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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중 9명 택했던 '고정금리' 주담대…지금은 외면 왜?

  • 2026.09.11(금) 08:00

고정형 주담대 비중 90%→32% '급감'
기준금리 두 차례 인상에도 신규취급 변동형 68%
올 4월 고정형 금리 0.06%p차로 변동형 '역전' 영향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10명 중 9명은 고정형 금리를 골랐다. 올해 7월에는 3명으로 줄었다. 고정형과 변동형의 금리가 역전된 영향이다. 고정형 금리는 지난 4월 변동형을 0.06%p 앞질렀다. 그러자 그달 신규 주담대 중 고정형 비중이 13%p 내려갔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형이 유리할 수 있지만, 대출자들은 당장 이자 부담이 낮은 쪽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형 금리가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대출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 신규취급 주담대 중 고정형 비중은 31.9%로 집계됐다. 전년 88.8%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변동형 비중 변화 추이/그래픽=비즈워치

2022년 12월부터 37개월 연속 80%를 넘던 고정형 비중이 무너진 것은 올해 초부터다. 지난 1월 75.6%로 80% 아래로 내려왔다.

금리 인상기에도 차주 선택은 '변동금리'고정형 금리가 더 높아진 4월부터 비중이 절반 아래로 내려왔고, 7월에는 두 유형의 금리 격차가 0.41%p까지 벌어지자 비중이 30%대까지 떨어졌다.

고정형이 평균 0.1%p 낮았던 지난해 고정형 선택 비중은 89.8%였다. 2024년에는 고정형이 0.36%p 더 낮았고, 당시 차주의 91.4%는 고정형을 선택했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형 선택 비중이 늘어난다. 대출 기간 내내 금리가 묶여 금리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아도 되고, 상환액을 예측할 수 있어서다. 금리가 오를 때 차주가 받는 충격이 내릴 때보다 크다는 점도 근거로 꼽힌다.

실제로 기준금리가 17개월 동안 2.75%p 올랐던 2021년 8월~2023년 1월에는 고정형 금리가 더 높았지만 평균 65%가 고정형을 골랐다.

올해는 달랐다. 연초부터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우세했고,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0.5%p 인상했다. 하지만 차주들은 변동형을 더 많이 선택했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2022년 금리 인상 속도가 너무 빨라 심리적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인상기는 순차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 당장 부담이 강한 고정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정형 금리가 더 빨리 오른 점도 작용했다. 변동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금융채 단기물보다 고정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물이 더 빠르게 올라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절대적인 금리도 당시보다 높아져 당장 0.1%p 차이만 나도 월 상환액 부담을 크게 느낀다"며 "고객 입장에서 당장 싼 금리를 많이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이 낮춰온 고정금리, 4월 이후 역전

대출 금리는 두 조각으로 나뉜다. 은행이 자금을 빌려오는 원가와 여기에 은행이 얹는 폭이다. 고정형은 은행채 5년물, 변동형은 코픽스나 은행채 6개월물이 기준이 된다.

은행채 및 기준금리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원가만 놓고 보면 만기가 긴 고정형이 대체로 금리가 높다. 일정 기간 동안 같은 금리를 적용하는 데 대한 운용 리스크 등을 고려해 통상 고정형에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하지만 실제 대출금리는 오랜 기간 반대로 움직였다.

은행이 고정형을 낮게 유지해 온 것은 당국의 규제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금리 변동에 대한 위험과 부담이 덜한 고정형 비중을 높이도록 유도했다. 2024년 4월엔 은행 자체 장기 주담대 중 고정금리 잔액 비중을 30%로 맞추도록 했다. 해당 규제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은행들은 고정형에 더 적은 마진을 붙이고 있지만, 은행채 금리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고정형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5월 2.77%였던 은행채 5년물 수익률이 지난 7월 4.39%로 1.62%p 올랐다. 같은 기간 6개월물은 0.68%p 오르는 데 그치면서 단기물과 장기물의 격차는 1.11%p까지 커졌다.

이상헌 iM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은행채 장기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이라며 "성장세가 올라오면서 국채 금리를 밀어 올렸고, 최근에는 인플레이션에 따라 전 세계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국고채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차주들의 관심은 앞으로 어느 쪽이 유리할지에 쏠린다. 조달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은행이 고정형 금리를 낮추는 데도 한계가 있어서다. 당국은 고정금리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행정지도 목표는 잔액 기준이다. 당장 신규취급 비중이 떨어져도 곧바로 미달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관건은 시중금리가 어디까지 오르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이달 초 4.8%를 넘어서는 등 글로벌 금리가 한껏 높아진 상태"라며 "유가가 안정되면 지금이 고점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락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두 유형의 금리 차이를 먼저 봐야 한다고 짚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두 유형의 금리 차이가 0.5%p 이상 벌어지지 않는다면 기준금리가 한두 번만 더 올라도 뒤집힐 수 있는 만큼 고정형이 낫다"며 "반면 고정형의 금리가 1%p 이상 높고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3년 안에 갈아탈 계획까지 더해 변동형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함 랩장은 "고정형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가산금리 적용 비율이 낮아 대출 한도에서 유리하고 월 상환액이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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