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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6개월 미만 초단기 예금으로 돈 굴린다

  • 2026.09.15(화) 09:00

1년새 46조원 증가…2002년 통계후 두 번째
금리인상기 감안·주식 투자 대기 수요 영향

만기가 6개월도 되지 않는 초단기 정기예금에 1년 새 46조원의 돈이 몰렸다. 잔액은 238조원으로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금리 인상 기대에 더해 주식시장 대기자금 성격이 겹치면서 돈을 짧게 굴리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만기 6개월 미만 잔액은 23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46조4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정기예금 만기별 잔액 추이/그래픽=비즈워치

2022년 11월(252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같은 기간 6개월~1년 미만 정기예금은 43조8000억원 줄었다.

2022년 당시와는 다른 양상이다. 만기를 가리지 않고 예금이 함께 불어난 과거와 달리 올해는 정기예금 전체 증가 폭이 45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2021년 11월부터 1년간 217조2000억원이 불어난 것과 대비된다.

최근 1년간은 6개월 미만이 46조4000억원, 1년 이상이 43조원 늘어난 사이 6개월~1년 예금은 43조8000억원이나 빠졌다. 

은행은 6개월 이상이 좋은데

6개월 미만 잔액이 6개월~1년을 앞지른 것은 지난해 9월부터다. 지난해 6월에는 6개월 미만이 28조원 적었지만, 9월 이후 10개월 연속 앞서고 있다.

6월 신규취급액 기준 6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연 2.85%로 6개월~1년 3.08% 대비 0.23%포인트(p) 낮았다. 최근 1년간 금리 인상 폭도 6개월 미만은 0.33%p로 6개월~1년 0.53%p에 못 미쳤다.

만기별 금리 변동/그래픽=비즈워치

통상 예금은 금리가 높은 쪽으로 몰린다. 하지만 금리가 낮고 인상 폭도 낮은 쪽으로 돈이 움직였다.

은행은 6개월을 넘는 예금을 선호한다. 만기가 짧으면 재예치가 끊길 때마다 새로운 자금을 조달해야 해서다. 이는 금리 구조에서도 나타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대표 정기예금의 만기별 평균 금리는 1개월 연 2.54%, 3개월 2.84%, 6개월 3.19%, 1년 3.39%였다.

만기를 1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면 금리를 평균 0.65%p 더 주는 반면 6개월에서 1년으로 늘릴 때에는 0.20%p가 붙는 데 그쳤다.

다만 1년을 넘기면 금리가 오히려 낮아진다. 5대 은행 모두 1년 만기에 가장 높은 금리를 매겼다. 2년 만기 평균 금리는 2.94%로 1년보다 0.45%p, 3년은 2.64%로 0.75%p 낮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요즘 은행권 조달 여건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3개월짜리 단기물보다는 6개월에서 12개월짜리를 가져가는 쪽이 예대율이나 감독 지표 관리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달 나온 상품은 격차가 더 컸다. 전북은행이 지난 2일 출시한 'JB다이렉트(자유만기) 예금'은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만기에 2.5% 금리를 붙인 반면,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에는 3.5%를 적용했다. 6개월을 기점으로 1%p가 갈렸다.

소비자는 '6개월 미만' 대기중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정기예금을 선택하는 기준은 당장의 금리가 맞지만, 지금은 시중금리 인상을 기대하면서 6개월 아래로 짧게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점도 단기 예금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짧은 기간 증권 계좌 대비 높은 금리를 받고, 이후 금리가 오르면 재예치하거나 주식시장으로 옮기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이 은행을 빠져나간 것은 아니다. 6월 말 정기예금 전체 잔액은 1132조5000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예금에 머무르면서 기간만 짧게 끊고 있다는 의미다.

전체 정기예금에서 6개월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은 21.0%로 2022년 12월 이후 4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반대로 6개월~1년 잔액은 2023년 10월 이후 32개월 만의 최저였다. 올해 1월부터는 6개월 연속 전년 동월 수준을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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