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통합이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23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연간 매출 20조원을 훌쩍 넘기는 글로벌 대형 항공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다만 외형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들어 대규모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두 회사를 하나로 묶는 과정에서 최대 1조원에 달하는 통합비용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통합 대한항공의 핵심 과제는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을 정상화하는 동시에 중복 노선과 정비·IT 등 비용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통합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외형 확대를 실제 이익 증가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통합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아시아 대형 항공사로 '우뚝'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의 매출은 5조19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26% 늘어나며 역대 2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통합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같은 기간 매출은 1조5470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7.7% 줄었다. 화물사업 매각에 따른 매출 감소 등을 감안하면 여객을 중심으로 한 사업 외형은 상당 부분 유지했다는 평가다.
두 항공사의 2분기 매출을 단순 합산하면 6조5669억원에 달한다. 합병 이후에는 내부거래 제거와 노선 재편 등에 따라 실제 매출 구조가 달라지지만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규모다.
글로벌 주요 항공그룹과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중국 3대 국유 항공사와 싱가포르항공그룹 등에 이어 최상위권에 속하는 외형을 갖추게 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업결합 승인 과정에서 일부 노선과 슬롯을 경쟁사에 넘기는 등 양사의 기존 매출을 통합 항공사가 그대로 가져가는 구조는 아니다"라면서도 "아시아 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상당한 규모의 대형 항공사가 탄생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덩치는 커지지만 실속은 '물음표'
문제는 수익성이다.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은 261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29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영업손익을 단순 합산하면 333억원 적자가 된다.
이를 향후 통합 대한항공의 실제 실적으로 볼 수는 없다. 합병 이후에는 노선과 조직, 비용 구조가 달라지고 아시아나의 올해 실적에도 화물사업 매각과 유가·환율 상승, 통합 준비비용 등의 영향이 반영돼 있어서다. 합병 직후 아시아나항공의 부진한 수익성이 통합법인의 이익 개선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두 회사를 하나로 묶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전략을 분석한 결과 통합 과정에서 약 9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IT와 정비체계, 해외 지점, 구매계약 등 사실상 항공사 운영 전반을 하나의 체계로 만드는 과정에서 향후 수년간 관련 지출이 이어질 전망이다.
통합 이후에도 항공기 도입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아시아나의 수익성을 정상화하는 동시에 최대 1조원의 통합비용을 소화하고 기재 투자까지 이어가야 하는 만큼 통합 초기에는 현금흐름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역시 이를 고려해 통합 시너지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합병 이후 중복 노선을 조정하고 정비·구매·IT 등 비용 구조를 일원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환승 수요를 확보해 연간 3000억원 이상의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 시너지가 발생하면 빠르면 2028년 말에서 2029년 초께 누적 통합비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숫자' 그 이상의 통합도 필요
매출과 영업이익 등 숫자뿐 아니라 여객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도 과제다. 대한항공은 화물과 여객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있지만 글로벌 대형 항공사로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통합 이후에도 높은 수준의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서로 다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서비스 체계를 얼마나 빠르게 하나로 맞추느냐가 관건이다. 통합 초기 두 회사의 서비스 수준과 운영 방식에 차이가 이어질 경우 고객 입장에서는 같은 대한항공을 이용하면서도 항공편이나 기재에 따라 서로 다른 경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스카이트랙스(Skytrax)가 발표한 '세계 100대 항공사' 순위에서 7위에 올랐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41위에 이름을 올렸다. 양사 간 서비스 경쟁력 격차를 통합 이후 얼마나 빠르게 좁힐 수 있느냐도 통합 대한항공의 글로벌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현재 여객 서비스 체계를 아시아나항공에도 그대로 정착시키는 것이 단기간에 끝날 수 있는 작업은 아니다"라며 "양사가 운용하는 기재와 좌석 사양, 대고객 시스템, 기내 서비스 기준 등이 서로 다른 만큼 이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외형 통합보다 오히려 이러한 운영체계의 통합이 더 어려운 작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도 이 같은 과제를 인식하고 합병 이후 모든 서비스를 한 번에 바꾸기보다는 통합 전부터 고객 접점별로 체계를 맞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이전하고 대한항공 라운지와의 이용 체계를 연계한 데 이어 좌석번호 체계도 순차적으로 대한항공 기준에 맞추고 있다. IT 시스템 통합과 직원 교육·훈련 등 운영체계를 일원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다만 좌석과 기내 설비처럼 운용 기재에 따라 달라지는 물리적인 서비스까지 단기간에 동일하게 맞추기는 쉽지 않다. 대고객 서비스의 핵심 중 하나인 양사 마일리지 통합방안 역시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통합 대한항공의 핵심 과제는 커진 외형을 얼마나 빠르게 수익성과 서비스 경쟁력으로 연결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