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인사이드 스토리]완성차 '수리비' 경쟁력 작정하고 따져보니

  • 2026.05.01(금) 15:00

부품 가격 상승에 수리 시장 규모 최대 10조 추산
수리 가격 숨기는 완성차…통일 어렵고 구매 축소 우려
앞 범퍼로 따져 본 '수리비 경쟁력'…현대·기아 압도적

자동차를 구매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요인은 뭐가 있을까요? 차량의 가격, 디자인, 성능 등 다양하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사후관리비일 겁니다. 자동차는 오랫동안 사용 가능한 재화인 내구재로 분류되지만 고속으로, 자주 주행하는 만큼 부품의 마모 정도도 다른 내구재보다 심하죠. 그만큼 고쳐야 하는 빈도가 높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수리비 자체도 꽤 비쌉니다. 자동차보험이 법적으로 의무화된 것도 사고 피해자를 보호하고, 운전자가 최소한의 배상 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고가 차량과 전기차가 늘면서 대물 피해 부담도 커지고 있죠.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자동차 브랜드에 따라 수리비가 천차만별인 점인데요. 사후관리 측면에서는 어느 자동차 브랜드가 가장 경쟁력이 있을까요?

'헉' 소리 나는 자동차 수리 시장

보험개발원의 '2026년 자동차 보수용 부품 수요 분석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2024년 기준 자동차 사고 처리 과정에서 보험사가 지급한 보수용 부품비 규모는 약 4조원에 이릅니다. 

이같은 추세는 점점 확대되고 있는데요. 자동차 부품비가 매년 상승하면서죠.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보험사고 지급 부품비 규모는 △2020년 3조640억원 △2021년 3조1843억원 △2022년 3조3927억원 △2023년 3조6603억원 △2024년 3조9670억원으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수리를 위해 사용된 공임비와 도장비용 등과 보험처리가 어려운 소모품, 마모 부품 교체 비용까지 합하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4곳의 물적 담보 지급보험금 규모와 이들의 점유율 등을 고려하면 자동차 수리 시장 규모는 1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럼 어느 부위가 손상됐을 때 수리비가 가장 비쌀까요? 완성차 업계에서 현재 가장 비싼 수리비용이 청구되는 부품은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라는 평가입니다. 전기자동차 가격 중 가장 비중이 큰 게 배터리 가격이라고 할 정도로 매우 고가의 부품이거든요. 전기차 배터리는 손상 부위와 제조사 정비 기준에 따라 모듈 단위 수리보다 팩 단위 교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수천만원의 수리비 청구서가 날아옵니다. 

최신 출시된 자동차의 첨단 헤드램프도 고장 시 골치가 아픈 부품입니다. 연식이 오래된 모델들과 달리 최신 자동차 모델들의 헤드램프에는 LED부터 컴퓨터 모듈까지 다양한 장치가 탑재되거든요. 저렴한 브랜드라도 첨단 헤드램프가 고장나면 한쪽에 수백만원 이상의 수리비가 예상되죠. 

또 최신 모델 차량은 차량 앞쪽에 위치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센서 역시 높은 수리비가 책정되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자율주행을 위한 센서들이 몰려 있어서죠. 특히나 이 부품들은 앞범퍼 부분에 장착된 경우가 많아서 과거 작은 충돌로 앞 범퍼 파손 시보다 훨씬 높은 수리비 청구서를 받게 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완성차 시장의 전동화와 첨단 기술 도입으로 인해 수리비도 같이 상승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프런트 범퍼로 본 수리비 경쟁력

사실 차의 어느 부분이 고장났을 때 어느 정도의 수리비가 청구될지에 대한 통계는 완성차 기업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습니다. 자동차 수리 시 수리해야 하는 부분이 워낙 다양해서 일률적으로 수리비를 공개하는 게 쉽지 않아서입니다.

