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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푸라기]'7년이면 원금 받는' 700종신, 이제는 안 돼요

  • 2026.09.26(토) 12:00

환급률 급등 막고 사망보험금 체증률도 제한
7년차 환급률 100% 맞추던 상품 설계 어려워져
'원금 도달' 늦어지면 가입 유인도 약해질 듯

최근 생명보험업계에서 판매가 늘었던 이른바 '700 종신보험'에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보험료를 장기간 납입하면서도 가입 후 7년 시점에 해약환급금이 납입보험료 수준에 도달하도록 설계한 상품인데요.

여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사망보험금까지 늘어나는 체증형 구조가 결합되면서 소비자들에게는 '7년만 유지하면 원금을 100% 돌려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처럼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1일 오후 6시 이후부턴 이런 식의 상품을 새로 설계해 판매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금융당국이 특정 시점에 해약환급금이 급격히 늘어나거나 보험료를 넘어서는 구조를 제한하고 사망보험금의 체증률에도 기준을 두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700 종신은 해약환급금을 납입기간 중이나 납입기간 후에도 계약자적립금의 0~50% 수준으로 지급하고, 보험기간 전체에서 환급률이 10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과도한 사망보험금 체증률도 연 5~10% 수준으로 제한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볼까요. ▷관련기사: [인사이드 스토리]단기납 이어 '700종신' 자꾸 나오는 '변종 보험' 왜(2026년 9월22일)

7년 차에 '원금' 맞추던 구조 바뀐다고?

예를 들어 40세 남성이 A사 700 종신상품(주계약 1500만원·월 보험료 25만원·20년 납입)에 가입했다고 가정해 볼게요. 월 25만원이면 1년에 300만원, 7년 동안 총 2100만원을 내게 됩니다. 

B사 상품의 기존 환급률 구조를 적용하면 3년이 경과했을 때 900만원을 납입하고 해약환급금은 180만원(20%), 5년 경과 시 1500만원을 내고 900만원(60%)을 받습니다. 7년 후엔 환급률이 100%로 올라 해약환급금이 납입보험료와 같은 2100만원이 됩니다.

원래 종신보험은 사업비와 보장 비용을 떼기 때문에 실제 쌓이는 돈인 '계약자적립금'은 가입자가 낸 '총보험료(2100만원)'보다 훨씬 적습니다. 예를 들어 적립금이 1400만원 수준이라고 가정할게요. 그럼에도 7년 차에 원금을 맞춰줄 수 있었던 건, 보험사가 특정 시점 실제 쌓인 적립금에 보너스를 얹어 원금 100%를 맞춰줬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이 문제 삼은 것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특정 시점에 환급금이 급격히 뛰도록 설계해 가입자에게 '7년만 버티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착시를 주고 저축성 상품처럼 오인하게 만들어서입니다. 또한 7년이 지난 직후 대량 해지가 발생할 경우 보험사가 받게 될 재무적 충격도 고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해약환급금을 계약자적립금의 0~50% 수준으로 제한하고 보험기간 전체에서 환급률이 100%를 넘지 못하도록 기준을 세웠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제는 7년 동안 2100만원을 냈더라도 실제 쌓인 계약자적립금(예를 들어 1400만원)의 절반 이하만 환급금으로 인정됩니다. 결과적으로 내가 낸 원금 대비 실제 환급률은 약 33%(700만원가량)으로 대폭 낮아지는 셈입니다. 특정 시점에 환급률을 100%까지 껑충 끌어올리는 착시형 설계 자체가 아예 불가능해지는 겁니다.

사망보험금 체증률에도 연 5~10% 기준

이 상품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해약환급금만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망보험금도 함께 증가하는 체증형 구조가 결합돼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 예로 든 상품의 가입 직후 사망보험금은 1500만원이지만 가입 후 1년이 지나면 1800만원, 2년이 지나면 2100만원으로 올라갑니다. 7년이 지나면 사망보험금은 3600만원이 됩니다. 보험료를 계속 내면서 사망보험금이 단계적으로 커지는 방식입니다. 

이제는 사망보험금이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는지도 제한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가입 당시 사망보험금 1500만원에 연 10%의 체증률을 적용한다고 가정하면 가입 후 1년이 지났을 때 약 1650만원, 2년 후엔 약 1815만원, 7년이 지나면 약 2659만원이 됩니다. 기존 사례의 7년 후 3600만원과 비교하면 체증 속도가 낮아지는 셈입니다.

다만 이는 단순 계산 예시일 뿐 실제 상품의 사망보험금은 보험료와 가입조건, 체증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가입이점이 사라지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환급률 규제와 소비자 선택권 사이

종신보험은 기본적으로 사망을 보장하는 상품인 만큼 해약환급금이나 환급률만 보고 저축상품처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 역시 종신보험을 저축성 상품처럼 보이게 만드는 환급률 부풀리기를 차단하고 보험사의 장기적인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다만 장기납 종신보험은 가입 초기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등의 영향으로 해약환급금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가능한 이른 시점에 납입보험료에 가까운 수준의 환급금을 확보하려는 소비자 수요도 꾸준했습니다. 종신보험에 건강보장까지 더하면 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사망보장을 기본으로 하면서 일정 기간 이후 환급금을 높이는 등 다양한 형태의 상품이 시장에 등장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번 조치는 '7년이면 원금'처럼 종신보험을 저축상품으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는 설계를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다만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의 형태와 보험사가 제공할 수 있는 상품 사이의 간극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는 또 다른 과제입니다. 소비자에게 잘못된 기대를 심어주는 설계는 막되, 상품 선택의 다양성까지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 균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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