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버거는 비싸다"는 편견을 깨며 골목상권을 점령하고, 론칭 단 4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던 프랭크버거. 파죽지세로 세를 확장하며 '가성비 수제버거'로 활약하던 프랭크버거가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습니다. 폭풍 성장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가맹점과의 갈등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그리고 꺾여버린 실적까지 화려했던 성공 신화 뒤에 숨겨진 프랭크버거의 위기는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요.
화려한 성장의 그늘
프랭크버거는 지난 2019년 시장에 첫발을 들였습니다. 당시 3000~4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수제버거를 선보였는데요. 가성비를 무기로 한 전략은 통했고, 론칭 2년 만에 200호점을 넘어서며 골목상권을 빠르게 점령했습니다.
배달 시장의 성장도 프랭크버거의 질주에 힘을 보탰습니다. 2023년에는 운영사 프랭크에프앤비의 매출이 1044억원까지 치솟으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빠른 출점과 저가 전략이 맞물리며 단기간에 외형을 키운 겁니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프랭크버거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저가'와 '수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2022년까지만 해도 기본 메뉴인 '프랭크버거' 가격을 3900원으로 유지하며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2024년 가격을 올렸습니다. 현재 기본 메뉴 가격은 5000원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여기에 패티를 본사의 자동화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면서 '수제버거'라는 표현이 적절한가를 두고도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수제'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소비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죠.
폭풍 성장의 이면에서는 가맹점과 본사 사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본사가 창업 단계에서 제시한 예상 매출과 실제 매장 운영 결과 사이에 차이가 나타난건데요. 공정위에 따르면 프랭크에프앤비는 2021년 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가맹희망자에게 서울 목동점의 4개월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월 4000만~8000만원의 매출이 가능하다는 수익분석표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6개월 이상 영업한 13개 가맹점의 실제 월평균 매출은 약 3300만원에 불과했습니다. 프랭크에프앤비는 배달비를 매출에는 포함하면서 비용에서는 제외하는 방식으로 이익률을 부풀렸고, 가맹안내서에 가맹점인 목동점을 직영점으로 허위 기재하기까지 했습니다. 공정위는 이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6억4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필수품목을 둘러싼 갈등도 불거졌는데요. 프랭크에프앤비는 포크와 나이프 등 13개 일반공산품을 구입강제품목으로 지정해 본사를 통해 구매하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상품 매출의 9~22% 수준에 해당하는 차액가맹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판촉행사 역시 가맹점주의 사전 동의 없이 비용을 부담하게 한 사실이 드러나며 점주들과의 신뢰는 무너졌습니다.
힘 잃은 성장 엔진
프랭크버거의 성장 공식은 명확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가맹점을 빠르게 늘리는 방식입니다. 본사는 패티와 번, 소스 등을 자체 생산하며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생산과 유통의 효율을 높이는 규모의 경제도 노렸습니다.
문제는 이 성장 공식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가맹점 수는 2023년 441개에서 2024년 591개, 2025년 622개로 늘었지만 신규 출점 동력은 떨어지고 있는데요. 2023년 286개에 달했던 신규 가맹점은 2024년 170개, 2025년 93개로 줄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계약종료 가맹점은 14개에서 40개, 62개로 급증했습니다.
기존 가맹점의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가맹점당 연평균 매출은 2023년 4억3664만원에서 2024년 3억6505만원으로 크게 떨어졌고, 2025년에도 3억6907만원에 머물렀습니다.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과거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습니다.
가맹점의 실적은 본사 실적 악화로 직결됐습니다. 프랭크에프앤비 매출은 2023년 104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934억원, 2025년 817억원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도 113억원에서 57억원, 51억원으로 줄었습니다. 가맹점 수가 늘었음에도 본사의 외형과 수익성이 함께 약해진 겁니다.
꺼내든 '매각' 카드
결국 프랭크에프앤비는 매각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창업주인 심우창 회장 측은 경영권 매각을 위해 삼일PwC를 주관사로 선정했습니다. 매각 대상은 심 회장이 보유한 지분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사모펀드 운용사들과 거래 조건을 논의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100% 지분 기준 약 5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물론 프랭크에프앤비의 매각을 곧바로 '실패한 브랜드의 청산'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프랭크버거가 보유한 전국 620여 개의 가맹 네트워크와 자체 생산·물류 인프라는 인수자 입장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자산입니다. 역량 있는 새 주인이 인수해 운영 구조를 효율화하고 기존 매장의 수익성을 회복시킨다면 새로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체질 개선을 위해 프랭크버거는 이미지 변화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요. 2025년 윤남노 셰프에 이어 2026년에는 정호영 셰프를 전속 모델로 내세웠고, 최근에는 박은영 셰프까지 추가로 영입해 협업 메뉴를 선보였습니다. 스타 셰프를 전면에 배치해 메뉴의 전문성을 강조하고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스타 셰프를 앞세운 화려한 마케팅만으로 본질적인 위기를 돌파하기는 어렵습니다.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가맹점의 실질적인 수익성 제고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가맹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허위 수익성 제시와 필수품목 강매로 불거진 공정위 제재 악재를 극복하고, 무너진 가맹점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선결 과제입니다.
'가성비'를 무기로 빠르게 몸집을 키웠던 프랭크버거는 이제 단순한 규모의 확장이 아닌 '내실과 상생'이라는 두 번째 숙제를 안게 됐습니다. 프랭크버거의 매각이 단순한 대주주 교체에 그칠지, 아니면 가맹점과의 수익 구조를 바로잡고 재도약하는 변곡점이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