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영풍이 석포제련소 환경정화 충당부채를 과소계상했다고 판단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영풍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영풍의 환경정화 충당부채 회계처리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4개 지적사항 가운데 3건의 위반동기를 '고의'로 판단했고 증권선물위원회 역시 이 판단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증선위 의사록 등을 살펴보면 증선위는 영풍의 사업보고서와 연결감사보고서 등에 대한 조사·감리 결과 조치안을 심의하면서 환경정화 충당부채 관련 위반동기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금감원은 고의로 판단한 3건의 경우 환경당국의 정화명령이 있었고 충당부채 금액을 추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회사가 인지하고 있었다고 봤다.
반면 영풍은 일부 정화명령의 경우 서울 본사 재경팀이 석포제련소 정화팀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보고받지 못해 회계처리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소명했다. 영풍 측은 서울 본사와 석포제련소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데다 내부 업무 프로세스와 부서 간 정보전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증선위는 영풍 측 소명 등을 검토한 뒤 회계처리기준 위반동기에 대한 '고의' 판단을 유지했다. 회사 측 해명대로라면 재무제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환경규제 정보가 현장 환경조직에서 본사 재무조직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의미여서 단순한 부서 간 소통 문제를 넘어 내부보고 및 재무보고 관련 내부통제 체계가 적절하게 작동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감사와 금융당국 감리 과정에서 자료와 정보가 제대로 제공됐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내부통제 체계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증선위 심의에 참석한 감사인 측은 2021년과 2022년 감사 당시 변동된 정부 공문과 토지정화계약서 등을 요청했지만 제련소 주변 지역의 자연기원 불승인 공문과 2022년 추가 체결된 토지정화계약서를 회사로부터 제시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관련 자료가 감사인에게 적시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영풍 측은 감사인이 해당 공문과 추가 계약서를 구체적으로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2023년 임야 정화명령 역시 재경팀 자체가 정화명령의 존재를 보고받지 못했기 때문에 감사인에게 설명하거나 2025년 감리 과정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소명했다.
현장 환경조직에서 본사 재무조직으로, 다시 외부감사인과 금융당국으로 이어져야 할 중요 정보가 여러 단계에서 원활하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회사 측 설명과 감사인 진술을 종합하면 영풍의 회계 관련 내부통제 체계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영풍은 금융당국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및 제재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법원은 일부 주요 제재의 효력을 본안 판단 때까지 정지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