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김미리내 기자가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 30대 직장인 A씨는 회사에서 단체실손의료보험이 가입돼 있어 기존에 가입한 개인실손보험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중복보장도 되지 않는데 매년 수십만원의 보험료를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직 중에 질병이 생기면 퇴직 후 실손보험에 다시 가입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 걱정입니다. 가입이 된다고 해도 지금보다 훨씬 나쁜 조건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도 고민입니다.
A씨처럼 단체실손과 개인실손에 중복가입돼 있는 사람만 100만 명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A씨와 같은 고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보겠습니다.
개인실손, 중지했다 되살리기
A씨가 가입한 개인실손보험이 1년 이상 유지한 보험이라면 해당 보험사에 보험료 납입 중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보험료를 내지 않고 잠시 보장을 멈춰 놓는 것이죠. 이 기간 동안 단체실손을 통해 보장을 받으면 됩니다.
이후 퇴사하게 되면 30일 이내 개인실손보험 납입 재개를 요청해 개인실손 보험을 다시 되살릴 수 있습니다. 퇴사 후 실손보험 가입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덜 수 있게 됐습니다.
기억해야할 부분은 개인실손을 되살린다고 해도 보장까지 그대로 가져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개인실손은 되살리는 시점에 보험사가 유지하거나 판매하고 있는 실손보험으로 보장이 변경됩니다.
나이가 들거나 질병력이 있어 실손보험 가입이 어려워지는 위험은 피할 수 있지만 기존과 동일한 보장을 받기는 어렵다는 사실은 기억해야 합니다. 만약 중지하고 있던 개인실손보험을 지금 되실린다면 3세대 실손보험으로 보장이 변경되고, 7월 이후 되살린다면 4세대 실손으로 보장이 변경되는 것입니다. 개인실손 없이 단체보험에 가입했다면
기존에 개인실손 없이 단체실손에 가입했다면 별도로 개인실손보험을 가입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나중에 퇴사 후 나이가 들어 개인실손 가입이 어려울 것을 우려해 중간에 개인실손에 가입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때는 퇴사 후 30일 이내에 단체보험에 가입된 보험사에 개인실손으로 전환을 요청하면 단체실손과 동일하거나 비슷한 보장으로 개인실손보험 가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5년 이상 단체실손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하고 퇴직 직전 5년 동안 실손보험금 수령액이 2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또 암, 백혈병,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심장판막증, 간경화증, 뇌졸중증(뇌출혈·뇌경색), 당뇨병, 에이즈·HIV보균 등 10대 중대질병에 걸린 이력이 없어야 합니다. 조건에 맞으면 별도 심사 없이 개인실손으로 전환이 가능합니다.
다만 받은 보험금이 200만원을 초과했거나 질병 이력이 있다면 전환시 보험사에 별도로 심사를 받아야 하며 가입이나 보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은 반드시 퇴직 후 1개월 내에 전환신청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30일이 지나고 나서 전환신청을 하면 전환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실손에서 못 받아도 단체실손에서는 받을 수 있다?
개인실손과 단체실손에 모두 가입한 경우 개인실손에서 보험금을 받지 못해도 단체실손에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실손과 단체실손의 보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보통 개인실손에서는 임신과 출산 관련 의료비는 보장하지 않지만 단체실손에서 보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이 직원 복지를 위해 보장을 추가로 선택해 넣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보험금은 일단 청구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만약 단체보험에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면 중복보상이 아니라 비례보상인 만큼 개인실손보험에선 이 부분이 부담보(보장하지 않음)로 처리된다는 사실을 보험사에 알리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증권 등을 첨부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편이 좋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개인실손보험은 보장하지 않지만 회사가 가입한 단체실손에서는 보장하는 담보가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 만큼 개인실손에서 보장하지 않는다고 해도 일단 청구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라는 조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