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8336억원을 투자해 육상 발전용 엔진 생산능력을 키우면서 2030년에는 육상 발전용 엔진이 선박용 엔진 생산능력을 뛰어넘게 됐다. 육상 발전용 엔진은 인공지능(AI) 전력 공급원으로, AI가 HD현대중공업의 '심장'인 엔진의 사업구조 자체를 바꾼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엔진 사업의 무게중심을 '선박'에서 '육상 발전'으로 옮기고 있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의 힘센엔진의 생산능력은 선박용 2.3GW, 육상 발전용 0.7GW 등 총 3GW다. 이를 2030년에 선박용 3.2GW, 육상 발전용 4GW 등 7.2GW로 확대한다. 2030년부터는 육상 발전용 엔진 생산력이 선박용을 앞지르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HD현대중공업은 3GW 규모 육상 발전용 힘센엔진 공장 건설에 8336억원을 투자한다. 울산 울주군 온산읍 21만 5000㎡(6만5000평) 부지에 들어서는 엔진조립·시운전 공장과 크랭크샤프트(피스톤 왕복을 회전 운동으로 바꾸는 부품) 가공 공장 등을 갖춘 육상 발전용 힘센엔진 생산기지로, 2028년 완공 목표다. 새 공장이 완공되면 육상 발전용 힘센엔진 생산능력은 4GW로 확대된다.
힘센엔진은 HD현대중공업이 100억원을 넘게 투자해 10년여 간의 연구 끝에 2000년 개발한 중소형 선박용 엔진이다. 현재 힘센엔진은 선박용 발전기 중속엔진 분야에서 세계 1위(점유율 35%)를 지키고 있다. 올 상반기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부문 매출은 1조8753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 엔진기계부문 영업이익은 421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2%가 넘는다. 조선부문(영업이익률 16%)보다 알짜 사업인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 중심의 엔진사업을 2005년부터 육상 발전용으로 확대했다. 선박용 힘센엔진에 발전기를 연결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주요 공급처는 발전소 건설이 어려운 개발도상국이나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광산·공장이었다. AI 시대가 열리면서 발전용 엔진 시장 성장 속도에 가속이 붙었다. 데이터센터 전력용으로 육상 발전용 엔진이 떠오르면서다. 올 상반기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 가동률은 112%를 넘기며, 풀가동되고 있다.
현재 육상 발전용 엔진 시장은 핀란드 바르질라(Wartsila)가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AI 시장이 커지기 전 상황으로, HD현대중공업은 이번 투자를 통해 점유율을 확 키울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한화그룹도 육상 발전용 엔진 사업을 노리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2024년 한화엔진(옛 HSD엔진)을 2303억원에 인수했고, 한화엔진은 지난 4월 노르웨이 전기추진·전력 자동화 시스템 기업 SEAM을 3065억원에 인수했다. 지난달 한화엔진은 창원시에 선박 내 발전용으로 사용되는 중속엔진 공장을 착공하며, 발전엔진 시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가 열리면서 선박용 엔진이 데이터센터 등 전력 공급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HD현대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힘센엔진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한화도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