키와 와인은 음용하는 상황이 다르다"며 "음식과 함께 마시는 와인은 위스키와 소비자들의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오린 스위프트는 국내뿐 아니라 스위스, 영국, 미국 등 전 세계 젊은 세대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에두와 비쥬 MW는 "과거에는 전통적인 프랑스 와인이 인기를 얻었지만, 같은 와인을 마시고 싶지 않은 밀레니엄 세대들은 독특하고 뛰어난 스토리가 담긴 와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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