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백화점 3사가 올해 2분기에도 나란히 호실적을 거뒀다. 명품과 패션 등 주요 상품군의 판매가 회복된 데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빠르게 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상반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의 외국인 매출이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올해는 3사 모두 외국인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리뉴얼·집객 효과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는 2분기 순매출 89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1197억원으로 84% 급증했다. 국내 사업은 본점과 잠실점 등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집객이 늘었고 외국인 매출과 전 상품군의 고른 성장세가 더해지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해외에서도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6개 분기 연속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신세계의 백화점 사업부 2분기 순매출은 738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7.5% 늘었고, 영업이익은 1088억원으로 53.5% 증가했다. 본점과 강남점을 중심으로 한 리뉴얼과 콘텐츠 투자가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상반기 기준 명품 매출은 35% 증가했고, 패션 10.1%, 리빙 16.6%, 식품 13.7% 등 전 장르가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신세계는 외형 성장뿐 아니라 신규 고객 유입도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신세계백화점 신규 고객 비중은 27.7%였으며 이 가운데 30대 이하 고객 비중이 45%에 달했다. 화제성 높은 콘텐츠와 점포별 특화 리뉴얼을 통해 젊은 고객과 외국인 등 신규 수요를 끌어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도 2분기 순매출 64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하며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01억원으로 58.6% 늘었다. 명품과 워치·주얼리·패션 등 주요 상품군의 판매 호조에 외국인 고객 증가가 더해진 결과다.
외국인 특수와 차별화 전략
2분기 백화점 3사의 호실적을 관통하는 공통분모는 '외국인 소비'다. 상반기 외국인 매출은 롯데백화점 6400억원, 신세계백화점 5800억원, 현대백화점 약 5000억원으로 합산 1조7200억원에 달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의 87%를 상반기 만에 달성했고, 신세계도 지난해 연간 실적의 90% 수준을 반년 만에 채웠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의 71% 수준을 상반기 만에 채웠다.
외국인 소비가 이처럼 늘어난 배경에는 방한 관광객 증가가 자리한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명동·잠실·여의도 등 주요 관광 동선에 위치한 백화점이 새로운 쇼핑 목적지로 떠올랐다. 과거 면세점에 집중됐던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수요가 백화점으로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방한 외국인은 1071만명으로 전년 대비 2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신용카드 관광지출액은 10조389억원으로 50.8% 급증했다. 지출액 증가율이 방문객 수 증가율을 2배 이상 크게 웃돈 셈이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유통·관광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방증한다.
외국인이 구매하는 상품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명품에 집중되던 과거와 달리 K패션과 뷰티, 식품 등으로 외국인의 관심사가 다변화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상반기 외국인 매출 중 명품과 패션이 각각 130%, 135% 신장했고, 신세계 역시 패션·리빙·식품 등 전 분야에서 두 자릿수 안팎의 고른 성장을 이뤄냈다.
이에 따라 백화점 3사의 하반기 전략도 '관광형 백화점'에 맞춰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과 잠실점을 중심으로 점포와 주변 상권을 하나의 관광 거점으로 묶는 '타운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명동 본점은 영플라자 외관에 초대형 미디어파사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인천점은 제3의 롯데타운으로 육성하며 외국인 전용 멤버십과 계열사 연계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점포별 특성에 맞춘 전문관과 콘텐츠로 차별화에 나선다. 하반기 대구신세계의 해외 럭셔리 디자이너 의류 전문관을 시작으로 하남점 여성패션 전문관, 천안아산점 '하이퍼그라운드' 등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과 무역센터점을 앞세워 글로벌 VIP 제휴와 외국인 쇼핑 편의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업계의 2분기 실적은 단순히 소비심리 회복뿐만 아니라 외국인이라는 새로운 소비층을 확보하고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와 공간을 강화한 전략이 맞물렸기 때문"이라며 "하반기에는 외국인 고객을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고 더 많이 소비하게 할지가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