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개인사업자가 영업점을 찾지 않고 부동산을 담보로 사업자금을 빌리는 비대면 대출 상품을 준비중이다. 5대 은행(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중에는 NH농협은행 다음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지난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줄였던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들어 비대면 보증서·담보대출을 잇달아 열며 문턱을 낮추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묶인 은행들이 사업자대출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해 연말 출시를 목표로 'KB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가칭)'을 준비하고 있다.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하는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3일 이 상품의 제휴보험사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비대면 부동산담보대출에서 문서위조·사기·선순위 담보권 등 등기부로 확인할 수 없는 권리 하자를 보상하는 보험사를 찾는 공고다. 제휴보험사 선정은 신상품 출시 전 단계다. 앞서 비대면 전세대출, 'KB달리자적금'을 내놓기 전에도 같은 방식으로 제휴보험사를 공개입찰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자대출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라며 "은행 업무의 비대면이 당연시되고 인터넷은행과 경쟁도 필요한 시점인 만큼 편리한 방향의 상품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개인사업자 대출을 줄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024년 말 325조6218억원에서 지난해 말 324조4325억원으로 1조1893억원(0.4%) 줄었다. 3년 만의 감소였다.
내수 부진과 고금리로 자영업자 연체율이 오르자 대출 문턱을 높였던 은행들은 올해 들어 다시 잔액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1조6982억원(0.5%) 증가해 지난해 줄인 만큼을 되돌렸다.
특히 하반기 들어 비대면 사업자 상품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서대출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옮겼고,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이달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비대면 보증부 대출을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4월 개인사업자, 6월 법인 대상 비대면 보증서대출을 출시했다.
KB국민은행이 '부동산담보'까지 비대면으로 열면 개인사업자의 대출 접근성은 더 높아진다. 창구에서만 취급하던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하는 곳은 5대 은행 중 NH농협은행이 유일하다. 지난해 6월 말 개인사업자 비대면 담보대출 상품의 판매를 종료한 우리은행은 다시 비대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면으로 잘 되던 상품을 비대면으로 옮기려면 보증기관과 전산을 연결해야 한다"며 "비대면 상품 출시는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 접근성과 편의성을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사업자 비대면 대출의 시작은 인터넷전문은행이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연이어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을 내놨다.
시중은행이 줄인 잔액도 인터넷은행이 흡수했다. 올해 상반기 말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조6870억원으로 1년 새 1조1480억원 늘었고, 케이뱅크는 3조3014억원으로 1조8575억원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부동산담보대출만 약 7000억원 불었다.
하지만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인해 새로운 포트폴리오가 필요해지면서 시중은행이 개인사업자 대출에 다시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경기에 따라 연체와 폐업이 크게 흔들리는 만큼 은행들이 신용 대신 담보·보증서부터 비대면으로 열어 위험을 낮추면서 자산을 늘리는 길을 택한다는 것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그동안 개인사업자가 지점으로 찾아오니 굳이 비대면을 만들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이 3~4년간 먼저 운영하며 편리함과 수요가 확인되자 시중은행도 문을 여는 듯 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