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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코스피로 향하는 무신사…'몸값 높이기' 과제는?

  • 2026.09.09(수) 07:00

패션 버티컬 최초로 코스피 도전
'수익성·버티컬 한계' 시장 시선 엇갈려
공모 자금 승부수는 '해외 전진물류'

그래픽=무신사

무신사가 국내 패션 플랫폼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목표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 온라인 패션 시장에서의 독보적 지위와 29CM와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 해외 사업까지 확장한 사업 생태계가 높은 몸값의 근거로 꼽힌다.

다만 '국내 1위 패션 플랫폼'이라는 현재의 성적표만으로 10조원의 기업가치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무신사의 기업공개(IPO)는 지금까지의 성과보다 상장 이후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지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상장 절차 돌입

무신사는 지난 7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IPO 절차에 돌입했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무신사의 상장 기업가치는 8조~10조원 규모다. 2023년 대규모 투자 유치 당시 평가받은 3조원, 최근 구주 거래가(4조2000억원) 대비 몸값을 두 배 이상 높여 잡았다.

이 같은 기대감의 배경에는 가파른 실적 상승과 사업 다각화가 있다. 무신사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1조3529억원, 영업이익은 145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역시 8217억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연 매출 1조8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그래픽=비즈워치

여기에 여성 패션 플랫폼 29CM의 안착,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오프라인 확장, 해외 사업 성장이 가시화되면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매출에 비해 주춤했던 영업이익에 대해 오프라인 출점과 해외 인프라 구축 등 선제적 고정비 투자의 결과로 본다. 무신사 측은 출점 효과와 해외 마케팅 성과가 본격화하는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신사는 향후 제출할 증권신고서의 비교기업(피어그룹)으로 국내 온라인 플랫폼 대신 해외 플랫폼 기업들을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 패션 버티컬 플랫폼으로 묶여서는 시장이 원하는 성장성을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 글로벌 플랫폼과의 비교를 통해 종합 패션 생태계 기업으로서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겠다는 생각이다.

버티컬 플랫폼 한계

시장에서는 무신사의 기업가치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버티컬 플랫폼이 상장에 성공한 사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컬리와 오아시스다.

컬리는 2022년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증시 침체와 기업가치 하락 우려 속에서 상장을 미뤘다. 오아시스 역시 2023년 코스닥 상장에 도전했지만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으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버티컬 플랫폼의 가장 큰 한계는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의 상한선이 비교적 명확하다는 점이다. 특히 패션은 온라인 침투율이 이미 상당 수준까지 올라온 데다, 네이버와 쿠팡 같은 종합 플랫폼, 백화점과 브랜드 자사몰 등 경쟁자가 많은 상황이다.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사진=무신사

현재 글로벌 증시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2021년에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장 기업과 이커머스 기업에 높은 프리미엄이 붙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패션 플랫폼의 매출 기준 멀티플은 과거보다 낮아졌다.

최근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의 상장 당시 기업가치는 약 270억달러(약 36조4000억원)였다. 지난 2022년 비공개 자금 조달 당시 평가받았던 1000억달러(약 135조원)보다 70% 이상 낮아진 셈이다.

무신사의 10조원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논쟁이 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무신사의 올해 연간 매출이 약 1조8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한다고 가정하더라도 10조원의 기업가치는 매출의 5배 이상에 해당한다.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매출이나 이익에 일정한 배수를 곱하는 '멀티플' 방식이 활용되는 만큼, 시장이 무신사의 매출 1원당 얼마나 높은 미래 가치를 인정하느냐가 관건이다.

공모 자금 승부수

공모 과정에서 책정될 몸값보다 중요한 건 상장 이후의 성장성이다. 신규 투자자에게는 지나온 실적이 아닌 향후 실현 가능한 성장률이기 중요하다. IPO로 확보할 대규모 공모 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집행하느냐가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유지하고 키워나가는 데 중요한 분수령이 된다.

무신사는 상장 이후 확보한 자금을 '해외 사업'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넓히고 중국 사업도 확대할 생각이다. 내년에는 일본을 비롯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까지 진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핵심은 '해외 물류 거점'이다. 무신사는 일본에서 '전진배치' 방식의 물류 전략을 테스트해 왔다. 현지 소비자의 구매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수요가 예상되는 상품을 미리 현지에 비축하고 빠르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약 1년 전부터 마뗑킴 등을 통해 이 같은 방식을 시험하면서 해외 소비자들의 수요와 재고 운영 방식을 점검해 왔다.

무신사 스탠다드 중국 1호점/사진=정혜인 기자 hij@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현지 물류 기반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에서 주문을 받은 뒤 해외로 상품을 보내는 방식만으로는 글로벌 플랫폼과 배송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요 시장에 재고를 미리 확보하고 현지에서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IPO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마케팅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고객을 확보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무신사는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 역시 아직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패션 상품을 구매할 때 여전히 네이버와 쿠팡 등 종합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에서 무신사가 확보하지 못한 시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상장이 국내 이커머스와 플랫폼 기업의 향후 IPO에도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신사가 시장에서 적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상장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그동안 상장에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플랫폼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선례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가 적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상장한 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기적으로 고평가된 기업가치를 받는 것보다 적정한 가치에서 상장한 뒤 실적과 함께 주가가 성장하는 모습이 국내 이커머스 산업에 대한 불신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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