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 은행원 3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1차 총파업 집회를 열고 국책은행 지방 이전 저지와 주 4.5일제 도입, 임금 6% 인상, 청년 채용 확대를 요구했다. 경찰 추산 참가자는 1만5000명이다.
집회는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종로구 동화면세점에서 대한문으로 이어지는 세종대로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2026 금융노조 1차 총파업 승리'가 적힌 노란 모자를 쓰고 도로에 앉았다.
전면에 선 건 국책은행이었다. 무대 앞자리는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깃발이 채웠다. 지방 이전이 거론되는 3대 국책은행의 조합원은 기업은행 9000여명, 산업은행 2250명, 수출입은행 1100명 규모다. 산업은행 노조는 조합원의 85% 안팎인 1900~2000명이, 수출입은행 노조는 80%에 육박하는 인원이 이날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사전 집계했다.
지방 이전 문제는 전날 정부 발표로 다시 불이 붙었다. 정부는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을 내놓으면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행정안전부는 '언급하지 않은 기관이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으로 읽히면서 금융권이 술렁였다.
노조는 금융의 산업적 특성을 근거로 들었다. 인력과 정보, 시장 네트워크가 한곳에 모여 있어야 돌아가는 산업인데 이를 흩어놓으면 전문인력 유출로 이어지고, 결국 금융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논리다. 서울이 세계 8위 금융중심지에 올라선 성과를 정부가 스스로 흔들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절차 문제도 함께 걸었다. 노조는 2005년 시작된 1차 공공기관 이전이 실제로 어떤 효과를 냈는지부터 냉정하게 평가해야 하며, 당사자 협의 없이 밀어붙이는 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금융산업의 특성을 무시하고 노동자의 삶을 외면하는 지방 이전은 반대한다"며 "충분한 검증과 당사자 협의 없는 금융기관 지방 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수도권의 한 시중은행 지점 행원은 "지방이전 반대, 주 4.5일제 시행 등 노동자들의 바람이 담긴 요구들"이라며 "사측과 노측의 원활한 논의를 통해 은행과 근로자의 합리적인 합의점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도 집회에 동참,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학영·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했다. 김형동 의원은 "여당 의원님들도 이 자리에 오셨다"라며 초당적 대응을 주문했다.
임금 교섭은 31차례 끝에 결렬됐다. 노조는 당초 8% 인상을 요구했다가 6%로 낮췄지만 사측은 2.5%를 유지했다. 올해 공무원 보수 인상률 3.9%에도 못 미친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개선도 함께 요구안에 담겼다. 지난달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96.05%가 찬성했다.
주 4.5일제 요구의 배경에는 인력 이탈 우려가 깔려 있다. 금융노조 설문에서 이직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한 조합원은 85.6%였다. 40세 미만에서는 92.5%로 올라갔다.
금융노조는 향후 교섭 결과에 따라 추가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