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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괜찮아요?]②10조원 또 풀지만…결국 쌓이는 빚

  • 2022.01.19(수) 07:10

정부, 소상공인에 10조원 추가 특례 대출
한도 1천만원으로 낮아…'언 발에 오줌누기'
한은 "연체율 낮아도, 잠재위험 크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연장으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다시 꺼낸 카드는 정책자금 풀기다. 저렴한 금리에 대출을 또 받을 수 있도록 해 숨통을 틀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번에 푸는 돈은 8조6000억원규모로 절대 적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사업자당 받을 수 있는 한도는 1000만원 가량이다. 금융업권과 소상공인들은 이 자금을 받는다 해도 '언 발에 오줌 누기'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게다가 아무리 금리가 낮다고 하더라도 빚에 빚을 더하는 형국이다. 계속해서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들은 향후 5년 동안은 빚만 갚게 생겼다는 말까지 나온다.

정부 10조원 소상공인에 투하

18일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소기업·소상공인의 피해회복 지원을 위해 총 8조6000억원을 새롭게 공급한다고 밝혔다. 앞서 저신용 소상공인에게 투입하기로 한 자금 1조4000억원까지 합하면 총 10조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는 셈이다. 올해 초부터 논의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의 규모가 14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다. 

지원 방식은 대출 차주의 신용점수에 따라 차등을 둔다. 먼저 개인신용 평점 920점 이상(나이스 평가 기준, 과거 1등급)인 고신용 소상공인의 경우 시중은행 이차보전 방식의 운전자금과 대환자금을 지원한다.

이차보전이란 정책금융상품과 시중은행 상품과의 금리 차이를 신용보증기금이 보전해 주는 방식의 상품을 의미한다. 한도는 1000만원이며 만기는 1년이다. 금리는 1.5% 고정금리다. 여기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는 4조8000억원에 달한다.

개인신용 점수 745~919점에 해당하는 중신용 소상공인은 지역 신용보증기금의 특례보증에 따라 운전자금을 지원한다. 제2금융권에 대출이 있는 경우 이를 1금융권으로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투입되는 자금 규모는 3조8000억원이다. 한도는 고신용자 대출과 마찬가지로 1000만원이지만 만기는 5년으로 더 길다. 단 1년차에는 금리가 1.0% 내외로 산정되지만 2년차부터는 시장금리 지표인 CD금리에 1.7%포인트가 가산된다. 

마지막으로 저신용자의 경우 지난 3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소상공인 희망대출에 1조4000억원이 투입중이다. 이 상품의 한도도 1000만원이며 대출금리는 1.0%로 고정이다. 만기는 최대 5년이다.

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투입되는 정책자금은 한도는 낮지만 금리가 1%대로 크게 낮아 연간 이자 부담 규모는 1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이 급한 소상공인들에게 급한 불은 끌 수 있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규모는 크지만…언 발에 오줌 누기

이번에 정부가 소상공인을 위해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크지만 개별 소상공인들이 느끼기에는 '언 발에 오줌 누기'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도가 1000만원으로 작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KB금융연구소가 지난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소상공인 중 72%가 향후 대출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원하는 자금 규모는 5000만원~1억원 사이인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가장 선호하는 대출 역시 소상공인정책자금 대출(55%)로 집계됐다. 다시 말해 현재 소상공인들은 높은 한도의 정책자금 공급을 원하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한 A씨는 "1000만원 지원으로는 당장 눈앞에 불만 끌 수 있는 실정"이라며 "당장 한 달 나가는 고정비용으로 모두 소진해야 되는 셈인데 한 달 버티기 위해 1년동안 갚을 빚을 받아야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대출을 받을 만큼 빌렸음에도 추가로 자금이 필요해 정부에 꾸준히 정책자금 지원을 요구해 왔다"며 "하지만 이번 대출한도가 너무 적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손실 보전이 동시에 이뤄진다고 해도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정책자금 지원 규모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중소기업벤처부와 통계청이 내놓은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소상공인들이 사업을 영위하는 형태는 보증부 월세가 85.9%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보증금을 낸 이후에 매달 월세를 내는 방식이다. 보증금 평균은 2138만원, 월세는 119만원으로 집계됐다. 단 이는 평균일 뿐 주요 상권으로 갈수록 월세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2022년 새로운 최저임금제에 따라 직원 1명당 줘야 하는 최저월급은 191만4440원이다. 직원을 2명이상 고용한다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매달 임대료와 인건비로만 500만원이 넘게 나간다. 여기에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원재료 값까지 오른 상황이다. 1000만원으로는 '언 발에 오줌누기'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또 다른 문제는 그동안 빚이 쌓여 신용점수가 급락한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당장 이번에 투입되는 정책자금중 저신용자들에게 투입되는 규모는 1조4000억원으로 고신용자(4조8000억원)과 중신용자(3조8000억원)에 비해 적다. 이미 신용점수가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황이라 전폭적인 구제가 없으면 회생절차는 차치하고 파산신청까지 앞뒀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시 을지로 3가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고 매장 관리 등을 위해 다양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았지만 연체가 이어지면서 신용점수가 크게 내려갔다"며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서는 가게를 유지해야 하는데 더이상 돈을 끌어올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정책자금을 푼다고 하더라도 생각보다 조건이 까다롭다는 것이 문제"라며 "당장 매출 감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영업점 규모, 개업시기에 따라 받을 수 있는지가 다르고 이전에 정책자금을 받았다면 중복지원이 안된다는 점 등 고려할 것이 너무나도 많다"고 덧붙였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쌓이는 빚…사업 유지에만 쓰여도 다행

이번에 투입되는 정책자금은 저금리인 1%수준으로 유통된다. 게다가 중신용자 대상 상품을 제외하고는 고정금리다. 현재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6% 선까지 치솟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결론은 결국 소상공인들이 추가로 빚을 져야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은행 관계자는 "결국 소상공인들의 대출 잔액이 10조원 늘어난다는 이야기"라며 "아무리 거치기간을 부여했다고는 하지만 원금 역시 갚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각종 만기연장 등의 유예를 받은 대출들의 만기가 종료되는 시점은 최대로 5년 잡을 수 있다"며 "이는 곧 앞으로 5년 동안은 빚을 갚아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상공인들이 이러한 정책자금을 온전히 사업 영위를 위해 쓰지 않는다는 것도 반복되는 지적이다. 실제 KB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54%는 개인자금과 사업자금을 분리해서 쓰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사업을 위해 대출을 받더라도 이를 생활비로 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 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소상공인들은 대출을 받아 16%는 생활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내놓은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현재 금융지원 등의 영향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대출 연체율이 낮더라도 자영업자 대출은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이 혼합돼 있어 잠재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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