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의 우지(소기름) 짜장라면 '짜르르'가 출시 100일 만에 짜장라면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전국 짜장면 맛집의 맛을 담아내 '옛날 그 짜장라면'의 맛을 그리워하던 소비자를 사로잡은 점이 주효했다. 삼양식품은 짜르르를 포함한 우지 라인업을 확대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 목표다.
시장 빈틈을 노리다
삼양식품은 7일 서울 명동사옥에서 언론 행사를 열고 우지 유탕면을 적용한 짜장라면 짜르르의 성과와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짜르르는 삼양식품이 지난해 '삼양1963'을 통해 36년 만에 되살린 우지 유탕 방식을 짜장라면으로 확장한 제품이다. 이날로 출시 100일을 맞았다. 앞서 지난해 11월 출시한 삼양1963은 지난 8월까지 누적 판매량 2000만개, 누적 매출 278억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삼양식품은 삼양1963의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 7월 우지 유탕면을 더한 짜장라면 짜르르까지 선보이며 우지 라면 제품군을 확대했다.
삼양식품이 우지 라인업의 다음 제품으로 짜장라면을 택한 이유는 시장에 파고들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닐슨 자료에 따르면 국물 없는 라면 시장은 2024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2년간 연평균 2.1% 성장했으나 이 중 짜장라면 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6.4% 줄었다. 게다가 짜장라면 시장은 올해 6월까지 1년 누계 기준 농심 '짜파게티'가 60%의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삼양식품은 소비자가 기존 짜장라면의 맛에 불만을 느낀다는 점에 주목해 차별화된 맛으로 승부할 수 있다고 봤다. 채혜영 삼양식품 상품본부장은 "짜장라면을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소비자 목소리를 들어봤더니 불만족 요인은 대부분 맛에 대한 평가였다"며 "이유는 모르겠지만 옛날 그 맛이 아니라거나 싱거워졌다는 반응이 가장 많았고 단맛과 짠맛의 균형이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이 내놓은 해법은 옛날 짜장면 본연의 맛을 라면으로 구현하는 일이었다.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은 "진정한 짜장면의 맛과 본질을 라면으로 구현해내고자 했다"며 "앞선 삼양1963보다 개발 기간은 짧았지만 연구진이 계속해서 맛을 보며 완성도를 높인 덕분에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맛집 100곳에서 찾은 답
우선 삼양식품은 맛집에서 갓 조리한 짜장의 맛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삼양식품 연구진은 전국 짜장 맛집 100여 곳을 직접 찾아 가게마다 다른 볶음향과 농도를 맛보고 면의 굵기와 찰기까지 기록했다. 이병훈 삼양식품 연구소장은 "맛의 기준을 책상이 아니라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판단해 맛집마다 다른 조리 방식을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짜르르에 분말 대신 액상소스를 택한 것도 맛집 짜장의 풍미를 담기 위해서다. 이 소장은 "분말수프는 건조 과정에서 휘발성 향미 성분이 날아가 풍미를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춘장과 채소, 소고기의 맛을 온전히 담으려면 액상 외에는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액상소스에 든 식용유지가 면을 고르게 감싸 윤기와 부드러운 질감을 낸다는 점도 고려했다.
삼양식품 연구진은 1년 반 동안 450회가 넘는 배합 실험을 거쳐 짜르르의 액상소스를 완성했다. 고온에 볶은 춘장을 기반으로 채소와 소고기의 풍미를 더하고 갓 볶아낸 듯한 볶음향으로 마무리했다는 게 삼양식품의 설명이다. 이 소장은 "모든 풍미는 향에서 올라오는 만큼 향 설계에 가장 집중했다"며 "봉지를 뜯자마자 갓 볶은 짜장 향이 올라오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씹는 맛을 살리기 위해 후레이크에도 공을 들였다. 일반 라면 제품의 후레이크가 2~3g인 데 비해 짜르르에는 5g을 넣었고 사각형 소고기 다이스와 원형 조미 콩단백 두 종류를 섞어 식감에 변화를 줬다.
면을 튀기는 기름을 팜유에서 우지로 바꾼 점이 짜르르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소장은 "우지는 가열할수록 풍미가 피어난다"며 "소고기의 구수한 향과 숙성 치즈를 닮은 발효 향, 불에 구운 듯한 풍미가 차례로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짜르르는 우지의 풍미를 살리기 위해 면수를 버리지 않는 조리법도 도입했다. 우지로 튀긴 면을 삶으면 풍미가 면수에 녹아 소스와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짜르르 전용 면을 두껍고 치밀하게 설계해 물을 버리지 않고 졸여도 퍼지지 않도록 했다.
두달 만의 2위
실제로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짜르르는 출시 두 달 만인 지난 8월 닐슨 기준 짜장라면 점유율 2위에 올랐다. 8월 매출은 18억원으로 전월보다 50% 늘었다. 지난 5일 자사 매출 기준 누적 판매량은 1000만개를 넘어섰다.
삼양식품은 출시 당시 세운 목표도 거의 달성했다. 김희정 삼양식품 상품본부 삼양팀장은 "7월 출시 때 올해 안에 매출 100억원 이상과 점유율 2위를 목표로 세웠는데 현재 거의 달성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양식품은 짜르르의 성과를 바탕으로 우지의 깊은 맛을 앞세운 플레이버와 제형을 순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짜장라면 용기면도 시장성과 소비자 수요를 살펴본 후 출시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짜르르의 해외 진출도 저울질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이미 미국 H마트와 일본 세븐일레븐 등에서 삼양1963을 판매하고 있다. 국가별 우지 규제를 확인해 수출이 가능한 곳부터 공략하고 있으며 판매 국가를 순차적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김 팀장은 "단발성 신제품 출시를 넘어 우지를 활용한 제품군을 꾸준히 넓혀 가겠다"며 "삼양식품만의 핵심 자산인 우지를 살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확장해 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