또 자동차 수리 시 비중이 큰 각종 공임비와 도장비는 사업장별로 차이가 커 평균을 내기가 쉽지 않죠. 자동차 판매 시 소비자들이 평균 수리비용을 구체적으로 인지한다면 수리비 부담에 차량을 구매하지 않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고가의 프리미엄 자동차일 경우 부품 가격 역시 높기 때문에 차량 가격과 비례한다고 볼 여지도 큽니다. 실제 보험연구원의 '자동차 부품비 증가의 영향과 개선 과제' 보고서에는 수입차의 건당 수리비가 국산차의 2.6배, 부품비는 3.7배라고 분석했는데요. 이는 차량에 들어간 부품이 국내 생산 제품이 아니어서 발생하는 물류비 영향도 있지만 애초에 단가 자체가 높은 부품을 쓰는 게 원인이기도 합니다.

사고 시 많이 수리되는 부품별 비용 차이를 확인하면 전체적인 수리비 차이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국산차와 외산차 모두 프런트 범퍼 교체로 인한 수리가 가장 잦다고 합니다. 최근 차량은 전방 범퍼와 그릴 주변에 ADAS용 레이더·센서가 배치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 외장 부품처럼 보이는 범퍼 수리도 센서 교체·보정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최근 자동차 산업 흐름과도 연관이 깊죠.

이를 바탕으로 프런트 범퍼의 대략적인 교체비용을 브랜드별 차량 공식 수리점, 사설 업체 등에 확인해봤는데요. 가장 저렴한 곳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였습니다. 국내에서 생산하고 국내 부품을 사용하는 데다가 차량 가격 역시 대중화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죠. 게다가 국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수리를 위한 인프라 역시 압도적으로 보유하고 있어 가장 저렴한 측에 속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대표 모델인 디 올 뉴 그랜저(GN7)의 경우 프런트범퍼 교체 시 70만원~90만원가량으로 책정됐습니다. ADAS 부품까지 교체한다면 많게는 160만원 선입니다. 기아의 더 뉴 소렌토의 경우 프런트 범퍼만 교체 시 60~85만원, ADAS 부품 교체 시 150만원 정도가 책정됩니다. 

국내 중견 3사의 경우 교체 비용이 10~20%가량 더 높습니다. KG모빌리티의 토레스는 단순 파손으로 인해 프런트범퍼를 교체할 때 80만원~100만원, 전면 레이더 및 센서까지 교체할 경우 170만원의 수리비가 들어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국내에서 생산하기는 하지만 해외 부품을 가져다 쓰는 르노코리아(그랑 콜레오스)와 한국GM(트랙스 크로스오버)은 이보다 20만원가량 더 비싸다고 합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국내산 차량이더라도 첨단 시스템 유무와 함께 차량 모델 프론트 범퍼 디자인이 복잡해지면서 수리비가 상승하고 있다"라며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경우 워낙 인프라가 넓어 부품 공급도 원할하지만 중견 3사는 그렇지 못한 점도 수리비 상승에 연계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차량이 '프리미엄'급으로 올라가면 상승폭이 더욱 확대됩니다. 현대차라고 하더라도 제네시스 급의 프리미엄 라인이라면 더욱 비싸지죠.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프런트 범퍼에는 크레스트 그릴, 프리미엄 도장 공임으로 단순 외관 파손으로 인한 교체 시에도 대중적인 현대차와 기아의 모델보다 부품단가가 30만원 이상 올라간다고 합니다. ADAS 관련 센서까지 교체해야 된다면 200만원 이상의 비용이 청구된다고 하네요. 

수입차의 경우는 더욱 가격이 비싸집니다. 프런트 범퍼 ADAS 센서 등 교체까지 고려할 경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 시리즈, 아우디 A6는 500만원 이상의 수리비를 감안해야 합니다. 

이처럼 확연한 차이엔 자동차 수리를 위한 인프라 영향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수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얼마나 갖췄는지에 따라 접근성, 부품 공급에 따른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겠죠. 실제 현대차와 기아의 정비망은 국내에 약 2000곳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약 400곳, 한국GM은 약 380곳, KG모빌리티는 약 320곳이었고요. 수입차의 경우 BMW 약 82곳, 메르세데스-벤츠 약 73곳, 아우디 약 37곳이라고 합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