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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DX노조 새 지도부 '공동교섭' 압박…노태문 직접 소통 나선다

  • 2026.09.28(월) 14:03

DX 최대노조 새 지도부 출범…조합원 3만명 돌파
DS와 공동교섭 추진…성과급 격차 해소 전면에
이재용 자택 앞 농성 지속…노태문 내달 타운홀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삼성전자 가전·스마트폰·TV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최대 노동조합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이하 동행노조)이 새 지도부를 선출했다. 새 지도부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의 공동교섭을 추진할 방침이다. 사업부문별 실적에 따라 벌어진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갈등이 내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DX 내부의 불만이 커지자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도 다음 달 임직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선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손용호·안영득 후보는 차기 동행노조 위원장·수석부위원장 선거에서 9777표를 얻어 54.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지난 21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진행된 투표에는 조합원 62.1%가 참여했다.

동행노조는 DX 부문을 중심으로 빠르게 세를 키웠다. 지난 27일 기준 조합원은 3만935명으로 DX 전체 인력의 약 63%에 달한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와 함께 삼성전자 내 양대 노조로 꼽힌다.

새 지도부의 첫 과제는 DS와의 공동교섭이다. 동행노조는 임단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DS와 함께 협상하는 공동교섭 구조를 요구하고 DX 측 요구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방침이다. 부문별로 나뉜 현 교섭 구조로는 DS와 DX 간 보상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실제 두 부문의 성과급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임금협약을 통해 DS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했다. 재원은 부문 40%, 사업부 60%로 나누며 지급률 상한도 두지 않았다.

기존 성과급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은 DS 메모리사업부가 기본급의 100%를 받은 반면 DX의 MX·네트워크·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50%, 생활가전(DA)사업부는 25%에 그쳤다.

보상 격차는 엇갈린 실적에서 비롯됐다. AI 투자 확대로 메모리 업황이 살아난 반면 스마트폰·TV·가전 등 완제품 사업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DX 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48조원, 영업손실 8000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MX·네트워크 부문도 갤럭시S26 시리즈 판매 확대에도 부품 가격 상승 여파로 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동행노조는 사업별 경기 사이클에 따라 부문 간 보상 격차가 커지는 현 구조를 문제 삼고 있다. 반도체와 완제품 사업의 실적 변동을 상호 보완할 수 있도록 전사 공통의 성과급 재원을 마련하자는 게 노조 측 요구다. 회사는 DS와 DX의 사업 성과를 각각 반영해 성과급 재원을 산정하는 기존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임단협에서는 임금 인상률뿐 아니라 성과급 배분 방식과 교섭 구조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DS와의 공동교섭을 요구하는 동행노조와 사업부문별 성과에 따른 보상 체계를 유지하려는 회사 간 입장 차가 뚜렷해서다.

동행노조는 장외에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며 임금·성과급 문제를 놓고 이 회장과 직접 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추석인 지난 25일에도 자택 인근에 차례상을 차리고 사측에 대화를 촉구했다.

회사도 소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노태문 대표가 주재하는 DX 부문 타운홀 미팅을 추진하고 있다. 노 대표와 주요 경영진이 임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실적 개선과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일부 보직장과 팀장을 대상으로 비공개 경영현황설명회를 열어 이 같은 계획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 별도의 보상 대책 발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타운홀에서는 성과급을 비롯해 비상경영과 인공지능 전환(AX), 완제품 사업의 수익성 회복 등이 주요 의제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업무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AX를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대표이사 직속 RX사업추진실을 신설해 AI·로봇 사업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삼성전자 노조 지형도 DS와 DX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최근 조합원 가입 대상을 DS 부문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규약 개정을 추진했다. DX 인력의 60% 이상이 동행노조에 가입한 상황에서 초기업노조까지 DS 중심으로 재편되면 양대 노조의 기반도 사업부문별로 뚜렷하게 갈리게 된다.

동행노조는 DS와의 공동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가 이미 DS와 DX 중심으로 나뉜 만큼 각 부문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별도교섭 요구가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노조 내부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동행노조 일부 운영위원과 대의원들은 이달 중순 위원장 권한대행의 규약 위반을 주장하며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에 시정명령을 요청했다. 지난 14일 대의원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과 선거관리 규정 제정 안건이 부결됐는데도 집행부가 차기 위원장 선거를 강행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초기업노조에서는 이른바 '노조 블랙리스트' 사건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최승호 위원장 등 관계자들은 삼성전자 임직원 10만여명의 이름과 사번, 노조 가입 여부 등이 담긴 자료를 만들고 공유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동행노조는 이와 관련해 엄벌탄원서 약 1만5000건과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하고 회사에도 개인정보 보호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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