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집단 구금 사태와 관련해 "비자 쿼터 확보 등 구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의 경제현안 정책 간담회 인사말에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구금 사태가 정부의 신속한 대응으로 사흘 만에 타결된 데 대해 경제계를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미국 내 우리 국민의 안전과 기업의 원활한 경영 활동을 위해 재발 방지 대책과 비자 쿼터 확보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 민주당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 ‘HL-GA’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체류 단속을 벌여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만 300여 명에 달했다. 경제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인 전문직 비자쿼터 신설 필요성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최 회장은 또 "우리 경제의 성장 정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2015~2019년 연평균 2.7% 성장하던 경제가 코로나 이후 5년간 2.0%로 떨어졌고 올해는 0%대 성장에 그칠 전망"이라고 짚었다. 이어 "향후 5년간도 1%대 성장이 예상돼 경제 체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라며 "성장이 뒷받침돼야 민생이 회복되고 글로벌 경쟁에서도 국력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세 정책 여파로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수출 중심 성장 전략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정부가 내세운 AI 대전환과 첨단산업 육성 중심의 초혁신 경제 구상에 국회 차원의 입법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규제 개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여전하고 성장할수록 보상은 줄고 부담은 커지는 현 제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며 "경제단체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며, 수시로 정책 제언을 드리고 연말에는 이를 종합해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 이언주 최고위원, 한정애 정책위 의장 등이 참석했다. 정 대표는 "공정 경제는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고 활력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경제계와 정기적 소통을 통해 균형점을 찾겠다"고 화답했다.
비공개로 이어진 논의에서는 △대미 관세와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 부활 정책) 협상 대응 △상법·노조법 개정에 따른 우려 △과도한 경제형벌 합리화 △RE100 산업단지 조성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경주 APEC 정상회의 지원 방안 등이 다뤄졌다.
경제계에서는 최 회장을 비롯해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하범종 LG 사장,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 이태길 한화 사장 등 주요 기업 인사들이 참석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전달했다. 이번 간담회는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주당과 재계가 정책 현안을 두고 본격적으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