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백유진 기자]SK하이닉스 청주공장과 롯데아울렛 청주점 사이 교차로에는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 이질적인 건축물이 있다. 60m 높이의 나무 캐노피와 투명 유리의 외관으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표현한 '제네시스 청주'다. 자동차 전시장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새로운 시도다.
지난 4월 개관한 제네시스 청주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위치한 첫 거점이다. 하남, 강남, 수지, 안성에 이은 다섯 번째 전용 전시관으로, 현재까지 중 최대 규모(6953㎡, 약 2103평)다. 청주뿐 아니라 세종, 대전, 충주 등 지역에서 방문객이 꾸준히 늘어 개관 두 달 만에 방문객 1만명을 넘겼다. 충청도 교통 요충지인 청주에 자리해 향후 충청권 고객을 위한 거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처마·정자서 모티브…한국 美 담아냈다
전시장 외관에서부터 차량 디자인 곳곳에 '한국의 미'를 더하는 제네시스의 정체성이 드러났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길게 뻗은 나무 캐노피다. 이는 전통 '처마'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으로, 청주의 풍부한 수목을 연상하도록 목재로 이뤄져 있다.
문정균 제네시스 공간경험실장은 "첫 지역거점인 만큼 청주 지역의 문화 고유성을 담고자 했다"며 "캐노피는 고객과의 만남을 환대하고 배웅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제네시스 청주 공간 곳곳에는 장인정신과 한국적 미감이 채워져 있다. 건물 외관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경회루'의 느낌을 내기 위해 3면을 유리로 설계했다. 자연 채광을 최대한 활용해 열린 공간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덕분에 건물 내부 전시장에 놓인 차량도 자연광 아래에서 보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 일반적인 전시관에서 볼 수 있는 조명 연출이 아닌 통창 유리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으로 실제 도로에서 보는 것과 비슷한 차량 색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내부에 마련된 상담 공간 '브랜드 큐브'에서도 한국의 미가 가미된 디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브랜드 큐브는 대화와 교류를 상징하는 '정자'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전시·상담 공간을 분리하는 가림막도 접합 유리 사이 한지 소재를 더해 전통적인 느낌을 살렸다.

전시장 넘어 문화 공간으로
특히 제네시스 청주는 일반적인 자동차 전시장을 넘어 다양한 문화 활동이 펼쳐지는 '복합 공간'을 콘셉트로 한다. 이곳에서는 제네시스의 전 라인업을 직접 보고 시승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전시와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5층에서는 금속공예 작가 조성호와 협업한 개관 기념 특별전 '시간의 정원'이 진행 중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고객에게 보이지 않는 디테일을 선사하는 제네시스의 브랜드 방향성과 조성호 작가의 작품 세계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첫 번째로 협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시간의 흔적이 남아있는 사물이나 공간을 금속으로 재현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한 '제네시스 저니(Journey)'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여정을 작가의 시선으로 담은 작품이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의 제네시스 엠블럼을 금속 위에 순차적으로 배치했다.
조성호 작가는 "이번 작업을 하며 제네시스 차량을 처음으로 세세하게 보게 됐는데 전체적인 역동성 안에서 디테일이 살아 있는 면들이 제 작업과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며 "제네시스의 선도적인 측면이 작가로서 공감돼 먼저 협업을 제안해줘 감사했다"고 전시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제네시스는 향후에도 5층 공간을 지역 문화와 자동차 브랜드 접점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다. 오는 9월에는 청주공예비엔날레를 기념해 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 및 한국공예관과 함께 진행하는 특별 전시도 예정돼 있다.
고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조성호 작가와의 토크를 비롯해 한지 무드등 만들기, 빛, 색, 질감을 활용한 레진 아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다. 현재까지 80명 이상이 참여해 좋은 반응을 보였다는 게 제네시스 측 설명이다.

향기 마케팅까지…지역 허브 거듭날까
제네시스 청주는 브랜드 가치를 심어주기 위한 특별 공간 외에도 차 전시관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었다. 제네시스 청주에는 G90, GV80 등 총 10여종의 차량이 전시돼 있다. 3층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전기차, 4층은 세단 위주 전시가 이뤄진다.
제네시스는 고객이 편하게 차량을 둘러볼 수 있도록 차량 사이 공간을 넓게 배치했다. 차량 간의 차이를 정확히 비교할 수 있도록 차량을 순차적으로 배열했다. 예를 들어 3층에는 GV60, GV70, GV80이 안쪽에서부터 차례대로 전시돼 있었다.

전시 차량은 모두 시승이 가능하며, 시승 라운지는 1층에 별도로 마련돼 있다. 특히 대청호를 경유하는 제네시스 청주만의 특화 '시그니처 코스'가 인기다. 회사 관계자는 "제네시스 청주 특화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매일 조기 마감된다"고 언급했다.
제네시스는 전시장을 고객이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휴식 공간도 여유 있게 만들었다. 6층 커뮤니티 라운지에서는 커피와 음료를 무료로 마시며 차량 카탈로그를 볼 수 있다. 실제 현재 제네시스 청주 방문 고객 10명 중 8명 이상이 라운지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 차량 보유 고객이라면 사전 예약을 통해 '오너스 라운지'를 사용할 수도 있다.

제네시스는 청주 지점에서만 맡을 수 있는 '향기 경험'도 제공한다. 라운지가 위치한 6층에서는 집처럼 편안한 '커밍홈(Coming Home)', 3~4층 쇼룸에서는 깊이 있는 자연의 향인 '다운 투 얼스(Down to Earth)' 등 층별로 다른 향을 배치했다.
송민규 제네시스사업본부장(부사장)은 "제네시스 청주는 양질의 재료와 장인정신을 쏟아부은 자동차 체험 공간이자 제네시스 브랜드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며 "차와 브랜드를 넘어 지역 커뮤니티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 번 오면 또 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