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 논의가 18년 만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08년 제도 도입이 추진됐지만 무산된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었으나, 최근 여야 의원들의 잇따른 법안 추진으로 다시 속도를 내면서다.
7일 기자들과 만난 김용태 보험GA협회장 역시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험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계약 유지·관리와 보험금 청구까지 판매회사의 책임 범위를 넓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일정 요건을 갖춘 법인보험대리점(GA) 보험판매전문회사로 별도 규정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보험판매전문회사는 수수료와 일부 사업비를 협상할 법적 근거를 갖게 된다.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판매채널 자체의 협상력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민병덕 의원도 지난 1일 '보험소비자 보호 및 판매채널 혁신을 위한 GA 업계 간담회'를 열고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 도입 방향을 논의했다.
현재 GA는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지만 보험사의 위탁을 받아 보험상품을 모집·판매하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험판매전문회사는 보험상품의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전제로 한다. 상품 판매뿐 아니라 계약 유지·관리와 보험금 청구 지원 등 판매 이후의 책임까지 맡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 회장은 "판매회사의 법적 의무를 명확히 부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하는 한편, 그에 따른 보상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가 도입되면 GA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별도의 자본력과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지배구조 등의 요건을 요구할 경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대형 GA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대형 보험판매전문회사가 등장할 경우 보험사와의 수수료 협상 등에서 판매채널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회장은 "보험판매전문회사의 진입 여부를 단순히 회사 규모로 따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본 요건뿐 아니라 대주주 적격성 등을 종합적으로 갖춰야 할 텐데, 그렇게 되면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모두 보험판매전문회사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에도 대형 보험판매전문회사와 중소형 GA가 각각 다른 영역에서 영업하고 있다"며 "각 영역에 맞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 도입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은 2008년에도 추진됐지만 법제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당시에도 판매채널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인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제도 도입에 필요한 구체적 요건과 감독체계 논의가 이어졌고, 대형 판매조직의 협상력 확대 등에 따른 우려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는 여야 의원들이 잇따라 관심을 보이면서 과거와는 다른 논의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게 GA업계의 기대다.
김 회장은 "국회에서 이런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 자체가 매우 기쁘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보험사는 커질 수밖에 없지만 그 과정에서 보험소비자가 제대로 권익을 보장받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판매전문회사는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충분히 해볼 만한 제도적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