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하세요.[편집자]
*본 리뷰는 기자가 제품을 브랜든으로부터 제공받아 사용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여행을 떠나요
설레는 마음으로 떠난 유럽 여행길. 기대감에 여행 채비를 하는 것도 잠시. 유럽처럼 소매치기로 악명 높은 곳을 찾는 여행객에게는 늘 따라다니는 공포가 있다. 바로 눈 뜨고 코 베이는 '소매치기'다. 여행지에서 소지품을 사수하기 위해 가방을 끌어안은 채 온종일 경계 태세를 유지할 수도 없는 노릇. 잠깐 카페테라스에 앉아 숨을 돌리는 사이 바로 옆에 둔 가방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최근에는 도난 방지 가방이 여럿 나왔지만 투박한 디자인은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다. '나 도난 방지 가방이요'라고 광고하는 듯한 디자인은 소매치기의 표적에서는 벗어날 수 있겠지만, 여행지 의상과 잘 어울리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아무 가방이나 메고 가자니 넘치는 소매치기 후기를 무시할 수도 없다.
그러던 중 디자인과 실용성, 안전성까지 갖춘 가방을 찾던 중 부스터스의 라이프스타일브랜드 브랜든의 '세이프 데이즈 백팩'을 만났다. 소매치기 차단이라는 본연의 기능부터 매일 메기 위한 실용성까지 갖췄다고 주장한다. 이번 [슬기소운 소비 생활]에서는 세이프 데이즈 백팩을 직접 써보며 느낀 장단점을 담아봤다.
철통 보안
겉보기엔 지극히 평범한 가방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소지품 하나 빼앗기지 않게 곁을 지키는 든든한 호위무사나 다름없다. 세이프 데이즈 백팩의 가장 큰 특징은 백팩 본연의 역할인 '뒤로 메기'를 어디서든 마음 편히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등 뒤에서 슬쩍 손만 대면 지퍼가 열리는 일반 백팩과 달리, 설계 단계부터 소매치기 차단에 집중해 잠금 메커니즘 자체를 이중·삼중으로 촘촘히 설계했다.
해외의 혼잡한 지하철·버스 등 타인과의 접촉이 불가피한 대중교통 안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진가를 발휘한다. 슬그머니 지퍼를 내리는 수법을 막기 위해 가방 외부에 노출된 모든 지퍼 포켓에는 지퍼 끝을 O링에 걸어 고정하는 '이지 잠금 지퍼'를 적용했다. 지퍼를 닫은 후 고리로 한 번 더 묶어두는 방식이라 타인이 갑작스럽게 열기 어렵게 제작됐다.
핵심 공간인 메인 수납부는 무려 3중 잠금 장치로 무장했다. 조임끈(스트링)으로 입구를 조인 뒤 전용 잠금장치를 걸어 끈이 풀리지 않도록 막는 '스트링 락' 시스템을 갖췄다. 여기에 고리를 O링에 걸어 고정한 뒤 상단 커버까지 덮어주는 형태다. 찰나의 순간에 지퍼를 열고 소지품을 채가는 소매치기의 수법을 감안하면 상당한 방어력이다.
원단과 끈의 탄탄함도 신뢰를 더한다. 관광지 테라스 카페 등에서 의자 뒤에 걸어둔 가방의 끈만 칼로 자르고 달아나거나, 가방 몸통을 그어 내용물을 빼가는 범죄도 흔하게 발생한다. 이 제품은 가방의 겉감과 안감 사이에 방검원단이 내장돼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해도 찢어지지 않는다. 어깨끈에는 와이어가 내장된 '절단 방지 웨빙'이 적용됐다. 직접 칼을 대보지 않아도 날카로운 물체에 쉽게 찢기지 않는 특수 소재라는 점만으로도 안심이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 소매치기까지 꼼꼼히 대비했다. 최근 해외 주요 관광지에서는 스마트폰이나 소형 리더기를 몸 가까이 밀착시켜 무선 신호로 개인정보를 빼가는 'RFID 스키밍' 범죄가 늘고 있다. 신용카드나 전자여권 정보를 무단 복제하거나 모르는 사이에 소액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가방 내부의 'RFID 차단 포켓'에 여권과 카드를 넣어두면 전자파가 물리적으로 차단돼 밀집 지역을 지날 때도 한결 마음이 편하게 다닐 수 있다.
디자인까지 잡았다
여행용 압축 파우치로 이름을 알린 브랜든은 여행객에게 필요한 제품이 무엇일지 고민하다 2024년 7월 첫 도난 방지 가방을 내놨다. 잠금 지퍼와 방검 원단을 적용하고, 열쇠나 휴대폰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탈부착 고리까지 갖춘 제품이었다.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보안과 실용성을 더욱 강화한 '세이프 플러스 시리즈'를 선보였다.
소매치기로부터의 안전성은 확실히 확보했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바로 디자인이다. 기존 백팩과 크로스백, 월렛백은 기능성은 뛰어났지만 지나치게 캐주얼한 외관 탓에 직장인이 일상에서 메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고객들 사이에서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들 수 있는 가방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잇따랐고 브랜든은 이번 신제품에 출근룩과 격식 있는 차림 모두에 어울리는 모던한 디자인을 입혔다. 출장객과 여행객은 물론, 유학생이나 직장인의 데일리백으로도 손색이 없는 '세이브 데이즈' 라인이다. '나 도난 방지 가방이오'라고 광고하는 듯한 투박함이 사라진 셈이다.
데일리 백팩
그렇게 달라진 외관은 합격점이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매일 들기에도 편할까. 가장 먼저 체감되는 장점은 가벼움이다. 칼로 찢는 범죄를 막는 기존 도난 방지 가방들은 내부에 철망이나 두꺼운 패드를 넣어 자체 무게만으로 어깨를 짓눌릴 정도로 무거웠다. 반면 이 제품의 무게는 650g이다. 오랜 시간 메고 다녀도 어깨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은 편이다.
수납력도 알차다. 13.5L 용량에 14인치 노트북과 책 두어 권, 파우치까지 무리 없이 들어간다. 짐을 많이 넣어도 가방 바닥의 전용 패드가 탄탄하게 지지해 모양이 아래로 처지지도 않는다. 다만 많은 짐을 안정적으로 짊어져야 하는 대용량 배낭을 찾는 이에게는 용량이 아쉬울 수 있다. 등에 착 달라붙는 20~30L급 전문 백팩과 비교하면 세이프 데이즈 백팩은 '디자인을 살린 데일리 백팩'에 가깝기 때문이다.
강력한 안전성을 얻은 만큼 일상적인 편리함은 다소 타협해야 한다. 소지품을 급히 꺼내야 할 때 이중 잠금 고리를 풀고 지퍼를 열어야 해 한 박자 박자가 느려지는 번거로움이 있다. 처음에는 답답할 수 있지만 이동 중에는 완전 잠금, 안전한 장소에서는 반만 잠그는 식으로 요령껏 조절해 쓰다 보면 금세 익숙해진다.
이 외에도 캐리어 손잡이에 고정하는 '캐리어 패스'와 갑작스러운 우천에 대비한 '발수 코팅' 등 실용적인 디테일도 세심하게 챙겼다고 하지만 방심은 금물. 발수 코팅은 가벼운 생활방수 수준이므로 비를 쫄딱 맞으며 여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주의가 필요하다.
세이프 데이즈 백팩은 '안전'과 '스타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가방임은 확실하다. 가방을 앞으로 모셔 메며 경계를 높이던 유난스러운 여행은 이제 끝이다. 눈에 보이는 소매치기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 도난까지 철통 방어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더없이 미더운 여행 동반자가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