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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서 말의 '자율주행 데이터'를 제대로 꿸 수 있을까

  • 2026.09.15(화) 06:50

현대차, 자제 AI 자율주행 2029년 양산 목표
세계 3위 판매량·데이터 질 집중…'기대요인'
앞서가는 경쟁사·데이터 확보 불확실성 '우려'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체 자율주행 인공지능(AI)의 양산 시점을 2029년 하반기로 못 박으면서 완성차 업계에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후발주자로 평가받는 현대차그룹이 기술 격차를 인정하고 완성도와 데이터 확보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한 가운데 앞으로의 3년이 판을 뒤집을 기회가 될지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관건은 현대차그룹이 가진 세계 3위권 양산 능력을 실제 자율주행 경쟁력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하느냐다. 연간 700만대 이상의 판매 기반을 통해 표준화된 센서와 컴퓨팅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을 늘리고 여기서 확보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AI 학습에 활용하느냐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 포티투닷 본사에서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를 열고 자체 자율주행 기술 개발 전략 및 양산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8년까지는 엔비디아와 협업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선보이고 2029년에는 자체 AI를 탑재한 자율주행 차량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기대요인① 글로벌 3위 체급

현대자동차그룹이 2029년 내놓을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기대감은 3년간 데이터를 쌓을 수 있는 '판매고'에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 세계 190여개 국가와 지역에서 연간 70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한다. 토요타그룹,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다. 

자율주행 경쟁력과 판매량을 동일선상에 두기는 어렵다. 팔리는 차량이 '자율주행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한다면 높은 판매고를 자율주행 경쟁력으로 연결지을 수 없어서다. 이에 현대차그룹도 단순히 차를 많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3년간 데이터 수집 인프라 확충을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차량별로 제각각이던 센서 체계도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10'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표준화한다. 서로 다른 차량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동일한 기준으로 축적하고 AI 학습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향후 생산되는 차량에 유사한 카메라·레이더·초음파 센서 구성을 가능한 많이 적용할 경우 한 차종의 자율주행 취약점을 다른 차종의 AI 학습에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그룹이 양산 능력을 실제 AI 경쟁력으로 바꿀 수 있다면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기대요인②  데이터 '질' 올인

현대차그룹이 내세우는 또 다른 강점은 데이터의 '질'이다. 단순히 주행거리와 데이터 양을 늘리는 대신 AI가 어려워하는 상황을 집중적으로 찾아 학습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가장 먼저 앞세우는 건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이다. 단순히 주행 데이터를 많이 쌓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도로에서 확보한 데이터 가운데 자율주행 AI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골라 재학습시키고 이를 검증한 뒤 개선된 모델을 차량에 재배포하는 선순환 구조다. 차량이 다시 도로를 달리며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하면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수집·학습·검증·배포의 반복 속도를 높여 데이터의 질을 고도화 한다는 방침이다.

수만개의 데이터 중에서도 의미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도 현대차가 내세운 강점이다. '하드 이그잼플 마이닝(Hard Example Mining)'으로 AI가 오인식하거나 판단하기 어려운 주행 상황을 선별하고 이를 반복 학습에 반영하는 '컨티뉴어스 트레이닝(Continuous Training)' 체계 구축이 대표적이다.

박민우 포티투닷 사장이 부임 직후 가장 먼저 'SER(Special Event Recorder)'을 챙긴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SER은 급가속·급제동이나 운전자의 자율주행 해제 등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순간을 자동으로 기록해 AI 학습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데이터의 절대량보다 학습 효율을 높여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테슬라 등 경쟁업체가 이미 쌓아놓은 막대한 실도로 데이터를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다면, AI가 취약한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내고 이를 얼마나 빨리 재학습시키느냐로 승부하겠다는 거다.

현대차그룹이 데이터 플라이휠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차량에서 문제 상황을 발견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해 AI를 다시 학습시켜 개선된 모델을 차량에 배포한 뒤 또다시 데이터를 확보하는 주기를 최대한 빠르게 돌리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데이터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데이터가 실제 성능 개선으로 연결되는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우려요인① 누구에게나 공평한 3년의 시간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부담은 2029년이라는 자체 기술 양산 시점이다. 현대차그룹은 기술 개발이 지연된 것이 아니라 완성도가 높은 제품을 내놓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간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경쟁사에도 같은 3년이 주어진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이미 미국 일부 지역에서 안전요원 없는 로보택시 운행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전용 로보택시 사이버캡 생산도 시작했다. 샤오펑은 올해 자체 기술로 개발한 L4 기준 로보택시 양산에 들어갔고 2027년에는 안전운전자 없는 여객 운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BYD 역시 L3·L4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자체 4나노 차량용 칩을 양산하는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E2E 기반 시스템을 양산하기 위해 앞으로 3년을 활용하는 동안 선두 업체들은 이미 상용화한 기술에서 다시 실도로 데이터를 얻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현대차그룹에 주어진 3년이 기술 격차를 좁힐 시간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현재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기간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자체 기술 완성까지 기다리지 않고 2028년부터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솔루션을 활용한 '레벨2+'와 '레벨2++' 기능을 먼저 양산하는 투 트랙 전략을 택했다.

우려요인② 판매량 700만대의 '과대포장'

현대차그룹은 연간 700만대를 판매할 수 있는 양산능력을 갖춘 만큼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한다. 다만 이렇게 양산된 차량 중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에 어느 정도의 차량이 실제 투입될 지는 미지수다. 

현재 상황을 보면 이같은 상황이 여실히 드러난다. 연간 수백만대를 판매하는 현대차그룹이지만 현재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 전용 차량은 약 40대에 불과하다. 2029년까지 자율주행 데이터 확보를 위해 표준화된 센서와 컴퓨팅 시스템이 적용된 차량의 양산 규모 역시 가늠하기 어렵다. 판매량 '700만대'라는 잠재력은 가졌지만 '700만대의 데이터'는 아니라는 거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고가 차종과 일부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차량의 보급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현대차그룹이 기대하는 '양산 규모의 데이터 경쟁력' 확보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모셔널과 웨이모 등을 통해 자율주행 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 같은 협업이 곧장 데이터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웨이모에 자율주행용 아이오닉5를 공급하고 있지만 웨이모로부터는 자율주행 센서 데이터를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웨이모에 차량을 공급하는 '파운드리' 역할을 한다는 게 박민우 사장의 설명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모셔널과 중국에서 사용하는 모멘타의 자율주행 기술 역시 당장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는 것은 아니다. 모셔널은 현재 고정밀지도 기반 기술을 사용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지정학적·데이터 규제 문제까지 고려해야 해서다. 

결국 현대차그룹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자 과제는 모두 '규모'에 기인한다는 평가다. 세계 3위권의 양산 능력을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망으로 얼마나 전환할지,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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