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을 위해 금융지원을 늘리는 정부에 한국은행이 사실상 경고음을 냈다.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금융권 대출 여력은 오히려 커졌다.
여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성과급까지 더해지면서 주택 매입 수요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확장재정과 긴축통화를 둘러싼 '정책 엇박자' 논란도 주택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한은은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주택시장과 가계대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집값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는 데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금융권 총량관리에도 가계대출이 꾸준히 늘었기 때문이다.
수도권 집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강남권이 주춤한 사이 오름세는 서울 외곽과 경기로 번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7월 첫째 주부터 8월 마지막 주까지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용산 아파트값은 주간 평균 0.07% 오른 반면 서울 외곽과 경기 규제지역은 각각 0.37%, 0.38% 상승했다. 상승폭이 5배를 넘는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추는 등 대출 문턱을 높였다. 여기에 금융권 총량관리까지 더했지만 가계대출 증가를 막지는 못했다. 올해 1~8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월평균 4조8000억원 늘어 지난해보다 50% 많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집값을 누를 요인과 다시 밀어올릴 요인이 혼재돼 있다. 한은은 8·13 공급대책이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지만 기업이익과 임금 상승은 매입 수요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반도체 업계 대규모 성과급과 사내대출 확대 기대가 겹치면서 동탄·용인·수원 영통 등 '반도체 벨트'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진 게 한 예다.▷관련기사 : '부동산과 금융 절연'이라더니…주택 PF 곳간 열라는 금융당국(2026.09.09)
8월 들어 가계대출을 둘러싼 정부와 한은의 정책 방향도 엇갈렸다. 정부는 가계부채 총량관리 목표를 두 배(1.5%→3%)로 높여 금융권이 내줄 수 있는 대출 규모를 늘렸고 같은 달 한은은 기준금리를 3%로 올렸다. 한쪽에선 대출 길을 넓였는데 다른 쪽에선 차입 부담을 키운 것이다. 결국 공급 확대를 위해 자금은 풀면서도 가계대출은 억제해야 하는 딜레마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세제개편안 등의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주택시장 기대와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하지 않도록 일관된 정책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