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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자율주행]사고나면 보상은?…삼성화재 광주서 '열공'

  • 2026.09.18(금) 11:00

레벨4, 제조사·운영사 등 책임 주체 다양화
사고 보상 위해 주행 데이터 확보·분석 관건
삼성화재, 광주 실증사업서 레벨4 보험 준비

자율주행 기술이 레벨4 단계로 넘어가면서 자동차보험의 사고 책임 구조도 달라질 전망이다. 운전자가 직접 차량을 조작하는 기존 자동차보험과 달리 자율주행차는 차량 제조사나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사, 서비스 운영사 등으로 사고 책임 주체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는 자율주행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를 우선 보상하면서도 사고 원인이 차량 결함인지, 시스템 오류인지 등을 가려낼 수 있는 보상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사고 당시 차량의 주행 데이터가 책임 소재를 판단하는 핵심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실제 주행 데이터를 확보·분석해 보상 기준과 보험상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레벨4 시대엔 사고 책임 누가?

현재 국내 자율주행차 시장은 레벨2 구간이 중심이다. 레벨3부터는 특정 조건에서 시스템이 운전을 담당하지만 긴급 상황이나 운행 조건을 벗어나는 경우 운전자에게 제어권을 넘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운전자가 제어권을 적절하게 넘겨받지 못했을 때 사고 책임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레벨4로 넘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레벨4는 정해진 운행 가능 영역(ODD)에서는 시스템이 차량 운전을 담당하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차량을 조작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단순히 '누가 운전했는가'만으로 책임을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차량 자체의 결함인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나 인공지능(AI)의 오류인지, 운송 플랫폼이나 운영사의 관리·관제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기존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자배법)의 '운행자' 개념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제시된다. 기존에는 차량을 직접 운전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차량의 운행을 지배하고 운행으로 이익을 얻는지를 중심으로 운행자 책임을 판단해왔다.

따라서 레벨4 시대에도 책임이 단순히 제조사로 넘어간다고 보기보다는 △차량 보유자 △제조사 △소프트웨어 개발사 △관제 주체 등 각 주체의 역할과 사고 원인을 따져 책임 소재를 가리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에서는 국가별로 자율주행차의 운행과 관제에 따른 책임 구조를 달리 마련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로봇택시 운영 사업자가 차량 운행과 중앙 관제, 비상시 원격 제어, 사고에 따른 손해배상까지 맡는 일원화된 구조 중심이다. 반면 독일과 일본은 차량 운행을 담당하는 운영 사업자와 차량을 모니터링하고 비상 상황에 대응하는 관제 주체를 분리하는 이원화 한 구조를 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토교통부가 올해 7월 자율주행자동차 임시운행허가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원격시험운전자가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비상 상황에 대응하도록 하는 내용을 제시했다. 다만 이는 현행 실증·시험운행 단계의 제도인 만큼 향후 레벨4 상용화에 맞춘 책임 체계는 추가적인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사고 보상부터 상품 개발까지…주행 데이터 핵심

보험업계에선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어떻게 입증하느냐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의 조작뿐 아니라 센서와 소프트웨어, 지도·통신 인프라 등 다양한 요소가 차량 운행에 관여한다. 

이 때문에 실제 자율주행 과정에서 축적되는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사고 당시 자율주행모드 작동 여부와 운행 가능 영역 준수 여부, 시스템의 작동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어야 사고 원인을 가리고 적절한 보상 기준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광주 자율주행 실증사업을 통해 향후 자율주행차 보험상품과 보상 서비스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올해 광주에서는 레벨4 자율주행차 200대를 대상으로 실증이 진행된다.

삼성화재는 이 실증사업을 위해 기존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을 결합한 전용보험도 설계했다. 자율주행차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차보험을 통해 피해자를 우선 보상하고, 이후 사고 원인에 따라 책임 주체에 구상하는 방식이다.

자율주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위험은 일반보험으로 보완한다. 차량·센서 결함이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오류뿐 아니라 운송 플랫폼의 운영·관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사이버 해킹 등 기존 자동차보험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위험까지 보장 범위를 넓혔다. 광주 실증사업에서 사고당 보상한도는 100억원, 연간 총 보상한도는 300억원 수준으로 설계됐다.

다만 차량 제조사나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보험사가 어떻게 확보하고 활용할 것인지는 과제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 항목을 표준화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사고에서는 사고 원인을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중요하다"며 "데이터 공유와 표준화가 보상과 과실 산정의 중요한 전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료도 '운전 방식' 따라 달라질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보험료 산정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차량의 자율주행 시스템과 실제 운행 데이터를 활용해 위험도가 낮은 차량이나 운행 방식에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방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에서는 자율주행 기능 사용에 따른 보험료 할인 사례도 나오고 있다. 미국 온라인 인슈어테크 기업 레모네이드는 테슬라 차량 운전자가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을 켜고 주행하는 거리(마일)에 대해 보험료를 50% 할인한다. 다만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할 때만 할인이 적용되는 방식이어서 전체 보험료가 절반으로 낮아지는 구조는 아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할 때 보험료를 할인하는 방식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며 "자율주행뿐 아니라 레벨2 플러스 같은 단계에서도 안전운전 데이터에 따라 적극적인 보험료 할인 정책이 적용될 수 있고 이에 맞춰 보험사도 적정 보험료와 요율을 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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