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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리그테이블]③현대차그룹, 고전한 실적보다 투자방식에 더 방점

  • 2026.08.28(금) 06:50

현대차부터 기아까지…주력사 수익성 악화 직면
달라진 현대차 투자 방식…'기반' 다지기 끝났다

현대자동차그룹에게 올해 상반기는 녹록지 않았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해서다. 일부 계열사가 이익을 늘리며 선방했지만 그룹의 양대 축인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는 무거운 상반기를 보냈다.

실적보다 주목할 대목은 그룹의 핵심인 현대차의 투자 흐름이다. 상반기부터 현대차가 그간 축적해온 미래기술을 실제 차량에 적용, 투자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다. 현대차가 축적해온 기술 활용이 본격화 하면 여러 계열사로 확산될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그룹 차원에서도 일보 전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양 날개 수익성 꺾인 현대차그룹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연결 기준 매출은 95조1542억원, 영업이익은 5조365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8% 감소했다.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기아도 고전했다. 올해 상반기 기아의 매출은 62조5389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조83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줄었다. 판매 자체는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미국 자동차 관세와 원재료비 상승, 공급망 차질,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부담 등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비자동차 계열사의 실적은 엇갈렸다. 현대글로비스의 상반기 매출은 16조51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 감소한 1조165억원이었다. 현대로템도 매출은 18.1% 증가한 3조63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0.8% 줄어든 4566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제철 역시 매출은 2.9% 증가한 11조8470억원, 영업이익은 11.2% 감소한 73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모비스와 현대건설, 현대오토에버는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현대모비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7778억원, 현대건설은 4427억원, 현대오토에버는 111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달라진 현대차의 투자 방식

상반기 실적과 별개로 눈여겨볼 부분은 그룹의 핵심인 현대차의 미래기술 투자 방식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미래사업 투자 방식의 흐름이 지난해와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주요 미래사업 법인 가운데 신규 출자가 확인되는 곳은 미래 신사업 투자·관리 법인 HMG 글로벌이다. 현대차는 HMG Global에 약 1563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반면 자율주행 업체 모셔널과 미래항공모빌리티(AAM) 개발업체 수퍼널 수퍼널에는 상반기 추가 출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변화는 더욱 선명하다. 당시 현대차는 HMG 글로벌에 약 3853억원, 모셔널에 3161억원, 수퍼널에 1941억원을 출자했다. 세 법인에 투입한 금액은 약 8954억원에 달했다. 올해 같은 기준으로 확인되는 출자액은 1563억원으로 1년 사이 약 82.5% 감소한 것이다.

'수혈'은 줄었지만 이를 미래기술 투자 축소로 보기는 어렵다. 자체 연구개발(R&D) 지출은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연결 기준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활동 총 지출액은 2조3844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2528억원보다 약 5.8% 증가했다. 외부 법인에 대한 직접적인 자본 투입은 줄었지만 내부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에 적용하기 위한 지출은 확대됐다는 의미다.

특히 전체 연구개발 지출에서 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41.1%에서 올해 42.6%로 높아졌다. 회계상 개발비는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완성 가능성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한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자산으로 인식된다. 단순 선행연구보다 실제 제품 개발에 가까운 단계의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이를 종합하면 과거 자율주행과 미래항공교통(AAM) 등 신사업 법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기술과 조직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축적한 기술과 데이터를 자체 연구개발과 실제 양산차 개발로 연결하는 쪽으로 투자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현대차가 내놓은 계획과도 연결고리가 이어진다. 현대차는 최근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가 확보한 데이터를 연결해 인공지능 성능을 높이는 '데이터 플라이휠'을 구축하고 이를 소프트웨어중심차(SDV)와 자율주행 차량에 적용한다는 계획을 구체화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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