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희정 기자]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수장이 '전 세계 금융의 심장' 미국 뉴욕에서 밝힌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전략은 배당·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강화였다. 열심히 장사해 번 돈을 주주들과 더 나눠 갖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하나같이 해외사업 비중 확대를 강조했다. 이미 해외 일부 국가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글로벌 수익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종희 회장은 은행과 비은행의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증권 보험 카드 부문 1등을 목표로 수익창출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진옥동 회장은 베트남 일본 등에서의 성공적 진출을 발판으로 이들 지역을 더욱 성장시키는 동시에 주식 발행수를 줄여나가면서 주주환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소재 콘래드 호텔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뉴욕 IR'에서 투자자 및 기자들과 만나 "수익창출의 펀더멘탈인 그룹 포트폴리오가 은행·비은행 탄탄하다"면서도 "금융그룹은 1등이지만 증권 보험 카드 비은행은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 계열사도 1등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은행 부문도 1등 해야…'인니·캄보디아' 두 축 강조
양종희 회장은 "금융그룹은 1등이지만 개별사로는 부족한데 증권 보험 카드도 은행과 같이 1등을 하면 수익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또 "일본 은행들이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많이 높지 않은데 주가가 높고, 저금리인데 이익이 나는 이유는 결국 글로벌 수익 비중이 30~40%가 되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그런 모델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대부분 동남아에 진출해 있는데 선진국은 고객이나 고유자산의 안정적인 투자 및 다양화 측면에 진출해야 한다"면서 "선진은행과 제휴를 통한 방식으로 진출해 고객에게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 등은 직접 진출해 리테일 등을 강화해야 하는데 규제가 많다보니 좋은 파트너와 손잡고 가야 하는 방향 등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미 캄보디아에서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에선 조금더 내실화한 다음에 앞으로 2개의 큰 축으로 진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은 "한국에서 1등인 저희 그룹은 주주가치라는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수익창출 펀더멘털 강화 △중장기적 정책을 통한 견고한 자본력 유지 △여러 수단을 동원한 주주환원 수익률 향상 등 세 가지 정책을 일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회장은 투자자들에 "결과적으로 '주주환원 수익률을 높이자'는 큰 방향성에서 ROE 10%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통주 자본비율(CET1)은 13%대로 관리하겠다"며 "그래야 대내외적으로 어떤 위기가 와도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성공, 베트남·일본 효자 …"발행물량 줄이겠다" 약속도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베트남과 일본에서의 성공을 강조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들 시장을 더욱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진 회장은 "순이자마진(NIM)이 3~4%가 나오는 글로벌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면서도 "핀테크나 디지털화로 인해 시스템적 평균화는 다 진행된 상태라 어려운 점이 많아 앞으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이 첫번째 성공모델인데 은행 50개 지점, 증권·카드를 포함한 현지 직원이 4000명에 달하는 수준으로 현지화에 성공했다"며 "그 결과 그룹 총이익의 5% 수준을 베트남에서 내고 있고 앞으로 이 시장은 더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 회장은 일본의 경우 SBJ와 함께 설립한 정보통신기술(ICT) 자회사 'SBJ DNX'를 언급하며 "일본은 채널을 늘리지 않고 최소화시키면서 안전 자산을 획득해가는 전략과 한국 뱅킹 IT를 일본에 입히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신중하게 바라보는 시장은 인도, 중앙아시아 지역"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인도는 신중하게 진출해야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으로 꼽았다.
한편으론 투자자들에 반성문도 썼다. 진 회장은 "10년간 연평균 순이익이 약 10% 성장하며 덩치를 키워왔는데 자기자본순이익률(ROE)와 주주환원률은 떨어졌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10년 초 1배에서 현재 0.45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PBR이 1배를 밑돈다는 건 주가 수준이 기업 자산 가치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진 회장은 "신한금융은 한국 자본시장 역사상 처음으로 6분기 연속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한금융 발행 주식량이 타 금융지주에 비해 125~160% 정도 더 많다"며 "당분간 ROE 10%를 목표로 현금배당을 적절히 유지하면서 2~3년 간 자사주 매입으로 발행물량을 조절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