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가 이달 말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마침표를 찍을지 주목됩니다. 금융감독원이 2024년 4월 제재 절차에 들어간 지 약 2년 5개월 만인데요. 금감원이 지난 2월 약 1조4000억원으로 의결했던 은행권 과징금은 재심을 거쳐 6월 6000억원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이제 금융위가 최종 의결에서 과징금을 추가로 낮출지가 관심인데요.

은행들은 예상 과징금을 이미 충당부채로 반영해뒀습니다. 공시와 취재로 확인되는 곳은 4곳입니다. 6월 말 ELS 제재 관련 충당부채는 KB금융 3609억원, 하나금융 1263억원, 신한금융 690억원, SC제일은행 406억원입니다. 제재 수위 전망이 바뀌면서 숫자도 움직였는데요. 신한금융은 올 2분기 837억원, SC제일은행은 상반기 1102억원을 환입한 반면 KB·하나금융은 980억원, 343억원가량을 각각 추가로 쌓았죠.
충당부채는 앞으로 나갈 가능성이 큰 돈을 미리 비용으로 반영해 부채로 잡는 계정입니다. 처음 쌓을 때는 비용이 늘어 이익이 줄고, 나중에 예상보다 적게 나갈 것으로 판단되면 남는 금액을 다시 이익으로 돌릴 수 있어요. 배상이나 제재가 마무리됐다고 장부에서도 바로 끝나는 건 아닙니다.
벌써 7년 가까이 된 라임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그렇습니다. 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이 과거 펀드 사고와 관련해 올 6월 말 잡고 있는 충당부채를 단순 합산하면 9431억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같은 충당부채라도 회사마다 남아 있는 사정은 제각각입니다.
우리금융 환매지연펀드 관련 충당부채는 6월 말 2570억원으로 전년 말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세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9년 판매된 벨기에펀드 자율배상 관련 금액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향후 계약 반환금과 손실보상 가능성을 반영한 금액이라는 게 회사 측 얘기입니다.

신한금융의 라임CI펀드 등 관련 충당부채는 지난해 말 3052억원에서 6월 말 2532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여기엔 2017~2019년 판매된 독일 헤리티지·미국 디스커버리펀드 등도 포함돼 있는데요. 신한금융 측은 줄어든 금액 대부분이 배상금 지급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관련 소송·분쟁이 이어지고 있어 충당부채도 장부에서 아직 빠지지 않았다고 해요.
하나금융 사모펀드손실배상 충당부채도 3043억원에 달합니다. 다만 앞선 두 회사와 달리 고객 배상은 대부분 끝났는데요. 펀드 최종 가치가 확정되기 전에 배상금을 가지급한 경우가 많아, 청산이나 만기 뒤 최종 정산까지 마쳐야 충당부채도 정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농협금융에도 옵티머스·독일 헤리티지 등과 관련한 충당부채가 1287억원 적혀있습니다. 관련 소송 결과 등을 반영해 계속 조정할 예정입니다.
금융상품 사고는 끝난 뒤에도 그림자처럼 따라붙습니다. ELS도 이달 말 제재가 확정되면 큰 산은 넘겠지만 충당부채까지 바로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과징금 납부와 남은 배상·분쟁까지 털어내야 회계상 마침표를 찍을 수 있습니다. 사건은 끝나도 '뒷정리'는 한참 더 이어지는 셈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