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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지주사' 출범 임박…김동선, 독자 경영 시험대 오르다

  • 2026.07.21(화) 07:50

8월부터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체제로
라이프 부문 현금흐름으로 테크 신사업 지원
독자 경영 안착 위한 '경영 능력' 시험대

그래픽=비즈워치

한화그룹 3남 김동선 부사장이 독자 경영 체제의 시험대에 오른다. 기계, 유통, 서비스 계열사를 아우르는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 다음달 출범을 앞두면서다. 재계에서는 신설 지주사가 '한화비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현재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자리만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신설 지주사의 무게중심을 한화비전에 두고 한화갤러리아 등 라이프 부문의 현금 창출력을 발판 삼아 테크 중심의 신사업을 키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홀로서기

한화그룹은 다음달 1일 ㈜한화의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를 출범한다. 이를 위해 한화는 지난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인적분할 계획서를 원안대로 승인했다. 지난 1월 14일 이사회 결의 이후 6개월 만에 분할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다.

분할 비율은 존속법인 한화 75.6%, 신설법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24.4%다. 존속법인에는 방산, 조선, 에너지 등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이 남고 신설법인에는 기계, 유통, 서비스 사업이 편입된다.

그래픽=비즈워치

이번 분할로 김 부사장은 기계, 유통, 서비스 사업을 맡아 독립 경영에 나선다. 김 부사장이 맡을 신설 지주사는 테크 부문인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와 라이프 부문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를 거느린다.

분할 후 신설 지주사의 자체 자산총액은 8847억원이다. 여기에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 등 5개 계열사를 더하면 자산총액은 10조1599억원에 달한다. 이들 5개사의 지난해 매출액 합산은 5조1507억원이다.

테크 키워라

이번 분할 과정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김 부사장의 직함 정리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8월 한화갤러리아를 시작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까지 6개 계열사의 총괄직을 맡아왔다. 그러나 올해 초 신설 지주사 설립을 발표한 후 지난 3~4월 한화비전 한 곳을 제외한 모든 회사의 미래비전총괄 직함을 내려놨다.

이는 신설 지주사를 한화비전 중심의 '테크 회사'로 키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외형만 놓고 보면 신설 지주사를 이끄는 건 라이프 부문이다.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두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자산 합산액은 7조6885억원으로 신설지주사 전체 자산의 약 75%를 차지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수익과 미래 성장성은 테크 부문, 그중에서도 한화비전이 견인하고 있다. 테크 부문(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로보틱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4%로 라이프 부문(2.4%)의 두 배를 웃돈다. 특히 한화비전은 지난해 매출 1조7909억원, 영업이익 1622억7000만원을 기록하며 영업손실을 낸 한화로보틱스(298억3000만원)와 한화모멘텀(133억2000만원)의 적자를 홀로 메웠다.

김동선 아워홈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지난해 5월 20일 비전 선포식에서 아워홈 인수의 의미와 청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아워홈

한화비전은 CCTV 등 영상 보안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신설 지주사 내 테크 부문 중 유일한 상장사다. 독자 기술력을 갖춘 데다 매출의 약 90%가 북미와 유럽 등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향후 한화로보틱스 등 신설 지주사 내 다른 계열사와의 기술 연계 가능성도 높다. 김 부사장은 한화비전을 캐시카우로 삼아 테크 사업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신설 지주사의 라이프 부문은 꾸준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테크 부문의 신사업 투자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결 기준 라이프 부문의 합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약 1771억원이다. 한화비전의 연결 기준 영업 현금흐름 약 57억원을 훌쩍 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지주사 전체의 투자 실탄 마련에 있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프 부문에서는 지난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자회사로 편입된 아워홈의 역할에 무게가 실린다. 아워홈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창사 이래 최대인 2조4497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라이프 부문 내에서 가장 많은 1158억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창출했다. 아워홈의 꾸준한 현금 흐름은 신설 지주사의 재무적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 기반 다져야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테크 부문의 적자가 확대되면서 라이프 부문 수익성이 둔화돼 지주사의 초기 재무 부담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테크 신사업의 실적 안착이다.

로봇 사업을 맡은 한화로보틱스는 지난해 매출 113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하지만 2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차전지, 태양광 설비를 다루는 한화모멘텀도 지난해 1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반도체 장비 회사인 한화세미텍은 지난해 영업이익을 내고도 막대한 금융비용 탓에 39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3월 20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에서 김동선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왼쪽)과 페르미 왕 암바렐라 대표(오른쪽)가 파트너십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한화비전

라이프 부문 역시 수익성은 둔화되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고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9.3%, 10.3% 줄었다. 한화갤러리아도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책임지는 압구정 명품관의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 매출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김 부사장 개인의 지배력 강화도 해결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인적분할 특성상 한화의 지분율이 그대로 유지되는 만크 신설 지주사의 최대주주는 지분 22.15%를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된다. 김 부사장의 개인 지분율은 5.38%로 큰형인 김동관 부회장(9.76%)의 절반 수준이다. 사업 영역은 분리했지만 김 부사장이 확고한 지배력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를 통해 신설 리주사 체제를 조기에 안착시키고 독자적인 지분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 앞으로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가늠할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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