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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뭉칫돈 몰린 정기예금…금리 4% 되면 개인도 돌아올까

  • 2026.09.01(화) 10:58

5대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 0.93%p↑
기업 예금 중심…개인 예금은 감소세
기준금리 잇단 인상, 예금금리 더 오를수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이 100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들이 1년 넘게 수신금리를 끌어올린 결과다.

다만 불어난 돈의 대부분은 기업 자금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00%로 올리고 하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개인들도 예금으로 유턴할지 주목된다.

5대 은행 정기예금 수신금리 및 잔액 추이/그래픽=비즈워치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00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 949조4000억원에서 53조8000억원이 늘어났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개월간 3000억원 감소세를 보였지만 6월 4조8000억원이 들어왔고, 7월과 8월(28일 기준) 각각 35조5000억원, 18조3000억원이 추가됐다.

예금 131조 늘었지만 가계는 25조 감소

은행들은 최근 1년간 꾸준히 수신금리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7월 2.52%였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가중평균)는 지난달 3.45%로 0.93%포인트(p)올랐다.

금리 인상은 최근 두 달에 집중됐다. 6월 0.16%p, 7월 0.25%p가 올랐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린 데다 추가 인상 기대가 앞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권 예금주별 저축성예금 규모/그래픽=비즈워치

다만 은행 예금에 몰린 돈은 대부분 기업 자금이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 원화예금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간 131조2000억원이 늘었다. 이 중 기업 예금 증가분이 128조5000억원이었고, 가계 예금은 오히려 24조7000억원 감소했다.

지난달에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한은은 7월 정기예금이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 은행들의 대출재원 마련 및 규제비율 관리 필요성, 일부 대기업의 여유자금 예치 등을 꼽았다.

실제 지난 1월 이후 정기예금이 13조6000억원이 늘어난 한 시중은행의 경우 법인 자금이 20조3000억원 증가한 반면, 개인 등 나머지는 6조7000억원 줄었다. 늘어난 정기예금 모두 법인 몫이었던 셈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정기예금 증가를 증시에서 자금이 이동하는 역머니무브로 보는 경우도 있지만, 반도체 등 호황 산업 부문의 기업 정기예금 자금이 전년 대비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예금금리 또 오른다…개인도 움직일까

기업 자금에 이어 개인 자금의 향방도 주목된다. 한은이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올리면서 예금금리도 뒤따라 오를 전망이다. 은행들은 아직 인상 시점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통상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먼저 반영된다.

증시로 향하던 자금도 감소했다. 개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는 5월 42조6000억원, 6월 52조원에서 7월 3조4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 유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은행이 금리를 더 얹어준 쪽은 기업이었다. 7월 5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3.45%였지만, 가계에 적용된 금리는 3.21%에 그쳤다. 두 금리의 격차는 5월 0.08%p에서 두 달 만에 0.24%p로 벌어졌다.

은행별로 보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NH농협은행(3.59%)이지만, 가계 기준으로는 3.05%로 5대 은행 중 가장 낮다. 가계 기준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3.36%)이고 △우리은행 3.29% △신한은행 3.18% △KB국민은행 3.15% 순이다.

최근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은행들은 길게 맡길수록 더 높은 금리를 적용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가 6개월 미만보다 0.6%p 높았지만 잔액은 6개월 미만이 더 많이 늘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고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짧은 만기 위주로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에는 한두 달짜리 정기예금 상품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만기 1년 미만 상품 금리도 눈여겨봐야 한다. 은행들의 1년 미만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92%로 1년물보다 0.53%p 낮다. 가장 높은 곳은 신한은행(3.07%)이고, 농협은행이 2.45%로 가장 낮다. 

최근 정기예금 자금 유입 속도는 느려졌다. 이달 5대 은행 정기예금 유입액은 하루 평균 6500억원으로, 지난달(1조14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기업 자금 유입이 일단락된 가운데 개인 자금이 그 자리를 채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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