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어 키운 K뷰티
2013년 설립된 코스알엑스는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유명한 K뷰티 브랜드다. 론칭 초기 10만달러에 불과하던 코스알엑스의 미국 매출은 2022년 1700만달러로 성장했고, 지난해 10월엔 K뷰티 대기업 아모레퍼시픽에 인수됐다. 시장 다각화를 도모하던 아모레퍼시픽은 코스알엑스 실적이 편입되면서 올해 3분기 미주 지역 매출이 2배 커졌다.
이 같은 코스알엑스의 성장엔 해외 현지에서 관심 받을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소매 업체에 입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온갖 노력을 아까지 않은 숨은 조력자가 있다. 바로 미국 유통 전문 업체인 '랜딩인터내셔널'이다.
랜딩인터내셔널은 코스알엑스의 제품 개발 단계부터 함께 했다. 기존 문제성 피부에 맞춰져 있던 코스알엑스의 브랜드 정체성을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로 리브랜딩했다. 얼타에 처음 입점도 시켰다. 그렇게 코스알엑스는 미국에서 저명한 K뷰티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랜딩인터내셔널이 미국 진출을 도운 브랜드는 코스알엑스뿐만이 아니다. 한스킨, 삐아 등 100여 개 브랜드에 달한다. 공급업체 선정과 제품 정보 설정, 매출 관리, 예산 관리, 물류 운영, 제품 론칭부터 제품 리패키징 컨설팅, 프로모션 상품 개발, 팝업스토어 오픈 등 시장 진출을 위한 전반적인 과정을 지원한다.
교육 플랫폼 '뷰티 플루언트'를 통해 미국 유통 채널 내 매장 직원 교육에도 기여한다. 제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화장품 성분과 특징 등 상세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400개 이상의 뷰티 브랜드를 얼타, 타깃, 노드스트롬, 제이씨페니 등 100여 개의 글로벌 유통 채널과 연결돼 있다.
최근엔 유통채널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 최대 오프라인 소매업체 '월마트'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내년 1월부터 미국 월마트에 뷰티 전문 숍인숍 매장 '뷰티스페이스'에 협업 브랜드들을 입점시킬 예정이다. 남 좋은 일? 나도 좋아
K뷰티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밴더의 역할은 막중했다. 코스알엑스와 랜딩인터내셔널뿐만이 아니다. 실리콘투는 애경산업, 에이피알 등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도왔다. 실리콘투는 한국 화장품과 뷰티 제품을 전 세계 150여개국에 유통하는 벤더사다. 미국에서 실리콘투는 온라인은 물론 세포라, 얼타 등 미국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올해 4월 실리콘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에이지투웨니스 선케어 제품을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애경산업의 올해 3분기 누적 화장품 매출은 19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4% 늘었다.
해외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에이피알은 올해 실리콘투가 운영하는 K뷰티 플랫폼에 입점하며 매출을 키웠다. 에이피알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프로모션을 통해 약 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K뷰티 시장은 글로벌 뷰티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국내 화장품 수출 시장은 2014년 이후 9년 간 꾸준히 성장해왔다. 올해 1~11월 화장품 수출 규모는 93억 달러(잠정치)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역대 최고였던 2021년 연간 수출액(92억달러)을 넘어선 수치다.
벤더사들의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실리콘투의 매출은 지난 2020년 994억원에서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3429억원, 올해 3분기 5180억원을 기록했다. 랜딩인터내셔널도 여러 미국 유통채널에서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잘 알려진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해외에선 인지도가 없을 수 있고, 신생 브랜드들은 더욱 해외 대규모 유통들과 직접 거래하기가 쉽지 않다"며 "현지 리테일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벤더사들을 통하면 보다 빠른 기간에 여러 해외 시장 진출을 타진할 수 있기 때문에 벤더사의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